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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11

짝패, 백성을 염려하는 호판이 우스운 이유

종종 MBC 홈페이지를 비롯한 드라마 '짝패' 관련 게시판에 접속해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주연배우나 캐릭터에 대한 반감, 분석이나 비난도 자주 올라오지만 조선 후기 사회에 대한 정보를 토론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민중사극'임에도 주인공들이 어째서 '영웅'답지 못하냐 하시는 분들도 있고 왜 도적패인 '아래적(我來賊)'이 사람을 죽여야만 하느냐 즉 악행을 저질러야 하느냐 묻는 분도 있습니다. '옳은 일'을 하는 의적이란 설정이니 현대인들에게는 충분히 과격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KBS 추노'의 송태하(오지호)가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다며 그 부분과 아래적의 행동을 비교하시는 분도 보았는데 아무리 '짝패'가 현대 사회의 여러 메시지들을 담고 있는 드라마라 하지만 그 ..

짝패, 평양감사는 왜 호조에 뇌물을 보냈을까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와 제도에 반발한다는 건 생각 보다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남들은 모두 아무 일 없는 듯 잘 살고 있는데 나만 이 불합리에 반발하는 건 아닐까 내가 반발하는 행동 하나가 내 가족들과 친구들의 안전을 위협한 거 아닐까 딱히 소심한 사람도 아니고 법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두려운 생각이 드는게 당연합니다. 최근 포털이나 블로그에 이런 저런 글을 올렸다가 원칙도 없이 삭제당했노라 하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는 걸로 보아 아직도 글이나 말로 그런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썩어빠진 조선 후기 사회의 백성들, 의적들이 돌린 엽전 한두냥에 생계가 달려 있고 뇌물과 비리에 점철된 포도청과 관료들에 숨이 막히는 그들의 숨통을 틔워준 '의..

짝패, 그들 중 김진사가 가장 나쁜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표현을 써야 한다는게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영웅'에 목마르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아직도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인에 대한 꿈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뽑아줄 사람도 없고 쓸만한 사람도 없다는 '인물론'이 우리 나라 정치를 망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의 앞에서 앞장서는 사람들만은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고 살았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영웅'이 주무르는 나라에서 벗어나자면 국민 하나하나의 각성이 중요하지 영웅이 수십명 나와야하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민중'이란 단어의 뜻엔 피지배계급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즉 나라를 다스리는 왕도 아니고 신하도 아닌 '민중'의 이야기라는 드라마 '짝패'엔 그래서 남보다 훨씬 잘나고 뛰어난 영웅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짝패, 막순은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

드라마 '짝패'의 초반부에는 막순(윤유선)을 짝사랑하는 쇠돌(정인기)의 서글픈 회상 장면이 등장합니다. 마님의 분부로 막순이 이참봉의 방에 들어가는지 들어가지 않는지 확인하러 온 쇠돌, 너 어쩌려고 이런 짓을 하냐는 쇠돌의 추궁에 막순은 주인 나리가 면천해주기로 했다며 상관말라고 모질게 쇠돌을 내칩니다. 자신의 정인을 떼어내는 막순은 평소에도 양반 신분에 미련이 많은 듯이 보였고 이참봉을 좋아했지만 마님 때문에 죽지 않으려 도망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와서 밝혀진 막순의 끔찍한 과거, 못된 양반인 이참봉은 강제로 막순을 비첩을 삼았고 여종인 막순은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자기 의지로 비첩이 되었다고 여겨왔던 많은 시청자들이 이 두 부분의 괴리에 이상함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막순이 주연급에 비해 감정..

짝패, 천둥을 '버려진 아이'로 만드는 두 여자의 악행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성이 있다면 그건 바로 부모와 배우자입니다. 딸에게는 아버지가 세상 남자들의 유형을 보여주는 첫번째 모델이고 남편이 그 이상과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 깨우치게 해주는 현실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들에게는 어머니가 세상 여자들의 첫번째 모델이고 아내가 자신이 처한 현실이 되겠죠. 종종 내 배우자가 부모와 다르다고 타박하는 부부들의 다툼은 부모의 모습을 배우자에게서 찾는 철없는 푸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성과 수월하게 결합하지 못하는 유형의 남녀 중에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모의 기억에 좌우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에게 상식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일삼을 경우 '세상의 남자는 다 똑같다' 같은 불신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게 됩니다..

