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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 14

우리들이 막장 드라마를 보는 안타까운 이유

저는 기본적으로 '막장 드라마'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잔인하고 선정적인 성인용 오락거리도 존재하는 만큼 막장 드라마도 필요한 장르라는 걸 인정하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TV 드라마 편성표가 '막장'으로 채워지는 건 반대하는 겁니다. '막장 드라마'는 음식으로 치면 인공조미료를 많이 쓴 자극적인 인스턴트 푸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첫맛은 특이하고 맛있다고 느껴지지만 먹을수록 몸에 좋지 않고 나중에는 물리는 음식 말입니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무엇에 처음에는 짜릿함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더욱 자극적인 걸 찾게 되고 웬만한 자극에는 쉽게 무뎌지곤 합니다. 전쟁을 잘 모르던 과거 사람들은 칼싸움을 흉내낸 사당패의 놀이만 봐도 재미있다며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요즘은 웬만한 액션으로는 관객들이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드라마 속 출생의 비밀, 감당할 수준을 넘었다

드라마 '애정만만세'의 곱슬머리 남다름(김유빈)네 집은 늘 유쾌합니다. 아버지 남대문(안상태)은 돈도 잘 못버는 홀아버지고 새엄마 될 정심(윤현숙)은 아버지 보다 나이가 다섯살이나 많은 이혼녀입니다. 높디 높은 산기슭 방 두칸짜리 옥탑방 얻을 돈 밖에 없는 남대문은 결국 처형 오정희(배종옥)의 집에 얹혀살기로 합니다. 처가살이 안되고 연상녀 안된다고 하던 남대문의 어머니(김영옥)도 아들 처지가 워낙 어려우니 흔쾌히 허락하고 말지요. 남대문네 커플은 복잡하고 힘든 처지를 그렇게 웃으면서 넘깁니다. 남대문은 요즘 자신을 무시하던 직장 상사 변동우(이태성)에게 흐뭇한 비밀이 생겼습니다. 변동우가 사귀고 있던 강재미(이보영)의 이모 오정심과 남대문이 결혼하면 변동우는 남대문의 조카 사위가 됩니다. 하루 아침에 ..

오작교형제들, 개집 옆에서 머슴살이하는 백자은과 마음없는 태범의 결혼

시작부터 '범죄 드라마' 내지는 '밉상 드라마'란 평을 들었던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아버지 마저 실종된 백자은(유이)의 농장 땅을 뺏기 위해 백자은 아버지 백인호(이영하)의 실종을 축하하는가 하면 10년 뒤에 땅을 돌려준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까지 훔쳐내는 오작교 박복자(김자옥)와 파렴치한 네 아들들. 인정많고 착한 듯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범죄를 저지르는 그들 가족에게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백자은이 아무리 고생 모르고 자라 철이 없고 '싸가지'가 없을지언정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특히 사회에서 가장 공정해야할 할 방송인 황태범(류수영)이 특종을 위해 백자은의 부정입학 혐의를 뉴스에 터트린 것이나 정의로운 경찰 황태희(주원)가 동생 황태필(연우진)이 자신의 명함으..

천번의입맞춤, 남편은 뻔뻔한 불륜 동생은 의붓오빠와 사랑

예전부터 배우 서영희를 눈여겨 보고 있었기 때문에 결혼 후 처음으로 출연한다는 드라마 '천번의 입맞춤'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여왕의 유모 역할을 맡는 등 연기자가 서글서글한게 인상이 좋은 편이라 이번에는 어떤 역할이 될 지 궁금하기도 했구요. 마찬가지로 함께 출연한다는 지현우, 류진 등도 평소 좋은 인상을 남기던 배우라 이번 드라마가 어떤 내용이 될 지 궁금하더군요. 제목으로 봐서는 열렬한 사랑이야기를 다룰 주말 드라마인 것같은데 '주부' 역할이라는 서영희가 어떤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인지 눈길이 갔습니다. '천번의 입맞춤' 막상 보고 보니 흔한 통속극의 구조를 가진 드라마이긴 하더군요. 부자집 아들, 불륜, 근친을 비롯한 다양한 코드가 다 들어 있습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

욕망의 불꽃, 신은경 시청자의 동정을 끌어내다

결혼 전에 아버지 없는 딸을 낳고, 재벌가로 시집가기 위해 친언니의 인생을 바꿔놓고, 친아들로 기르고 있는 아이의 생모를 죽이려 했고, 애교 섞인 웃음으로 대하던 시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그 여자 윤나영(신은경). 언제 비밀이 폭로될지 몰라 아슬아슬하던 그 여자의 이야기가 이제 마무리 되려 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생모는 양인숙(엄수정)은 이미 죽어버렸고 그녀의 딸이 백인기(서우)란 사실은 알아야할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 사실을 비밀로 할 수 있느냐'는 원망을 듣긴 했지만 아들 민재(유승호)는 더이상 자신의 누나와 결혼하겠다고 우기지 않습니다. 김영민(조민기)를 앞에 두고 눈물을 쏟아내는 민재는 모든 걸 납득해도 엄마 윤나영을 볼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윤나영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도..

