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접했을 때가 언제인지 잘 기억은 못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최고 오래된 수상집은 88년도 판이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책들은 시기에 맞춰 산 것이 아니기에 3쇄본인가를 구입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수상작품이 발표될 때 마다 한권씩 구입하게 되었다. 그중 몇권은 이가 빠진 상태지만 최소 15권 이상의 수상집이 책꽂이에 나란히 꽂혀 있다. 모을 땐 정성들여 모았는데 빌려준 책은 제대로 수거하지 못한 듯하다. 외지 생활을 오래한 편이라 책들도 많이 손상됐고 먼지와 햇빛을 참지 못하고 빛 조차 바래버렸다. 문자를 나열하는 모양새, 내부 편집과 디자인은 해마다 달라지는 것인지 90년대 초기 작품집은 다락방에서 꺼낸 60년대 소설책 만큼 낯선 느낌을 풍기기 시작했다. 아마 10년 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