TV 속 문화 읽기

의외로 괜찮았던 코멘터리 '아직 못 다한 따뜻한 말 한마디'

Shain 2014. 2. 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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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DVD나 블루레이를 구매하면 출연배우, 제작자의 해설이나 비하인드 에피소드, NG 장면이 한 코너로 첨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코멘터리'라고 부르는 이런 보너스 파일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를 다 보고도 따로 DVD를 구매하는 분들이 많지요.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작 과정의 비밀이 드러나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스타들의 생각이나 캐릭터 해석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같은 작품을 한번 보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작품을 꼼꼼히 분석하고 리뷰하는 것도 문화이기 때문에 코멘터리도 팬들에겐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생각 보다 괜찮았던 드라마 코멘터리 '아직 못 다한 따뜻한 말한마디'. 코멘터리 프로그램의 가능성은?

 

'따뜻한 말 한마디'는 전체 20회 방송분량이지만 동계올림픽 때문에 방송 때문에 중간에 결방을 하게 되었고 어제 방송된 21회는 원래 예정에 없던 스페셜 방송입니다. 한국 드라마는 명절이나 공휴일 또는 이렇게 방송 횟수가 맞지 않을 때 방송 줄거리 또는 배우 인터뷰 등을 섞은, 쇼형식의 이벤트성 스페셜 방송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 드라마나 영화는 이런 '코멘터리'류 프로그램이 상설화된 경우도 있습니다. 즉작품을 한번 보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방송의 뒷이야기까지 하나의 컨텐츠로 만들어내는 셈이죠.

BBC 방송의 유명 코멘터리 프로그램인 '닥터후 컨피덴셜(Doctor Who Confidential)'같은 경우 'Doctor who(2005)'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닥터후'만큼 관심을 받는 짧은 프로그램입니다. 일종의 보너스 에피소드로 SF 드라마인 만큼 몬스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 궁금했던 CG 속 비밀이나 그 장면에 대한 제작진의 의견, 배우의 농담을 담습니다. 제작비 문제로 나중에는 제작을 못하게 됐지만 나중에는 웹사이트에서 비슷하게 편집 방송되기도 했지요. 마지막회를 촬영한 배우의 인터뷰는 특별히 찾아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어제 방송된 '아직 못 다한 따뜻한 말 한마디'는 속어로 '땜빵' 방송이습니다. NG 장면을 용케 저장해놨다 싶을 만큼 급하게 만들어낸 티도 역력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땜빵' 용으로 방송되는 줄거리 요약 스페셜 방송 보다는 확실히 많은 부분에서 칭찬할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불륜'이라는 주제는 받아들이는 남녀에 따라 나이에 따라 시청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는 주제다 보니 배우들의 생각이 특별히 더 의미있었던 것같습니다. 울고 불고 몸부림치는 역할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한번 더 알 수 있었구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는 드라마를 작품이라기 보단 소모적인 컨텐츠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에 다운로드 서비스로 재구매되는 작품도 적은 편이라 알고 있습니다. 재구매율이 적은데는 불법 다운로드도 한몫하고 있지만 그만큼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가 적다는 뜻도 됩니다. '국민드라마'로 불렸던 일부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다운로드 순위가 굉장히 낮더군요. 통계를 정확히 본 적은 없지만 몇년이 지난 후에도 다운로드되는 드라마는 생각 보다 비중이 낮지 않을까 생각 됩니다.

'상어가 가재한테 물렸네'가 저절로 떠오르던 이상우 인터뷰. NG를 그렇게 내시는군요.

 

다른 나라에서는 '코멘터리'가 컨텐츠를 재판매하는 좋은 수단으로 자리잡은데 비해 우리 나라에서는 '땜빵'으로 인식되는 이유 중 하나에는 그만큼 우리 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이 생방송 수준이라 '코멘터리' 제작이 오히려 부담될 수 있다 는 것도 한몫할 것입니다. 시간에 쫓겨 진지하게 감정잡고 촬영하기도 바쁜데 언제 인터뷰하고 따로 편집할 수 있을까 그런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오겠죠. 거기다 SF도 아닌 통속극에서 '코멘터리'를 제작한다는 건 따로 주제잡기가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촬영환경을 보면 '땜빵'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셈이죠.

거기다 '코멘터리'가 보너스 컨텐츠의 일부로 여겨지게 되면 그 역시 '아이템 우려먹기' 혹은 조작논란이 있는 리얼리티쇼처럼 부정적인 결과가 생기지 말란 법도 없다 보니 여러 모로 우리 나라 드라마 환경에선 무리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어제 방송된 '아직도 못 다한 따뜻한 말한마디'를 보면서  '닥터후 컨피덴셜(Doctor Who Confidential)'이 BBC 메인 채널이 아닌 옆채널에서 고정 시청자를 가진 틀별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우리 나라 역시 드라마 코멘터리 프로그램이 서브 컨텐츠로 기획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네요. 드라마 본 방송 만큼 흥미로웠던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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