욕망의 불꽃, 삼대에 걸친 사랑 지독하다

자신의 아들과 손자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김태진, 그 대서양 가족의 아들로 인정받은 영식(김승현)이 김태진(이순재)에게 반기를 들었습니다. 태진은 영식이 자신의 핏줄은 아니지만 남장군(조경환)을 태진에게 소개시켜준 어머니의 공을 생각해 들어준 것 뿐이라고 합니다. 민재(유승호)가 영민(조민기)의 친아들이 아님에도 모든 재산을 물려받을 왕자처럼 대접받는단 사실에 심사가 뒤틀렸던 영식은 오히려 자신이 아무 권리가 없음을 알고 물러납니다. 태진에게 백인기(서우)가 자신의 딸임을 폭로한 윤나영(신은경)은 이제서야 딸의 마음을 어루어만지며 영민과의 이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주총회가 끝나고 자신이 떠나면 인기도 민재도 보호해주겠다는 김태진의 말을 일단 믿어보기로 하고 어떻게든 인기를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고 ..

욕망의 불꽃, 신은경의 소름끼치는 오열

재벌 후계 다툼을 둘러싼 가족들 간의 갈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여러 방송사의 재벌 이야기들 중 'MBC 욕망의 불꽃' 만큼 치열한 드라마도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정적으로는 도무지 가족이라 할 수 없을 것같은 그들 재벌가 사람들을 이어주는 건 그나마 혈연입니다. 허너 김영민(조민기)은 아들 민재(유승호)를 친아들이 아니라고 믿고 있어 이제 그 혈연의 연결고리 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나영(신은경), 김영민, 김민재가 서로 남남이란 사실은 대서양 가족 내 영민의 입지를 무너트릴 수 있기에 영민은 불안해 합니다. 영민이 '민재'라는 한가지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면 윤나영은 두가지 시한폭탄을 떠안고 삽니다. 김태진(이순재)에게 민재의 비밀도 지켜야 하지만 자신이 결혼전 낳았던 딸 백인기(서우)의 ..

욕망의 불꽃 경고, MBC 어떻게 하나

주말 드라마 'MBC 욕망의 불꽃'이 또한 번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2월 24일). 비윤리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방송했고 지나친 간접광고를 넣었다는 부분으로 지적을 받았다고 하는데 아침 드라마인 'MBC 주홍글씨' 역시 비윤리성을 문제로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KBS 드림하이'는 미성년자 납치, 협박 그리고 특정 어플리케이션 반복 노출 등으로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성인용 방송 시간대에 방영되는(10시 이후) 욕망의 불꽃에 대한 두번째 처분은 과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최근 MBC 드라마의 경향성과 두드러진 PPL 광고를 생각하면 한번쯤 경고 처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늦은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방송 3사를 모두 합쳐 비싼 자동차나 스마트폰 광고가 삽입되지 않..

글로리아, 교과서 같지만 즐거운 드라마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땐 배두나가 가수 역할을 맡는다길래 '노래도 못하는 배우'가 가수역을 하느냐 무리한다는 평을 듣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삼류 나이트 클럽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다 가수로 성공한다는 내용이니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장면이 나와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워낙 메인 테마로 선정한 노래 '글로리아(Gloria - 로라 브래니건의 원곡)'이 씩씩해서 그런지 노래하는 장면이 제법 유쾌했습니다. 드라마 종영전 MBC 드라마 '글로리아'의 OST가 다섯 종류 발매되었는데 주인공 배두나가 직접 부른 번안곡 '글로리아'는 첫번째 파트 수록곡입니다. 아쉽게도 이 곡은 클럽 믹스로 편집되었지만 Part 4에 수록된 극중 배두나의 노래는 그대로 편집되었습니다. 이강석 역을 맡은 서지석도 나이..

우리는 왜 막장 드라마를 볼까

이 질문은 굳이 따져볼 까닭이 없는 지도 모릅니다. 논란이 되든 어쨌든 재미있기 때문에 시청한다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이런 취미는 문제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찾는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가 마침 드라마였을 지도 모릅니다. 과도한 설정이나 연출 때문에 비난받는 많은 드라마들이 '막장 드라마'라면서도 시청률이 높습니다. 막장의 원조라는 미드, 웬만한 소프 오페라는 저리가라 할 정도입니다. 물론 모든 대중 문화는 평등하고 존재하는 이유가 있기에 이런 비난받는 드라마가 아닌 '명품' 만으로 TV를 채울 이유는 없습니다. 저급 문화와 고급 문화에 대한 구분이 가능하다 해도 드라마가 '훌륭하다' 혹은 '아니다'에 대한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 개인적으로 달리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

드라마와 문화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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