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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좋다 1827

백년의 유산, 긴장감없는 출생의 비밀 실감나는 연기 아니었으면

방송 첫회부터 묘하게 '출생의 비밀'이 있을 것같은 드라마들이 있습니다. 진부하다면 진부하고 클리셰라면 클리셰인데 소위 '막장'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누구나 쉽게 눈치챌 수 있는 트릭을 남발한다는데 있습니다. 이 뻔한 설정이 때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지하는가하면 때로는 너무 식상해서 아직도 비밀이 폭로되지 않았냐며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하지요. '백년의 유산'에서 설정된 '출생의 비밀'은 다른 드라마 보다는 헐거웠고 처음부터 눈치채기 쉬운 쪽에 속했습니다. 그나마 '백년의 유산'은 처음부터 세윤(이정진)과 양춘희(전인화)의 관계가 전체 이야기의 한 부분이었고 주인공 커플과 맞물려 개연성있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그럭저럭 봐줄만 했습니다. 이로서 민채원(유진)이 이겨내야할 ..

금나와라 뚝딱, 컵라면 먹는 아들 때문에 사돈을 쫓아낸 시어머니

주말 가족극은 기본적으로 '시집살이'가 빠질 수 없나 봅니다. '백년의 유산'이 민채원(유진) 시집살이로 재미를 톡톡히 보더니 '금나와라 뚝딱'에는 어딜 가나 시집살이가 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시댁 식구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죠. 특히 갓 시집간 정몽현(백진희)가 겪고 있는 시집살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닙니다. 어머니가 다른 아들 형제 셋은 각자의 이유로 아버지 박순상(한진희)과 대립하고 있고 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장덕희(이혜숙)는 불안한 위치 때문에 아들 며느리들을 괴롭힙니다. 정몽현은 사사건건 트집잡는 장덕희로 인해 속이 속이 아닙니다. 윤심덕(최명길)이 박순상 앞에서 놀고 먹는 사위 박현태(박서준)를 걱정하자 장덕희와 둘째 동서 성은(이수경)은 현태가 형제들..

혹시 밥그릇들고 식사 하시나요? 드라마 속 식사 문화의 변화

요즘도 어린 아기들에게 숟가락 쥐고 젓가락 사용하는 법을 가르칩니다만 예전같은 식사 예절을 가르치는지는 의문입니다. 허리펴고 밥먹기, 어른 보다 먼저 수저 들지 않기, 국과 찌개 건더기를 젓가락으로 먹지 않기, 수저를 함께 들고 밥먹지 않기, 입에 음식이 들어간채로 떠들지 않기, 음식흘리지 않기, 후루룩 소리나지 않게 음식 먹고 씹기, 식사 시간 지키기, 식사 중 먼저 일어나지 않기, 일어나서 먹지 않기, 식사 중에 다른 짓하지 않기 등 의외로 무의식중에 지켜온 식사예절이 참 많더군요. 특히 우리 나라는 손을 사용하지 않는 식사 문화라 아버지 세대는 빵, 피자, 햄버거 같은 음식을 상당히 껄끄러워하셨습니다. 수저가 아닌 손으로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영 불편해하셨고 패스트 푸드나 길거리 음식을 길에서 먹는..

천명, 역전의 키를 쥔 홍역귀와 다가오는 김치용의 최후

역사적으로 대개 후궁들과 중전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행여 후궁이 먼저 아들을 낳으면 중전 자리가 위태로웠고 중전이 후계를 튼튼히 하면 후궁이 쫓겨날 수 있습니다. 변심하기 쉬운 왕의 사랑에 모든 걸 내걸기엔 궁궐은 너무도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산다는 건 여염집 여성들에게나 가능한 이야기였죠. 인현왕후와 귀인 김씨, 숙빈 최씨처럼 같은 세력의 후궁들끼리는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연적이자 당파가 다른 장희빈과는 처음부터 친하게 지내기 힘들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정왕후가 중종의 후궁들을 친히 챙기고 단속한 건 대단한 배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이어린 계비로 들어와 쟁쟁한 후궁들을 평정한 것은 물론이고 중종 사망 후에도 궁궐에서 같이 살았다는 건 문정왕후가 평범한..

조합원 만명 '국민TV'의 문제점, 다시 '나꼼수'인가

이 블로그를 처음 만든 것이 2007년 경이니 벌써 6년전 일입니다. 그때는 별생각없이 이런 저런 글을 올렸지만 이제는 포스팅하는 원칙도 생기고 주제와 카테고리도 늘어나 블로그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한번은 갑자기 한가해진 시간을 버티기 힘들어 몰두하기도 했었고 한때는 마음이 심란해 포스팅을 멈췄습니다만 확실한 건 블로그는 '나'라는 한 개인의 중요한 언로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비록 솔직한 사생활을 드러내지는 못해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수단이 될 법하다는 거죠. 개인에게 블로그나 SNS가 이런 역할을 하듯 한 국가의 국민들에게는 '언론'이 이런 역할을 해야합니다. 왜곡되지 않은 사실 전달과 특정 집단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 바른 관점의 뉴스. 대한민국의 방송과 언론..

