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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 10

뿌리깊은나무, 사대부로 각성한 심종수와 개파이의 변신?

한글의 원리를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를 읽어 보면 세종이 상당한 수준의 유학자란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오행에 맞추어 자모음을 설명하고 그 이치를 따진 그 글은 다양한 문장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읽어봐도 쉽게 만들기 힘든 명문입니다. 극중 관료들의 말대로 실제 세종대왕은 유학자로서 최고 경지에 이른 인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 세종은 평범한 유학자들과는 다르게 '명분'을 추구하면서도 실리를 따지는 면모를 보였던 왕이기도 합니다. 장자 상속을 하라며 양녕의 등극을 주장하던 황희(전성환)가 세종에게 등용된 건 그런 세종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극중 조말생(이재용)도 명분을 따지자면 진즉 내쳤어야 옳치만 조말생은 병조판서를 맡아 대마도를 정벌하는 등 군사적으로 유능한 인물이었습니다. 드라마 '뿌리깊..

뿌리깊은나무, 대혼란의 마무리는 세종을 위한 최고의 찬사 용비어천가

한글 창제 과정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비밀과 비밀 결사 조직 '밀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극중 소이(신세경)는 어린 시절의 충격으로 함묵증을 앓아 세종 이도(한석규)에게 한글 창제의 동기를 부여한 백성이자 한번 본 그림과 문자는 모두 외울 수 있고, 한글 창제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천재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마치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의 리스베트처럼 아스퍼거 증후군에 걸린 천재가 연상되는 여성이고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성배'는 사실 술잔같은 물건이 아니라 '여성'이었다는 비밀처럼 한글 해례 그 자체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집현전 학자 장성수(류승수)가 죽고 그가 남긴 팔사파 문자가 적힌 책을 소이가 읽고 후 모두 찢어버리는 장면에서 소이의 역할이 일종의 데이터베이..

뿌리깊은나무, 가슴 뜨끔해지는 세종 이도와 정기준의 맞장 토론

흔히 자식잃은 사람의 슬픔을 '애가 끊어지는 듯하다'는 말로 표현합니다. '애'라는 단어는 창자를 표현하는 우리말이고 '애끊다'는 매우 슬퍼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다는 뜻이죠. 그 어떤 말을 써도 자식이 죽는 아픔을 충분히 나타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자식이 병이나 사고로 죽은 것도 아니고 아비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함께 도모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것이라면 부모는 자식의 죽음이 내 탓인듯 그 업보를 지고가게 되는 것입니다. 숨이 끊어질 듯 마음대로 울지도 못하고 꺽꺽, 피토하듯 우는 세종 이도(한석규)를 보면 자식잃은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합니다. 많이들 알고 있는 대로 세종에게는 자녀가 많았습니다. 총 18남 4녀의 자녀를 두었고 본처인 소헌왕후의 자녀 중 정소공주와 광평대군은 일찍 죽..

뿌리깊은나무, 상것도 노비도 모두 글을 읽고 쓰는 세상

고려 시대부터 있었다는 집현전이 폐지된 건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고 난 후입니다. 또 한글이 반포된 것도 공개 후 3년이 지난 1446년입니다. 단종이 쫓겨나자 성삼문 등의 학자들은 '사육신의 난'을 일으켰고 그를 계기로 수양은 집현전을 없애버립니다. 지금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같은 세종의 학사로 등장하는 성삼문(현우), 박팽년(김기범)은 사육신으로서 죽고 세종 이도(한석규)의 오른팔인 대제학 정인지(박혁권)와 천문학사 이순지(천재호)는 서로 사돈을 맺으며 수양대군의 편에 섭니다. 이러한 집현전의 운명과 별개로 한글은 반포되기까지 꽤 시일이 걸렸습니다. 세종의 한글을 무시하던 가리온 정기준(윤제문)은 너무도 뛰어난 한글의 실체를 알고 경악합니다. 그는 백성이 글을 읽고 쓰게 되면 사대부가..

뿌리깊은나무,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세종의 한글창제

비인간적인 상민(常民)과 천인들의 삶과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양반층의 횡포, 부패한 조정관리들과 권신이 늘어갈수록 무력해지는 왕권, 이런 조선 후기의 풍경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조선 초기 유학을 건국 이념으로 삼고 신분제도를 명시할 때는 후손들의 삶이 그렇게 피폐해지리란 건 생각도 못 했을 것입니다. 본래 고려 시대에도 직업별로 신분을 나눈 구분은 있었지만 조선 초기까지는 그렇게까지 신분 문제로 갈등이 심각했다고 보긴 힘듭니다. 중기 이후엔 좀 더 강력한 신분제를 추구하게 되어 후기에는 그런 폐단을 낳게 된 것이죠. 조선은 법적으로는 양천제를 추구했지만 사회적으로는 사농공상의 구분이 엄격한 반상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국역에 종사할 양인들이 필요해 천민들을 면천하고 양인의 신분을..