짝패, 그래 모두 죽어버린 것이구나

최근 전세계적인 굵직한 이슈가 많아 뉴스를 보고 있자면 가슴이 답답하단 생각이 듭니다. 헤아릴 수 없는 인명을 앗아간 지진으로 일본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간 것도 갑갑한데 그를 두고 오가는 악플이나 잔인한 말들은 왜 같은 사람이 이리 갈등해야하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죽음은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자연재해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완전히 막을 수 없고 어찌할 수도 없는 서글픈 죽음입니다. 반면 리비아에서 카다피에게 학살된 시민들의 죽음은 말 그대로 인간에 의해 저질러진 일입니다. 아랍 민주화의 열기를 타고 그들의 독재 정권이 타파되고 새로운 세상이 올까 했지만 카다피는 학살로 시민들의 기세를 꺾어버렸습니다. 시민군에게 총격을 거부한 군인들이 화형당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짝패, 두냥 구걸 양반으로 변한 김명수

시대가 변하고 나라가 변해도 오욕칠정이 모든 번뇌의 원인이고 고통의 이유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서구 강국들의 침략이 멀지 않았고 개화기가 얼마 남지 않아 그 어느 때 보다 변화를 필요로 하던 조선 후기 백성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나라들의 정세를 아는 지 모르는 지 그네들은 매일매일 변함없이 화내고 울며 웃으며 하루하루를 삽니다. 그리 비쌀 것도 없는 천으로 만든 때묻은 저고리에 헤진 짚신이라도 사람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덴 부족하지 않습니다. 뒤짐질(도둑질), 까막뒤짐(소매치기) 같은 요즘은 듣기 힘든 단어들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기 정겹기도 하고 어쩌다 저런 말들을 잊고 살았을까 싶어 흐뭇한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무엇 보다 소프라노 목소리와 창을 섞어놓은 OST가 쓸쓸하게 박진감있게..

짝패, 회초리질처럼 경쾌한 새로운 출발

드라마의 초반부를 즐겁게 장식하던 '짝패'의 아역들은 퇴장하고 어제 방영분부터 성인연기자들의 출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한판 즐겁게 놀다 사라진 마당놀이패들처럼 아역들이 깊은 인상을 남겼기에 성인연기자들의 부조화를 걱정하신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특히 배우 천정명이나 한지혜는 사극이 처음인데다 어색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 우려섞인 목소리가 종종 들려옵니다. 물론 그 두 사람이 배우로서 아직 연륜이 더 필요한 사람들일 수 있겠지만 저는 이 드라마가 '민중사극'이라 불리는 까닭을 더욱 주목해야할 듯 합니다. 서민 드라마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김운경 작가가 배우의 연기력을 몰라 볼 리도 없고 주연급 배우를 섭외하기 힘들어 아무나 골랐다는 생각은 더더욱 들지 않습니다. 조선 사회를 이루고 있던 다양한 ..

짝패, 끝까지 남아 관군과 대적하겠소

철종은 허수아비 왕으로 즉위 말에 외척을 내치고 조세 개혁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인물입니다. 당시 민란과 국정 혼란으로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신하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강화도에 살던 철종의 첫사랑 양순은 왕실에 의해 독살당했다고 합니다. 천민이라 궁에 들일 수 없고 들여도 중전이나 후궁에게 방해가 될 게 분명하니 살려둘 수 없었을 것입니다. 19세에 왕위에 올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33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 철종의 이야기가 수탈당하는 백성들과 맞물리는건 계급 사회였던 조선이 얼마나 제 기능을 못했는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한 예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적인 개념의 복지와 민생에 대한 철학이 없어도 수탈이 극심하면 사회가 제..

짝패, 분노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22일 전세계 타전된 리비아의 유혈 사태, 시위대에 군대가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는 소식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우기 시민에게 발포하길 거부했다 처참하게 화형당한 여섯 군인의 동영상은 인간이 권력 앞에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지 끔찍하기 짝이 없단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집트에서도 시위 중 수백명이 죽었지만 이후 경찰과 군인은 시위대 공격을 거부했습니다. 리비아 군인들은 용병까지 동원해 국민들을 공격했다고 합니다. 42년 카다피 정권은 이제 시민들의 피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과 이집트의 혁명은 그들의 독재자를 몰아내게 만들었고 두 나라에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불기 시작한 개혁의 바람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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