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오락가락

선정적인 이미숙 불륜 폭로 그 본질은 故 장자연 사건

Shain 2012. 5. 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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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랑비'에 출연 중인 배우 이미숙에게 초대형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17살 연하의 호스트와 불륜 관계였다는 내용의 이 선정적인 스캔들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며 단숨에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미성년자 간음 혐의로 조사를 받고있는 고영욱같은 남자 연예인들에게 각종 성관련 추문이 터졌을 때는 '자세한 것은 아직 모른다' 또는 '합의 하에 가진 관계는 괜찮다'며 옹호해주던 일부 네티즌도 여자연예인에게는 그리 관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만큼 여성연예인에게 '불륜'은 치명적이고 타격이 큰 스캔들입니다.

만약 이미숙의 불륜 관계가 '성매매'였다면 비난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직 이 부분은 사실 관계가 분명치 않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아침 이미숙과 소속사 측은 '어머니와 여자로서 부끄럽지 않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불법이거나 지탄받을 문제가 있었다면 본인이 감수하면 그만이고 사건의 본질이 사생활이라면 타인들이 관심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궁금한 것은 하필 드라마 '사랑비'의 마무리를 앞두고 정신없는 지금 굳이 고소 당사자 김씨가 이런 대형스캔들을 터트린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KBS 드라마 '사랑비'에 출연 중인 이미숙

속어로 '엿먹어봐라'는 식의 이런 폭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명예훼손' 감입니다. 17세 연하 남성과의 불륜이라는 선정적인 내용의 스캔들은 많은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딱 알맞은 주제입니다. 특히 이미숙과 '고소당사자 간에 있었던 과거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어린 남자를 사귀었다는 이미숙의 행실을 비난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이미숙 측에서 이를 '허위사실'이라고 해명하고 진실을 밝혀낸다 쳐도 이 문제는 꾸준히 이미숙의 발목을 잡을 것이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배우 이미숙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또 어떤 이유로 김씨와 대립했는지 전과정을 알 수는 없습니다. 배우 이미숙이 착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죠. 그러나 확실한 건 '성깔있는 연기자 이미숙'에 비해 김씨의 그간 행적이 수상쩍었다는 것이며 한때 '소송의 왕자'로 불릴 정도로 여자 연예인들에게 소송을 남발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최진실, 정다빈, 유니, 장자연같은 여성 연예인들이 자살했음은 네티즌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는 말입니다(물론 유니나 정다빈은 소속사가 달랐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故 장자연 사건의 연장선에 있다는 말입니다.

지난 2008년, 故 장자연의 자살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 중이던 신인배우 장자연은 자살과 함께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만한 유서를 남겼습니다. 소속사 사장이 신인 여배우들에게 술자리 시중, 성접대를 강요하며 폭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 유서에는 술자리에서 만난 유명인사들과 방송국 PD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언론은 유서에 거론된 인사들의 명단을 일명 '장자연 리스트'라 부르며 호기심을 보였고 결국 한 정치인에 의해 조선일보 사장을 비롯한 실명이 공개되기에 이릅니다.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유명인들은 전국민적인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장자연의 소속사 사장은 초반엔 이 문건이 허위이며 그런 일은 없다고 반박했지만 일본으로 도피해 돌아오지 않기도 합니다. 결국 사건이 터진 몇달 후에야 강제 추방 형식으로 입국, 조사를 받고 혐의를 수사받게 됩니다. 그 사이에 연예계에 만연한 성접대, 성상납 관행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장자연의 소속사였던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건물이 접대 장소로 씌였다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그 건물이 과거 '유영철'의 범행 장소였다는 점도 더불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조선일보 측은 '성접대를 받은 양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KBS, MBC 등의 공중파 방송과 이종걸, 이정희 국회의원 그리고 박상주 미디어오늘 논설위원외 5명에게 차례로 각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패소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위원 등의 논설은 방 사장이 성접대를 받은 것처럼 표현하거나 암시, 조선일보와 방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연예계의 구조적 병폐에 대한 보도는 공공성이 인정돼 일부 명예훼손 행위가 있어도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2012년 5월 16일).

추가적으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된 '조선일보 방모씨'는 진짜 조선일보의 사장은 (참고: 조선일보에는 2명의 방 사장이 있다 - 조선일보가 의도적 '오보'까지 내며 방용훈 사장을 보호한 이유)아니었다고 합니다. 과거 조선일보는 문건에 거론된 인물은 '조선일보 사장'이 아니라 '스포츠조선 전 사장'이라는 말로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장자연이 술자리에 참석했던 당일 행적을 추적해보면 그 역시 사실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조선일보에 지분이 있는 또다른 '방사장'이었다는 쪽이 진실에 가깝지만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겪은 곤란은 경미합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파티 참가자들에게 비난이 몰린 이유는 2008년 장자연 사건과 관련되어 처벌된 사람은 단 두 명 뿐이기 때문입니다. 장자연의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사장이었던 김씨와 장자연의 유서를 폭로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모씨입니다. 유서에 거론된 문건을 중심으로 또 같은 자리에 동석했던 동료의 증언으로 경찰과 검찰은 각종 혐의를 입증하려는 듯 했으나 이미 장자연 본인이 사망했고 행위의 심각성을 입증할 수 없어 처벌 수위가 약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김씨를 비난하고 나선 측은 명예훼손과 모욕죄가 선명하니 동일한 처벌이 내려진 것입니다.

이런 '미약한 처벌'을 받은 김씨의 연예계 행적은 흥미롭습니다. 김종승, 김성훈, 제이슨김이란 이름의 이 '사장'은 많은 소송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장자연의 유서를 폭로한 호야스포테인먼트에는 당시 송선미, 이미숙같은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들이 이적한 상태였습니다(현재 이미숙과 송선미의 소속사는 '호야'가 아닙니다). 지난 1월에는 송선미의 미니 홈피 글을 근거로 김씨가 송선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합니다. 2008년에 출연료 횡령 소송에 이은 두번째 소송 사태입니다.

그 이전에도 2003년 김규리(과거 이름 김민선)와 전속계약 부존재 확인 소송을 벌였고 김규리가 승소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2002년 드라마 '장희빈' 제작 PD 폭행 사건, 성상납 의혹 조사 등으로 유명하며 각종 술자리나 골프 접대에 여성 연예인들을 동석시켰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소송에서 유리한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한 여자연예인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스캔들을 폭로한 건 한때 연예계의 '거물'이던 그가 어떤 인물인지 단적으로 드러낸다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누가 누굴 향해 법을 운운하는 것인지 기가 막히기도 하구요.

저는 이 문제의 본질은 '이미숙의 불륜'도 '17세 연하남'도 아닌 '故 장자연 사건'이라 봅니다. 이미숙이 불법적인 일을 저질렀거나 도의적인 책임을 질 일을 했다면 그건 본인의 몫이지만 이런 스캔들을 폭로하고 그 스캔들을 근거로 보복하는 건 정당하지 못합니다. 이미숙에 대한 개인 감정과는 별개의 문제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그 사건이 흐지부지 덮였다고 생각하며 당시의 일에 의혹을 갖고 있습니다. 장자연 사건같은 권력형 연예게 비리가 끝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연예인들을 휘두르려는 이런 부당한 의도 때문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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