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세월호 침몰, 문재인 의원의 진도 방문과 고발뉴스의 이종인 대표 인터뷰

Shain 2014. 5. 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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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19일째. 문재인 의원이 진도 팽목항 현장을 방문하고 빠른 유속  때문에 실종자 수색이 난감하다는 기사가 올라온 가운데 오늘도 충격적인 기사가 한건 공개되는군요. 해경이 세월호 침몰 이후 구조를 위한 수난구호명령을 단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는 내용의 이 기사(노컷뉴스, 해경, '인명 구조' 명령권 한번도 발동 안해)는 해경이 처음부터 구조가 아닌 인양 목적이었다는 많은 사람들의 추측을 뒷받침하는 내용입니다. 해경은 법적으로 바다에서 조난된 사람, 선박 등의 수색, 구조,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민간에 긴급하게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인양을 위한 구난 명령은 3차례 내렸지만 구조를 위한 명령은 없었다는게 사실이었습니다.

진도 팽목항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의원이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의원의 팽목항 방문은 의외로 우호적인 분위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사과와 연출된 위로 사진이 엄청난 비난을 받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조용히 위로에 집중한 문재인 의원의 현장 방문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생방송으로 지켜본 대로라면 실종자 가족들은 여야를 불문한 정치인과 고위관료, 공중파 언론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매우 강하지만 구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언론과 민간잠수부, 정치인은 환영합니다. 굳이 진중권씨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평가 때문이 아니라도 뭔가 다르긴 달랐단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수난구호명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해경이 사고가 발생하자 마자 구조 보다 인양에 더 신경쓰고 청해진해운을 시켜 언딘을 끌고온 모습을 보면 박근혜가 아닌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이었다고 해도 현행법으로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참사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같은 사고가 일어나서 똑같이 생존자가 없을 때 의전이나 인터뷰 보다 실종자 가족의 분노를 그대로 받아주고 위로하는데 집중하고 초기에 잘못된 정책을 파악하고 즉시 바꾸라 지시했다면 당연히 결과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 가능성을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환영한 것이겠죠.

지금의 해경과 법이라면 문재인 의원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차이는 있었다.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 우리 나라는 그동안 보려고 하지 않았던 대한 민국의 이면을 보았습니다. 승객의 안전 보다는 돈 때문에 안전검사 결과를 조작하고 선박 결박도 제대로 하지 않은 기업을 보았습니다. 생명 보다는 돈 구조 보다는 인양에 초점을 맞춘 듯한 해경을 보았습니다. 암묵적으로 생중계된 내용까지 조작, 왜곡해서 기사화시키는 언론을 보았습니다. '현장과 언론 보도가 다르다'며 울부짖는 실종자 가족의 분노까지 외면했습니다. 알고 보면 수많은 내부고발자들이 바꾸려 노력했고 누군가는 바른 일을 해보려 했지만 못본체하고 살아온 결과입니다.

문재인 의원의 현장 방문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반가운 동시에 아쉬워하는 것은 문재인 의원 역시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던 가능성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영웅도 아니고 세상 누구라해도 80년대부터 세력을 키워온 유병언 회장의 정치, 경제적 배후세력과 세월호 선장, 일등항해사같은 이기주의, 무능한 해경과 언딘의 독점계약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겠지만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의 질문에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대답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다르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이 아쉬움의 근거입니다.









고발뉴스 전화인터뷰 - 이종인 대표는 왜 철수를 결심했나

알파잠수공사의 이종인 대표 역시 영웅이 아닙니다. 다이빙벨이 뭔지 아는 사람들은 다이빙벨을 만능처럼 조롱하는 여론 분위기를 처음부터 경계했습니다. 초반 사람들이 다이빙벨의 투입을 원했던 것은 혹시라도 살아있을지 모를 생존자 구조 때문이지 구조 상황과 시신수습을 획기적으로 바꿀 도구라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실종자 가족들은 이제는 질타받고 있는 해경과 언딘이 시신 수습이라도 무사히 해줬으면 하는 심정에 말을 조심하는 듯합니다. 언딘이든 누구든 일단 꺼내와야 잘못을 따질 수 있죠.

