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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드라마를 만드는 존재감 배우 김규철

Shain 2011. 10. 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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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도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방법으로 끝부분에 충격적인 장면을 넣곤 합니다만 중간 광고가 들어간 미국 드라마 역시 그런식으로 드라마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미드 경우엔 더우기 프로그램 시청률이 후속편 제작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드라마 완결을 할 수 있건 없건 무조건 '미끼'가 될만한 장면을 넣어 버리기도 합니다. 의외의 장면을 연출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거나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않고서는 못 배길 만한 인상적인 역할을 출연시킵니다. 덕분에 궁금증말 유발하고 끝나는 미드도 제법 많습니다.

미드에서 그 상황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배우가 바로 마크 셰퍼드(Mark Sheppard)입니다. 때로는 주인공이 절대 감당하기 힘든 악당으로 때로는 드라마를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놀라운 능력의 초인으로 등장하는 그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들어다 놓았다 하는 '명품 조연' 중 한명입니다. 최근엔 메인 캐스팅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많지만 몇년전까지만 해도 워낙 '존재감'이 큰 배우라 때로는 주연의 역량을 눌러버리는 조연으로 대활약을 했습니다.

배틀스타 갈락티카의 '마크 셰퍼드' 광개토태왕의 '김규철'


대표적인 영국 출신 연기파 배우 마크 쉐퍼드의 대표작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배틀스타 갈락티카(Battlestar Galactica, 2004)'의 Romo Lampkin 변호사역, '미디엄(Ghost and Crime, 2005)'의 살인마 찰스 워커 등이 유명하고 최근에는 '수퍼내추럴(Supernatural, 2005)'에서 악마 크로울리 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또 영드 '닥터후(Doctor who, 2005)'에서도 활약 중입니다. 대부분의 역할이 주인공들을 방해하는 반동인물이거나 드라마 흐름에 영향을 주는 입체적 성격의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악역을 이만큼 잘해 내는 배우도 드물거라는 평을 하곤 하지요.

한국 드라마에도 이런 역할을 멋지게 해내는 배우들이 참 많은데 제가 마크 셰퍼드를 보고 제일 먼저 떠올린 배우가 김규철입니다. 현재 KBS에서 방영중인 '광개토대왕'의 말갈족 족장 설도안 역을 맡고 있지요. 주인공 담덕(이태곤)을 향한 끝없는 증오, 말갈을 위해서 언젠가는 담덕을 제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집요하게 담덕을 곤경에 빠트리는 인물입니다. 차분한 듯 열정적인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완벽한 캐릭터 재현을 위한 삭발한 머리와 얼굴의 흉터가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김규철의 데뷰작 '서편제(1993, 임권택)'


두 사람의 경력도 얼핏 유사한 면이 있고 얼굴만 봐서는 마크 셰퍼드가 어쩐지 배우 김규철 보다 연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1964년생인 마크 셰퍼드에 비해 김규철이 4살 위더군요. 데뷰시기도 각각 1992년, 1993년으로 비슷합니다. 배우 김규철은 오랫동안 연극무대에 서다가 1993년 영화 '서편제(임권택 감독)'로 데뷰했습니다. 영화 '서편제'는 당시 1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는 전설의 영화로 주인공 오정해와 김명곤 그리고 김규철이 맡은 동호가 함께 소리하던 장면과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울컥하게 했던 마지막 장면이 유명합니다.

그 뒤로 꾸준히 TV 드라마에 출연해 1995년에는 KBS 드라마 '서궁'의 광해군 역, 2003년에는 '무인시대'의 고려왕 의종 역, 2006년에는 '대조영'의 신홍 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규철이란 배우를 기억에 남게 만든 역은 2001년 '동양극장'에서 맡았던 양천명 역입니다. 실존인물 양백명(배우이자 극작가, 월북 배우 문정복의 남편, 배우 양택조의 부친이다. 문정복은 문정숙의 언니이기도 하다)을 모델로 한 '양천명' 역은 연기에 미친듯 사랑에 미친듯 드라마의 분위기를 휘어잡기도 했습니다.


악역을 단순한 악역으로 만들지 않는 개성있는 배우


최근 출연작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역은 '구미호:여우누이뎐'의 오서방인데 아들을 위해 주인을 위해 못할 것이 없는 그의 역할이 만신 역의 천호진과 더불어 눈길을 끌더군요. 또 2010년 방영된 '프레지던트'의 책사 백찬기 역도 주목할만한 역할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악역이라고 하기 힘든 국회의원 백찬기의 캐릭터는 정치는 얼마간의 권모술수와 부정함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는 대통령 후보 김경모와 날선 의견대립을 하는 모습이 드라마를 잘 살려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대극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많고 때로는 코믹한 역, 때로는 개성있는 악역을 맡곤 합니다만 무엇 보다 사극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 '광개토대왕'에서 꾸준히 태자 담덕에게 맞서는 인물로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설지(김정화)의 도움으로 담덕을 추종하는 말갈 대족장이 될 것 같습니다. 후연과 말갈이 대표적인 고구려의 적이었는데 후연은 혼사로 우호 관계가 되었고 말갈 역시 설지와 담덕의 혼사가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어떤 드라마를 찍던 김규철의 존재감은 주연을 능가하는 명품 조연 연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앞으로도 드라마에 꼭 필요한 역할로 자주 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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