뿌리깊은나무, 세종의 밀명과 가리온이 정기준이 될 수 없는 이유

드디어 군나미욕(君那彌欲)의 비밀이 풀리고 세종 이도(한석규)의 한글이 집현전 학자 성삼문(현우)과 박팽년(김기범) 앞에 공개되었습니다. '가나다라'의 초성을 음운학으로 풀어낸 세종도 대단한 인물이지만 자신이 연구한 서적을 근거로 그 한자가 발음에 따라 구분된 한자임을 알아낸 성삼문도 대단합니다. 세종의 총애를 받고 놀라운 세종의 한글 창제를 지켜본 그들이니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그 순간에도 단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었나 봅니다. 위의 모든 장면은 단순히 드라마 속 상황일 뿐이지만 실제로도 세종은 어느날 갑자기 한글을 공개했다고 합니다. 성삼문도 사대부 유학자인지라 중화질서에 입각해 이럴 수 없노라 반발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대부들은 이에 반대하고 나설 것이 분명합니다. 명나라 사신 기..

세종의 청렴한 사대부들이 뇌물을 받았다는데

젊고 패기만만한 세종(송중기)는 '왕도와 패도는 언제나 양날의 검'이라는 아버지 태종(백윤식)의 말에 단호하게 자신의 문치를 주장합니다. 양보하고 설득하여 숫자 1만 남는 마방진이 아닌 모든 숫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는 마방진을 만들겠다는 그의 신념은 단단합니다. 그러나 사대부들 몰래 한글을 만들며 자신의 집현전 학사들이 하나 둘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하는 노년의 세종(한석규)은 그 말이 자신이 얼마나 어려운 길을 선택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속 상황이 아니라도 토론하고 논쟁하여 설득하고 감싸주는 정치는 요즘에도 힘든 일이니 말입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세종이 한글 창제를 비롯한 각종 문화, 과학 발전에 기여했고 업적을 남겼지만 소위 사대부들이 그를 반대하고 폄하하곤 했다고 썼습니..

뿌리깊은나무, 외로운 임금 세종과 한글 창제를 반대한 사대부들

조선은 왕을 중심으로 다스려지는 나라이기 때문에 감히 왕에게 활을 쏘는 끔찍한 일은 절대 저질러서는 안되는 나라였습니다. 왕에게 반기를 든 역모는 삼족을 멸했고 왕을 참칭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상왕 태종(백윤식)이 궁수들에게 활을 쏘라 명령하고 젊은 세종(송중기)이 그 많은 활을 뚫고 홀로 걸어오는 장면은 생각해보면 많은 의미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왕이 하는 일이라 해도 감히 목숨 걸고 반대할 일이 있다는 뜻도 될 것이며 왕이라 해도 힘있는 무리를 거스르면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뜻도 됩니다. 태종에게는 학문과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세종이 한심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문치(文治)는 국가의 궁극적 이상이긴 하나 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하는 언젠가는 왕을 업신여기기 마련입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

뿌리깊은나무, 반인 가리온과 정기준은 무슨 관계일까

드라마라면 보통 회를 거듭할수록 미스터리가 풀리기 마련인데 한글 창제를 둘러싼 추리극 '뿌리깊은 나무'는 오히려 범인 정기준의 정체를 더욱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혹시 정기준이 아닐까 가장 많은 의심을 받던 심종수(한상진)가 밀본 본원을 언급하고 자신이 밀본의 3대 본원이 아님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태종(백윤식)이 추구했던 패도에서 벗어나 문치를 펼치고자 했던 세종(한석규)은 정체불명의 사대부 결사조직인 밀본과 어릴 때 자신 때문에 모든 식솔을 잃어야 했던 똘복 강채윤(장혁) 때문에 괴로워 어쩔 줄 모릅니다. 세종은 재상들과 백성들은 아무도 모르게 모종의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중이었습니다. 천지계라는 세종의 비밀 조직에 속한 젊은 학자들은 누가 자신들의 동료인지도 모른채 세종이 나누어진 임무에..

뿌리깊은나무, 세종이 찾던 밀본 정기준 대체 누구?

역시 세종(한석규) 임금은 심상치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아버지 태종(백윤식)이 죽는 순간까지 네가 옳다 내가 옳다며 기싸움을 놓치 않던 이 괘씸한 아들은 궁녀들과 내관들 앞에서도 우라질, 빌어먹을을 예사로 내뱉는 별난 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고변하면 왜 안되는지에 대해 궤변을 늘어놓는 신하들을 집현전 젊은 학자들과 경연케 하여 달달 볶는, 획기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마방진의 비밀을 몰라 힘들어하던 젊은 세종(송중기)과는 달리 그는 거침없고 어려울 것없이 자신의 조선을 만들어갑니다. 강채윤(장혁)은 어린 시절 똘복(채상우)의 기질을 그대로 갖춘 겸사복으로 자랐습니다. 무엇이면 한번 달라들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그 성격은 아무도 그 비밀을 모르는, 집현전 학자 허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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