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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

'내 친구 깨몽' 만화가, 이보배님 별세

지금은 만화책의 무게가 무서워 전혀 새로운 책을 사거나 잡지를 구해오지 않지만(한동안 책 특유의 종이 먼지와 함께 살 정도로 만화책이 많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만화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예전의 재미를 충족해보려 했었는데 '만화'가 주는 재미와 '애니'가 주는 재미는 많은 부분 다릅니다. 요즘은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만화책을 읽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었네요. 이런 저런 작업을 하다 보면 만화책 보다는 휴대용 기기에 TV 드라마나 동영상을 틀어놓는게 훨씬 편리하기도 하구요. 종종 이야기를 적는대로 저는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책과 각종 문화적인 오락거리를 자주 즐기고 싶었던 그런 10대 시절을, 원하는 책 한권 사려면 버스타고 1시간 정도 가야하는..

짝패, 천둥과 귀동이 짝패여야 하는 이유

남부러울 것 없는 양반집 자제로 태어난 귀동(이상윤), 손발가락 동상같은 건 예사로 걸리는 거지패에서 자라난 천둥(천정명). 현대인의 관점으로도 두 사람의 우정은 어찌 보면 별스러운 것이라 언제 깨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듯합니다. 과거 사람들 보다 더 배우고 많은 걸 경험했다는 현대인들도 별것 아닌 이유로 친구와 척을 지곤 하는데 두 사람은 자라면서 습득해온 생각과 철학이 너무나 다릅니다. 돈, 사랑, 가치관 등 때로는 세속적이고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로 평생의 지기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친구와 입장이 다르다고 해 쉽사리 상대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양반이면 양반인대로 귀동처럼 포도청의 물을 깨끗해야한다고 믿음을 가진 이유가 있고 천민이면 천민인대로 이 세상을 아..

짝패, 아래적 두령은 전설이 되어야 한다

80년대 초반, 시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도둑 중 하나가 '조세형'이란 인물입니다. 82년 검거될 때 부자들, 고위층 인사의 집을 전문으로 털어 보석만 마대로 2자루 이상이었다는 엄청난 도둑, 끌이나 드라이버같은 '연장' 만 사용하고 칼같은 흉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신출귀몰한 이 도둑 보다 화제가 된건 '5캐럿 다이아'의 주인이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이 다이아의 주인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몰래 몰래 소유한 커다란 다이아들은 부정한 돈으로 사들인 밀수입품인 경우가 많아 피해자가 구설에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세형이 저지른 일은 아닙니다만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복부인 장영자의 '물방울 다이아'에 얽힌 수사관 이야기, 경찰을 아랫 사람 다루듯 하고 도난 현장인 자신의 집에는 함부로 발도 못 들여놓게..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대한 짧은 기억

영화관에 자주 갈 수 없던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는 TV에서 추억의 영화를 보다 젊은 시절 이야기를 꺼내시곤 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TV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던 시절도 아니고 한번 개봉된 영화는 최소 4년이 지나야 TV에서 볼까 말까 했던 때라 60-70년대 명작이 주로 TV를 채우곤 했지요. 그러다 보니 저 영화는 몇년전에 어디서 봤다 저 영화 개봉했을 때 저 배우 인기가 엄청났다는 등의 과거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이야기가 옛날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최고의 미녀, 세계 최고의 미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는 것입니다. 오늘 타계해 이제 영원히 고인이 되었단 소식을 듣고 보니 영화 속에서 여신처럼 빛나던 그녀도 진정 인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엘리..

드라마와 문화 2011.03.24

고 박완서, 따뜻한 할머니의 시선으로

솔직한 고백으로 박완서님의 글을 읽지 않은 지 꽤 되었습니다. 2000년경 읽었던 '아주 오래된 농담'이란 단편집, 1997년경 발표된 '너무도 쓸쓸한 당신' 등이 마지막으로 읽었던 소설집 같네요. 제가 읽던 소설량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제법 관심있게 읽었던 소설에서 느낀 정서가 내가 이해하기 힘든 영역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른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던 그녀의 다뜻함이 한편으론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박완서님의 '소설'을 제일 먼저 접한 것은 TV 드라마 '지알고 내알고 하늘이 알건만(1986)'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배우 정애란님이 성남댁으로 등장한 이 단막극은 성남댁이 3년간 수발 들어주던 한 노인의 장례 절차를 상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홀로된 부모를 모시기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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