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영화 이야기

안토니오, 계속 노래를 불러줘요

Shain 2010. 11. 17. 17:14
728x90
반응형
안토니오 반데라스란 이름을 떠올리면 대부분 한물 간 액션스타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60년생의 배우로 올해 51세인 이 사람은 남성적인 역할을 자주 맡아 느끼하면서도 마초스런 느낌을 풍깁니다 'Shrek 2'에서 장화신은 고양이 역으로 출연할 때는 귀엽다는 느낌도 줬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고양이 얼굴이었죠.

이런 외모의 배우를 분명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인상이 남은 건 무슨 까닭일까요. 최근 이웃 블로거이신 '타라'님의 블로그에서 간만에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사라 브라이트만의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보았던 탓인지 반데라스라는 배우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Jose Antonio Dominguez Banderas)라는 배우를 처음 본 건 분명 '필라델피아(Philadelphia, 1993)'라는 영화이지만, 그를 멋진 배우라고 생각하고 이름까지 떠오르도록 알아보게 만든 영화는 역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 The Vampire Chronicles, 1994)'입니다. 그 이후 '데스페라도(Desperado, 1995)'에 등장해 확실히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죠




뱀파이어 '아만드(Armand)'의 박력은 주인공 톰 크루즈의 악역을 바보처럼 보이게 만들 만큼 인상적이었고 첫등장에 관객들을 휘어잡았습니다. 등장하자 마자 과격하게 여성의 피를 빨아먹는 고령의 뱀파이어에게 홀딱 반했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1982년 데뷰한 이래 뚜렷한 세계 히트작이 없던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세계적인 스타가 될 기회를 잡습니다.

자 이쯤되면 안토니오의 '남성적인 모습에 반했구나' 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습니다. 데스페라도에서 총잡이 역할을 할 때 셀마 하이엑이 참 예쁜 배우라는 생각은 했어도 스티브 부세미가 맡은 부세미 역이 특이하단 생각은 했어도 그의 총잡이 역할은 솔직히 그저 그랬습니다. 정말 반한 건 '기타치며 노래하는 목소리' 였지요.

그 파워넘치는 외모로 기타를 들고 악당을 물리치며 정열적으로 노래 부르는 모습은 솔직히 조금 낯간지럽긴 합니다. 전 그런 연출된 장면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Shrek2'의 장화신은 고양이가 의외의 남성적인 목소리를 낼 때 '오~"하는 감탄사가 나왔던 것처럼 조금쯤 '촌티나는' 공연장면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 데스페라도, 반데라스가 직접 부른 Cancion Del Mariachi(마리아치의 노래)


1996년엔 아예 뮤지컬 영화의 주연으로 가수 마돈나와 에비타(Evita, 1996)'라는 영화를 찍습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이자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인 이 영화의 '체 게바라' 역을 맡은 거죠. 몇해전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축하 공연 때 보여준 몇개의 라이브 공연은 그의 매력을 한껏 발산시키고 있습니다. 가수로서의 재능이 배우로서의 재능을 앞선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사실 초반기의 이 두어편 외에는 몇몇 출연작들이 있지만 거의 기억나지 않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와 출연했던 영화도 있었고(이 영화가 아마도 2001년에 나온 오리지널 신), 마스크 오브 조로 시리즈도 있는데 이상하게 다른 영화들은 재미가 없더라구요. 취향 탓이기도 할테지만 '목소리'가 부각되지 않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14살에 발을 다쳐 축구를 그만두고 1992년 헐리우드에 데뷰한 반데라스는 영어를 하지 못했다는 안토니오 반데라스. 1993년에 발표된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AIDS를 앓는 톰 행크스의 연인으로 등장했던 반데라스는 차별과 싸우는 톰 행크스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상당히 남성적인 얼굴로 자신의 역을 잘 소화했던 기억이 나는데 에비타를 촬영할 당시에도 아내가 있었지만(멜라니 그리피스) 그의 외모에 반한 마돈나가 상당히 유혹하려 애썼다는 헐리우드 기사가 자주 부각되곤 했었습니다. 기억에 마돈나는 바람둥이 몹쓸 여자 취급을 받았지만 반데라스는 지조있는 남자로 평가받았단 인상을 받았습니다.



Andrew Lloyd Webber - The Birthday Celebration에서 공연중인 안토니오 반데라스



Sarah Brightman과 함께 부른 The Phantom Of The Opera


'절대 귀여운 척을 멈추지 않는' 슈렉의 고양이, 진지하고 정열적인 체 게바라, 정의롭고 자유로운 거리의 악사 엘 마리아치. 최근엔 '살바도르 달리' 역을 맡아 알 파치노, 로버트 패틴슨과 촬영 중이라는데(2010년 개봉 예정인 'Dali'입니다) 그의 박력과 남성적인 모습은 예술가들과 상당히 궁합이 잘 맞는 모양입니다. 이번에도 기대할 만한 영화가 나올 거 같네요.

어떤 역할을 하든 다 좋지만 거리의 악사처럼 때로는 타고난 춤꾼처럼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만 있다면 팬으로선 언제나 환영입니다. 어떤 배우는 연기를 한다는 느낌을 주지만 어떤 배우는 무대 위에서 마음껏 뛰노는 느낌을 주는데 이 분은 후자의 느낌이로군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슈렉 이외에 작품에서도 노래를 좀 더 자주 불렀으면 좋겠어요. 설레게 하던 그 목소리가 듣고 싶거든요.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