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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22

빛과그림자, 중정 김부장이 잡은 장철환의 약점은 한빛회

쿠데타 정권은 태생적으로 이인자를 경계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무신'에서도 그렇듯 힘을 기반으로 일어선 정권은 또다른 강자에게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고권력자인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또다른 강자가 나의 다음 권력자가 될 수도 있고 나아가서는 나를 쓰러트리고 일어설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충성을 담보로 권력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또다른 권력의 부흥을 경계하게 되는 것입니다. '빛과 그림자'의 중정김부장(김병기)과 장철환(전광렬)같은 권력자들은 그런 의미에서 '어르신'에게 찍힐 만한 약점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우선 '빛과 그림자'는 실명을 쓰지 않고 김재욱 부장이라던가 장철환 실장같은 가상의 인물을 내세우며 극중 사건은 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까지 시기가 오락가락한다는..

빛과그림자, 차수혁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히트곡의 숨겨진 비밀

한 사람의 가치관은 그가 살고 있는 시대를 뛰어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 시대에 살던 사람이 '남녀칠세부동석'이란 고루한 매너에서 벗어나기 힘들 듯 70년대엔 그 시대에 알맞은 보편적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을 판단하자면 70년대의 사회상을 충분히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70년대는 요즘은 있으나 마나한 단어가 되어버린 충성이나 의리같은 정서가 옳은 것으로 여겨지던 시대이기도 합니다. 유성준(김용건)을 불러 왜 어머니에게 강기태(안재욱) 신문을 줬느냐 따지는 강명희(신다은)의 행동이 70년대 남자들에겐 괘씸하고 버릇없는 짓이라 해도 별 수 없습니다. '빛과 그림자'의 캐릭터들은 시대적 한계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여주인공 정혜(남상미)는 배우면서도 세상 물..

빛과그림자, 점점 더 궁금해지는 강기태의 실존 모델

암표장사로 출발해 연예계의 대부가 된 인물. 미군부대 쇼를 제작하고 쇼단까지 운영하던 쇼비즈니스 업자. 재능있는 사람은 누구든 성공시키고야 마는 탑스타 제조기에 연예계 구석구석 안 닿는 인맥이 없고 조폭들에겐 형님이라 불리던 밤의 황제. 전에도 몇번 언급했듯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강기태(안재욱)의 캐릭터는 최봉호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극중에서 '강기태'를 연예인들 보다 유명한 연예기획사 사장이라고 표현했듯 최씨 역시 연예계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조용필, 이주일같은 시대를 주름잡던 스타들이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그와 '의리'를 지켰습니다. 극중 순애(조미령)이 이혜빈(나르샤)의 면접을 보며 언급한 쇼단이 있습니다. 이혜빈의 본명이 이정자임을 알고 있는 순애는 10년전에..

빛과그림자, 유채영은 되고 이정혜는 안되는 불편한 진실

어린 시절 읽은 잡지 중 영화 촬영 에피소드를 회상하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60년대 영화는 발전된 문화의 상징이었고 화려한 배우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그 글은 대중의 사랑을 받던 은막 스타가 사실은 이런 사람이었다는 험담이었는데 그 내용이 참 재미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 출신인 한 여배우가 지방 촬영 중 갑자기 배추뿌리가 먹고 싶으니 구해오라며 힘없는 조연출을 압박했다 것입니다. 배곯던 시절 맛있게 먹던 배추뿌리를 먹고 싶은 욕구야 이해한다 쳐도 눈오는 한밤에 어딜 가서 구해오란 것인지 밖으로 나가면서도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더랍니다. 여배우 비위 맞추는 일에 빈정이 상한 조연출은 복수를 다짐합니다. 마침 그들이 촬영 중이던 영화에는 주연 여배우가 눈밭을 헤매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조연..

빛과그림자, 타락한 재벌 후계자의 대명사 박동명과 칠공자

얼마전 모 업체사장이 야구방망이로 노동자를 폭행하고 매값이라며 돈을 건냈단 이야기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재벌은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체면도 인륜도 모르는 그들의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지만 씁쓸하게도 이런 일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입니다. 특히 극중 등장한 '칠공자' 사건은 언론에 공개되어 널리 알려진 사건이고 80, 90년대까지도 신칠공자라는 재벌 후계자 모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의 횡포도 무서웠지만 돈가진 자들도 무서웠던 그 시대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죠. 영화 조연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정혜(남상미)는 최성원(이세창)과 함께 '여름여자'를 찍으려 합니다. 1977년 대히트한 장미희의 '겨울여자'를 패러디한 제목인듯합니다(..

빛과그림자, 최성원의 '복수혈투'는 '다찌마리'가 최고라니까?!