지금 MBC와 KBS를 비롯한 공중파, YTN이나 조선일보같은 메이저 언론들은 마치 이종인 대표가 자발적으로 와서 수색 현황을 방해하고 허풍을 떨었다는 식의 과장된 기사를 날조하기 바쁜데 '다이빙벨'이 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나 팩트TV, 고발뉴스 생중계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종인 대표가 실종자 가족의 요청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의 전화를 직접 받고 되돌아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장투입부터 바지선 설치, 다이빙벨 투하 과정이 동영상으로 기록되어 증거가 있습니다. 그 모든 비용을 자비를 들여 감당한 자원봉사자에게 책임, 고소 운운하는 건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기자들이 촬영하고 있음에도 고속으로 접근한 해군경비정. 법 위반과 동시에 심각한 위협이다.


다이빙벨을 이용해 잠수했던 민간잠수부가 감압을 거치며 올라오는 도중 해경경비정이 고속으로 다이빙벨을 향해 달려왔고 급히 방향을 꺾어 바지선과 충돌합니다. 국민TV의 '뉴스K'가 카메라에 촬영한 내용을 보면 다이빙벨에 들어간 민간잠수부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이종인 대표 역시 이 행동은 몹시 위험하며 명백한 소송 대상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실질적인 해경의 협박이자 이대로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잠수중임을 표시하는 알파기를 게양한 배에 고속으로 접근하는 행위는 세계적 웃음거리라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해서 정부를 욕을 먹이지?'라는 이종인 대표의 한마디는 이대로는 잠수부와 본인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위기감과 동시에 어쨌든 실종자 가족의 시신수습을 해야하는 주체가 해경인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다이빙벨 투하 과정은 최소 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지켜보았습니다. 생중계 내용을 기록한 파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이종인 대표는 '기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했다는 건 엄청난 것'이라며 생각 보다 현장상황이 심각했음을 암시합니다. 더 이상의 갈등은 피해자 가족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도 이해가 갑니다.

관계자의 대답이 이렇다면 구조 현장의 해경은 당연히 알고 있는 룰이라는 말이 된다.





어떤 기자는 이종인 대표의 바지선을 따라가지도 않고 녹화된 상황을 보지도 않은채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렇게 질문합니다 '못구한게 아니죠 안구한거죠!'라고 말입니다. YTN을 비롯한 많은 방송들은 '사업적인 목적' 운운하며 이종인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편집, 왜곡합니다. 전체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면 언론에서 보여준 것과 내용이 반대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12년 그날, 국정원의 횡포를 이기고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도 언론이 이 모양으로 '생방송'을 부인하며 자기 입맛에 맞는 기사만 써내려가면 세월호 현장에서 문재인 의원도 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자비를 들여 생명구조하러 온 자원봉사자가 이런 대접을 받는 나라에서 능력자가 무슨 소용?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투입과 자진철수 과정은 정치, 실무자, 언론 이 세가지중 하나라도 서로에 대한 감시 역할을 똑바로 하지 않으면 그 어떤 참사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한번 더 증명합니다. 인재나 자연재해를 백프로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닥쳤을 때 상황을 바꿀 능력을 가진 사람을 제자리에 놓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가만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교훈. 수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또다시 위험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달라져야 합니다.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팽목항 현장의 실종자 가족들이 무사히 구조를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대안 언론' 리스트, 이미지 출처

팩트TV  http://news.facttv.kr/n_news/main/
뉴스타파 http://newstapa.tistory.com/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
국민TV http://kukmin.tv/
JTBC 온에어 http://jtbc.joins.com/onair/onair.aspx?cloc=jtbc|navi|jtbcnow
딴지일보 http://www.ddanzi.com/
슬로우뉴스 http://slow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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