드라마를 보다 떠오른 노무현 대통령의 '호화요트'

계속 바빠서 잊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나서 보니 오늘이 벌써 4주기가 되는 날이더군요. 안 그래도 '조세피난처'라던가 '페이퍼 컴퍼니'같은 쟁쟁한 키워드가 넘쳐나는 요즘 이미 세상을 뜬 전직 대통령을 다시 떠올릴 국민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특히 국제적인 성추문으로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윤창중이나 성인용 동영상에 직접 출연한 김학의 전차관의 문제로 정치판을 외면한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는 이 시대에 말입니다. 4년전 그날도 날씨가 이상하게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 장례행렬이 지나가던 그날도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고 있었지요. 저는 요즘 '내 연애의 모든 것'이란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시청률 4.1퍼센트, 웬만한 히트작도 못되는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 눈길이 가는 것은 국회의원 김수영 ..

직장의 신, 미스김과 장규직의 비극을 낳은 비정규직 보호법

어제 종영된 '직장의 신'은 드라마의 재미와는 별개로 한국의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현실을 끄집어낸 드라마입니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성실히 일하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늘 불안한 고용 때문에 마음고생하는 비정규직들의 이야기죠. 극중에서 나레이션되는 대로 IMF 이후 한국의 비정규직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숫자는 800만을 육박합니다. 과거에는 고정도(김기천) 과장처럼 평생직장을 꿈꾸며 직장과 함께 인생을 설계했고 마무리했지만 현대인들은 누구나 언제든 짤릴지 모르는 직장생활을 감수하고 삽니다. 드라마 속 장규직(오지호)의 어머니 전미자(이덕희)는 10년 넘게 근무한 직장에서 왜 짤려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절규했고 남편(정원중)과 갈등했으나 끝끝내 화재사고로 죽음을 맞고 맙니다. 그녀의 ..

직장의신, 이런 리메이크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만

검은 색 바지정장에 망사머리핀으로 끌어 올린 머리, 윗사람이든 아랫 사람이든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상대하고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수백개의 자격증과 외국어 능력을 보유한 능력자, 그러나 알고 보면 해고당하기 싫어서 자격증을 땄고 밥정쌓기가 싫어서 혼자 밥을 먹고 비겁해지기 싫어서 계약연장은 절대로 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 미스김(김혜수). 비정규직의 아픔을 신랄하게 꼬집으면서도 사람은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모두 똑같다는 사실을 강조한 드라마 '직장의 신'. 많은 시청자들은 짧다면 짧은 분량인 16회의 에피소드가 방송되는 동안 '제 업무가 아닙니다'라는 미스김의 말투에 웃음지었고 개성있게 표현된 극중 등장인물에 '아 회사에 저런 사람 하나씩 꼭 있지'라며 공감했고 주인공 미스김을 사랑하는 두 남자, ..

직장의신, 열심히 일해도 쫓겨나는 정주리와 장규직

'직장의 신'의 장규직(오지호)은 누구 보다 안정된 정규직을 추구하던 사람입니다. '내일 보자'라는 말을 제일 좋아하고 무정한(이희준)이란 친구를 돌봐줄줄 아는 규직은 직장이야말로 나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필수조건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10년이 넘게 다니던 대한은행에서 해고된 엄마 전미자(이덕희)는 직장 복귀 때문에 아버지(정원중)과 싸웠고 갑작스런 화재사고로 세상을 떠납니다. 같은 시기에 아버지도 자살하고 말았죠. 그랬던 정규직이 절친한 친구 무정한의 좌천 위기를 두고보지 못하고 큰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황갑득(김응수)의 지시로 정주리(정유미)의 아이디어를 빼앗아 도시락 기획안을 발표하려던 정규직은 미스김(김혜수)의 한마디가 계속 떠올라 도저히 발표할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대신 기획안을..

춤추는 가얏고, 끝까지 존중받지 못한 예인의 삶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를 보다 보니 '예기(藝妓)'라는 단어가 등장하더군요. 춘화관의 천수련(정혜영)이 기생이 된 청조(이유비)에게 예기가 되라고 권유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예기는 흔히 알려져 있는 기생들과 달리 가무나 서화같은 재능을 파는 기생으로 몸을 팔던 '창기'와 구분을 한다고 했습니다. 천수련이 청조에게 자기 한몸 지킬 능력을 갖추란 뜻으로 자신의 특기인 오고무를 가르치려 하는 모양입니다. 풍류를 따지던 옛사람들은 예기의 재능을 높이사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곤 했다고 합니다. 제가 '예기'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본 것이 거의 20년전인 거 같습니다. 지금의 '구가의 서'와 같은 시간에 방영되던 '춤추는 가얏고(1990)'라는 드라마에서 '예기'라는 단어가 등장하더군요. 기생 이금화(고두심)는 일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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