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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영화 이야기 16

크리스마스에 기억나는 그 영화 '가위손'

예전이나 지금이나 난 크리스마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종교가 없는 까닭도 있겠지만 안 그래도 바쁘고 시끄러운 연말을 요란하게 보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놀이 문화라는 것이 술 아니면 노래방이 전부다 보니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이들면서 점점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단어의 낭만 보다는 눈 때문에 미끄러지고 빙판과 흙탕물로 범벅이 된 길이 불편하단 생각이 더 강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뭔가 설레이고 뭔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떤 가족들은 선물을 주고 받고 어떤 연인들은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그러는 모습 만큼은 싫지 않았다. 나같으면 모이더라도 좀 더 한가한 곳에서 보다 조용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말이다(..

영원한 추억 속의 소공녀 셜리 템플

저는 어릴 때부터 고전영화를 좋아했습니다. 어른들의 영화는 가끔은 이야기를 쫓아가기 너무 힘들었던 반면 주로 흑백으로 만들어진 고전영화는 천천히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가 참 느낌이 좋았습니다. 때로는 KBS에서 보여주는 고전영화 시리즈를 봤던거 같고 한때는 EBS에서 보았던 것같은데 한국 고전 영화든 외국 고전 영화든 지나치게 시각적으로 변해버린 요즘 영화와는 색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어제 85세로 사망한 셜리 템플(Shirley Temple)은 고전 영화 속에서 언제나 귀엽게 웃는 영원한 공주님 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사람들은 나이든 셜리 템플의 모습을 인정하기 싫어했다고 했으니까요. 셜리 템플은 아역배우의 대명사였습니다. 아카데미상 최연소 수상자이기도 한 그녀는 어린 나이에 탁월한 연기로 ..

피터 오툴 타계,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영원히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전체적인 줄거리 보다는 한 장면에 집중하는 편이고 장면 보다는 출연 배우의 이미지에 파고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영화나 드라마라도 그 배우가 어떤 얼굴로 출연했는지 기억해내면 서서히 그 드라마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떠오르곤 하더군요. 어제 타계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피터 오툴(Peter O'Toole)은 제가 푸른 눈의 로렌스로 기억하는 배우입니다. '피터 오툴'하면 사막의 파란 하늘 처럼 푸르던 눈동자가 생각이 났고 그와 함께 사막을 허우적허우적 걷던 188센티의 큰 키가 떠오르곤 했죠. 어떻게 보면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 1962)'는 피터 오툴의 연기 인생에서 매우 짧았던, 초반기의 출연작품이니 그 배우에 대한 인상을 그 한..

대결(Duel, 1971), 트럭이 아닌 한마리 짐승과의 싸움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 생활 패턴은 아무래도 영화 보다는 드라마에 알맞습니다. 지역적으로 개봉하는 영화를 때맞춰 관람하기도 힘들 뿐더러 DVD나 블루레이를 보다는 TV를 켜고 작업하는게 여러 모로 편리합니다. 때로는 다운로드받은 파일을 아이팟같은 것을 이용해 시청하다 보니 멋진 화면으로 만들어진 영화 보다는 이야기 위주의 드라마가 훨씬 효율적이기도 하죠. 오늘 포스팅하려는 영화 TV 무비 '대결(Duel)'도 어떻게 보면 영화가 아니라 영화 형식의 TV 드라마라 어떻게 분류해야할지 모르겠군요. 'Duel'은 1971년 11월 13일 ABC 방송에서 처음 방송되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스피븐 스필버그의 데뷰작인 이 영화를 절대 놓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Richard M..

지금 보면 유치찬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요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대학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은 일부 특별한 학생들만 갈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이었습니다. 집 기둥뿌리 뽑아서 대학간다고 할 정도로 학비도 비싼데다 정원도 지금이랑 차이가 나 입학도 어려웠습니다. 대신 대학 졸업 후 사무직 취업을 보장받을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자 했고 80년대 후반에는 대학생들의 숫자가 많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87년은 6월민주항쟁이 일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넉넉해진 가정도 많았고 어지러운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젊은 혈기는 한편으로는 사회 비리를 참지 않는 의로운 ..

