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내 마음이 들리니

내마들, 태현숙과 마루는 무슨 약속을 했을까

Shain 2011. 4. 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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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의 배신과 죽음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이 이제 15년이 지나 성인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최진철(송승환)이 외할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장면을 목격하고 사고를 당한 동주(강찬희, 김재원)는 힘든 재활 과정을 거쳐 이제 귀가 들리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걸 숨겨야 하기에 건방지고 냉정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깔끔한 외모의 동주는 속을 알 수 없는 아이처럼 어머니 태현숙(이혜영)에게 반발하기도 합니다.

봉우리라는 이름을 얻고 봉영규(정우석)과 부녀 간으로 지내는 '작은 미숙씨(김새론, 황정음)'은 엄마 미숙(김여진)의 유언대로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기력이 예전같지 않은 할머니(윤여정) 술 마시다 넘어져 팔을 다치기도 하고 미숙이 죽었다는 걸 잊어버리고 영규를 재촉하기도 합니다. 승철(이규한)과 우리는 10년 이상 함께 자라온 친구들답게 티격태격하며 함께 살고 있습니다. 닭장사 승철엄마(황영희)와 승철아빠(이성민)가 집까지 잃은 우리네 가족에게 인심을 쓴 것 같습니다.


봉마루(서영주, 남궁민)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들, 봉영규, 황순금, 김신애(강문영), 최진철 등은 마루가 태현숙 옆에서 동주를 돕고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학금 받으러온 마루에게 '달라붙는 놈' 취급을 했던 진철이나 자신과 모르는 사이라 외면했던 김신애가 감히 마루를 찾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진철에게 신애는 그닥 사랑스러운 연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들의 연결고리인 마루를 찾는다면 둘의 관계가 지금과는 더욱 달라질 수 있겠죠.

늘 아이같은 영규는 어머니 몰래 밖으로 나가 미숙의 사진을 보며 눈물짓습니다. 할머니가 아픈 지금은 아버지가 우리를 돌보는게 아니라 봉우리가 아버지의 철딱서니 없는 행동들을 뒷수습하고 다녀야 합니다. 미숙의 도시락에 희미하게 미소짓던 봉마루는 정말 그런 아버지, 자신의 고통을 반도 이해하지 못하는 영규가 지긋지긋하게 싫었을까요. 태현숙과 갑자기 떠나버린 마루의 마음, 현숙을 어머니라 부르며 고향에서의 일을 잊어버린 듯한 마루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마루를  자식으로 키운 태현숙의 마음은 복수심

확실히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진철의 태현숙에 대한 마음은 반쯤은 진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철은 부부 사이에 자식까지 낳지 말라 했던 장인의 음모에는 대항하고 싶었지만 아내 현숙과 동주를 사랑했다는 것은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었을 거란 짐작이 들게 행동합니다. 태현숙은 김신애와 진철의 사이를 보고 속았다는 걸 알면서도 단한번도 그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동주를 위해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일단 아들 동주를 무사히 키워 진철과 대항하게 하고 싶은게 태현숙의 본심인 것 같습니다.

덧붙여 동주의 마음에 크나큰 배신감을 심어준 최진철의 아이, 봉마루에게 동주의 그림자처럼 살게하고 자신의 아들처럼 친절히 대해주는 이유는 일단 또래의 친구가 있어야 귀가 들리지 않는 동주의 학교 생활이 편하기 때문인 탓도 있지만 부모처럼 자식처럼 정붙이고 살던 아이, 동주가 느꼈던 배신감을 마루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믿었던 아버지가 원하던 건 그룹의 재산 뿐이라니 아이가 받았을 엄청난 그 충격, 엄마로서 가슴이 찢어졌겠지요.


'장준하'란 이름으로 개명까지 시켜 정체를 탄로나지 않게 해버린 태현숙은 진철과 신애가 아이를 찾을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상황을 조성했고 이후에 진철과 신애 앞에 성장한 마루를 보여줌으로써 또다른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다부지게 행동하고 남편의 숨겨둔 아이까지 이용하는 모진 마음을 먹는 것, 오히려 사장으로 나선 진철 보다 대담한 구석이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중요한 건 태현숙에게 동조한 마루의 마음입니다. 죽어버린 새엄마 미숙이 화재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쓸 위기에 처하자 아빠를 구해달라 태현숙을 따라갔던 마루. 냉정하게 자신을 응시하는 태현숙과 마루는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것일까요. 단순히 동주를 도와주면 아버지의 일을 무마하게 해주겠다고 했던게 전부인 걸까요. 그토록 지긋지긋해하던 아버지와 할머니의 그늘을 벗어난 마루는 혹시 자신의 가족들과 신분을 모두 모르는 척하고  잊겠다는 약속을 한 건 아닐까요.


마루는 자신의 친 어머니가 '김신애'라는 걸 들었습니다. 자신을 애지중지 젖동냥하며 키워준 봉영규가 입양된 삼촌일 뿐이란 사실도 이미 알았을 지 모르겠습니다. 신애와 진철의 수상한 관계를 눈치챈다면 자신이 적대시하던 회장이 친아버지란 걸 눈치챌 지도 모릅니다. 내심 모든 걸 가진 동주의 처지가 부러웠던 마루, 진철의 자식으로 인정받는다면 자신 역시 같은 것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자전거타는 동주와 소꿉친구 승철

배우 김재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유난히 하얗고 뽀얀 얼굴과 다정하게 미소짓는 얼굴입니다. 군대에 가기전 보단 약간 이미지가 변한듯한 김재원에게 이번 드라마는 제대 후 첫 복귀작이고 남궁민에게도 제대 후 두번째 작품입니다. 우연히 봉우리와 마주친 차동주를 보며 봉우리는 '개미똥'이란 말을 자주했던 오빠를 떠올렸고 어린 시절 두 사람이 그랬듯 다시 서로에게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차동주는 어린 시절의 다정함을 모두 잊어버린 것처럼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성격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동주가 사람들의 입술로 어떤 말을 하는지 짐작하는 독순술을 배우고 귀가 잘 들리는 것처럼 행동하려면 죽을 만큼 고생했을 것입니다. 그의 얼어붙은 마음이 봉우리를 만나면서 서서히 녹아들어갈 것 같은데 봉우리의 옆에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 승철이가 있습니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할머니 황순금, 아빠 봉영규, 딸 봉우리 가족의 옆에 살며 모든 사정을 다 아는 승철은 어제 방송분에서 우리의 첫키스 상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들 세 사람의 코믹한 삼각관계가 기대되는 가운데 15년 세월 동안 기다린 가족, 극중 봉마루의 나이가 이제 30살이라니 진철은 무려 30년 동안 자신의 자식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것입니다. 독한 진철과 달리 여리디 여린 영규는 마루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보고 싶어 마루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납니다. 밤마다 엄마가 잠들면 수화로 미숙씨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전하는 가여운 영규, 그의 소중한 이야기가 봄날처럼 따뜻안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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