맨주먹 강기태(안재욱)가 한번 더 극적 반전을 일궈 냈습니다. 깡패들에게 쫓기고 단원들은 모두 떠나고 쇼무대를 납품하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한 강기태가, 또 한번 위기를 속시원하게 극복했습니다. 한번 실패할 때 마다 더 크게 도약하고 더 단단하게 발전하는 기태의 모습이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의리와 믿음으로 험난한 연예계를 돌파한다고 생각했던 그의 뚝심이 드디어 저력을 발휘하는 모양입니다.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변절자, 다시 돌아온 신정구(성지루)를 받아들이는 그는 역시 배포가 두둑한 남자네요. 극중 기태는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을 점점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연예계의 대부'란 별명을 쉽게 얻어지는게 아니니 가요계, 영화계, 쇼무대 어디든 그의 발이 닿지 않는 곳이 없고 심지어 당시 연예..

빛과그림자, 아무도 못 말리는 마도로스박과 맨발의 청춘 기태

쇼 무대 하나를 꾸미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지 직접 무대를 꾸미는 사람들이 아닌 쇼를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수고를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쇼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의 재능 발굴을 위한 노력에 더해 무대를 둘러싼 환경, 즉 연예계에 가해진 각종 폭력에 대해서도 묘사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한 관객은 무대로 술병을 던지고 넘치는 권력을 가진 한 정치인은 연예인들을 마치 자신의 오락거리인양 취급하고 날고 긴다는 깡패들이 연예인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행위를 예사로 벌이는 그런 시대. 맨몸으로 연예사업에 뛰어든 돈키호테 강기태(안재욱)는 빛나라 쇼단 단장이 되어 서울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빅토리아 나이트의 무대를 책임졌지만 어떻게든 자신을 쓰..

빛과그림자, 손가락질 받고 뺨맞고 궁정동 여자 이정혜의 굴레

남상미가 맡고 있는 이정혜를 보면 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단아한 여배우들이 떠오릅니다. 문희, 남정임, 윤정희같은 미인들이 당시 최고 인기를 끌던 배우들이었고 극중 이정혜처럼 청초한 이미지로 팬들을 사로잡곤 했습니다. 남상미가 가수역치고는 노래를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걸로 아는데 본래 이정혜의 역 자체가 배우로 성공하는 캐릭터고 노래를 부르고 무대 공연을 하는건 극중 박노식(박준규)처럼 당시 배우들의 필수코스같은 것이었습니다. 정혜가 왜 필사적으로 못하는 노래를 부르면서까지 스타가 되려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곧 유명 배우가 될 것같습니다. 박노식이 등장하고 최성원(이세창)같은 영화스타 출신 영화감독이 등장했으니 70년대 영화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 아닐까 싶습니다. 이 드라마..

빛과그림자,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중정 김부장의 정체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된다더니 이렇게 하루아침에 전세가 바뀔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공연할 곳이 없어 변두리 극장을 알아보던 빛나라 쇼단이 업소 중에 제일 크다는 빅토리아 나이트의 공연을 담당하게 되다니 강기태(안재욱)에게도 이제 재기의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거기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장철환(전광렬)과 조명국(이종원) 앞에도 그들이 두려워할만한 적수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중앙정보부 김부장(김병기), 영화 배급업으로 잔뼈가 굵은 손미진(이휘향)의 등장은 기태에게 양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었습니다. 무슨 수로든 강기태가 연예계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며 깡패 조태수(김뢰하)까지 동원한 세븐스타 노상택(안길강)은 자존심 굽혀가며 얻어낸 빅토리아 무대를 고스란히 빼앗기고 맙니..

빛과그림자, 황금알을 낳는 연예산업과 눈물짓는 연예인

70년대엔 곡을 만들기만 하면 히트하는 유명 작곡가들도 많았지만 외국곡을 번안해 한국어 가사만 붙여 발매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극중 보리수 다방에서 흘러 나왔던 은희(라나에로스포)의 '쌍뚜아마미(Sans Toi Mamie)'도 대표적인 번안곡입니다. Connie Francis 원곡인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잌'과 '하얀손수건', 김추자의 '눈이 내리네' 등 목록도 나열하기 힘든 정도로 많은 외국곡들이 한국어로 번안되었습니다. 유명 작곡자들이 외국곡에 직접 가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죠. 극중 유채영(손담비)은 오랜 노력 끝에 방춘수 작곡가의 곡을 받기로 했지만 노상택(안길강)은 그 곡을 이정혜(남상미)에게 줘 버립니다. 70년대엔 유명 작곡가의 곡들 받는다는 자체로 히트는 따논 당상이었기에 유명, 무명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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