안토니오, 계속 노래를 불러줘요

안토니오 반데라스란 이름을 떠올리면 대부분 한물 간 액션스타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60년생의 배우로 올해 51세인 이 사람은 남성적인 역할을 자주 맡아 느끼하면서도 마초스런 느낌을 풍깁니다 'Shrek 2'에서 장화신은 고양이 역으로 출연할 때는 귀엽다는 느낌도 줬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고양이 얼굴이었죠. 이런 외모의 배우를 분명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인상이 남은 건 무슨 까닭일까요. 최근 이웃 블로거이신 '타라'님의 블로그에서 간만에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사라 브라이트만의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보았던 탓인지 반데라스라는 배우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Jose Antonio Dominguez Banderas)라는 배우를 처음 본 건 분명 '필라델..

'M.버터플라이'의 나비는 바로 이 사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M. Butterfly(1993)'의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으로 대변되는 서양인들의 환상을 꼬집어야할 지 그것도 아니면 영화를 찍을 당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던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의 아름다움을 말해야할 지. 어쨌든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개봉 당시 공개된 시놉시스를 두고 친구들이 떠들던 내용이 생각난다. 그들은 한눈에 봐도 남자임을 알아볼 수 있는 남자를 어떻게 여자로 착각할 수 있느냐 의심했고 동성애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던 시절이라 두 사람이 무슨 수로 연인 관계를 이어갔냐는 등 원색적인 잡담들도 주고 받았다. 영화의 내용은 글을 읽는 대부분의 분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칼라 퍼플, 보라색의 특별한 의미

헐리웃 기사를 이것저것 읽다 보니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한 한무리의 배우들이 보입니다. 오프라 윈프리의 거의 유일한 출연 영화이자 히트작인 'The Color Purple(1985)'가 개봉한지 25년이 지났다는군요. 오프라 윈프리는 그 영화 이후 쇼프로그램 진행자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됐고 이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1982년 발표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우피 골드버그(Whoopi Goldberg) 주연으로 단숨에 세계를 감동시켜 버립니다. 비록 시드니 폴락 감독의 'Out of Aprica(1985)' 때문에 여우주연상은 타지 못했습니다만 무명의 우피 골드버그를 세계 스타로 바꿔놓았죠. 우리 나라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진 않습니다만 20..

영화 '수(Soo)'가 미국 드라마 된다?

2007년 경에 얼핏 본 영화였는데 미국 FX 채널에서 이 영화를 TV 시리즈로 개작한다는 기사가 올라왔더라구요. 제 기억에 암살자, 청부살인업자가 주인공인 상당히 폭력적인 영화였는데 케이블 채널의 성인용 드라마인지라 좋은 시나리오가 될 거 같긴 하더군요. 영화 '수(Soo, 壽)'는 신영우 작가의 만화 '더블캐스팅'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영화는 느와르 영화로 경찰과 갱들의 다툼이 자주 등장하고 칼로 찌르는 장면이 많아 보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배우 지진희가 쌍둥이로 경찰 장태진, 암살자 장태수의 1인 2역을 담당했고 역시 경찰인 강성연이 그들의 연인 강미나 역할을 했죠. TV 물로 만들어질 거 같진 않다고 생각해왔는데 연쇄살인범 Dexter(Showtime, 2006)같은 드라마도 있는 걸 ..

66년 월드컵의 영웅 '천리마 축구단'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한국 국민들의 성원은 대단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월드컵에 대한 흥분도 국민들을 자극했지만 기세 등등하게 4강까지 오른 한국축구에 대한 열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응원에 동참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같은 응원 상대가 있다는 건 상당한 동질감을 불러일으킨다. 거리를 가득 매운 붉은 옷의 물결에 동참해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축구라는 스포츠는 많은 세계인을 열광시킨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 나아가서는 자신이 응원하는 국가의 한골 때문에 전세계의 사람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나라에선 국가 차원의 광란이 대세다. 북한같은 폐쇄된 국가가 아닌 이상 뜨거운 월드컵의 흥분을 구경해보지 못한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그렇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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