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미스터리

Shain 2007. 12. 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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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CGV의 드라마 -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이 10부작으로 종료됐다. '이산'이라는 드라마가 정조 임금의 여러 사적인 고난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면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그리고 정조의 원행에 얽힌 사건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제목은 '암살미스터리'이지만 암살에 관한 부분은 약간 엉성하다.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은 오세영 원작의 '원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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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다음 뉴스 -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갈등은 이 드라마를 끌고 나가는 핵심축 중 하나이다. 강경한 혜경궁 홍씨가 몹시 인상적이다. 정조는 혜경궁 홍씨와 갈등하지만 남편을 잃은 어머니가 없었다면 정조 임금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남인 장희빈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경종은 아들도 아닌 동생, 영조를 후계자로 두어야 했다. 노론 출신 영조는 목숨을 부지하고 강력한 왕 행세는 할 수 있었으나 노론에게 반기를 든 사도세자(실제로 대리청정 중에 소론을 등용하길 원하였다)를 죽이게 되고 실제, 그 후계자 정조는 스스로 의학을 공부하고, 옷도 맘대로 벗고 잘 수 없을 정도로 암살 위협에 시달렸다고 한다(이 부분은 픽션이 아니다). 드라마는 그 암살시도(담장을 넘는 자객)와 있었을 법한 암살시도를 묘사하고 있다(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네이버 지식인의 분석글이 도움이 될 것이다).

'백성이 무엇을 알겠는가.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면 좋아할 것'이라는 입장의 정조 임금과 '조선은 신하들이 다스리는 사대부의 나라'라고 말하는 벽파, '백성이 중심이 되는 새 세상이 열려야 한다'는 민중 세력이 다투는 드라마의 기본 갈등 구조에 사도세자의 사망에 관련이 있을 법한 헤경궁 홍씨의 미스터리, 정순왕후의 음모 등이 가미되어 있다. 정치와 왕, 백성의 다툼은 최근의 현재의 국내 정세와 맞물려 드마라틱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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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다음 무비 - 정조 임금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세력, 정순왕후와 혜경궁 홍씨 그리고 노론 벽파의 신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세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천명하며 보위에 오른다. 정조의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 장렬하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까닭인지 드라마 전체의 구조는 탄탄하게 잘 짜여져 있고 흥미롭고 재미있게 구성된 편이다. 집중해서 보기에 무리가 없는 내용이지만 중간 중간 지루하게 엮인 몇 장면이나 마무리하는 부분의 파워가 약한 것은 흠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소품이나 제작비의 한계 탓인지 가끔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엉성한 퓨전식 처리라던지 한여름에 눈발이 날리는 장면 등이 거슬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약점을 덮고도 남을 연기력이 극 전체를 지배한다. 사도세자 역의 신인, 조한준이라던지 정약용 역의 박정철, 새로운 혜경궁 홍씨의 해석으로 극을 이끌며 적절히 조율한 정애리, 김상중, 박찬환, 김기현 등의 연기는 적절히 잘 어울려 있다. 주연급으로 등장한 신인 희원과 이선호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은 생경하고 모자라다(물론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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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의 주인공들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에 대한 효심을 핑계로 노론을 경계하곤 했던 정조(노론이 사도세자를 죽였으니 사도세자를 상기시키는 것은 너희는 모두 죽을 수 있다는 협박이 된다)는 무리하게 화성 원행을 자주 하곤 했고 사도세자의 능행 부근에 화성을 축조한 것이라고 한다. 정조에 관한 드라마 중에서는, 사갑연을 치르며 왕가의 비극을 상기하는 이 드라마의 해석이 가장 간결하고 마음에 든다. '영원한 제국(1995)'에 이어 두번째로 정조 임금을 표현할 기회를 얻은 박종원 감독, 그가 만드는 '정조'는 TV 사극과는 다른, 이런 맛이다.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 출연진

가끔 그 검색어로 정보를 찾고 싶어하시는 분이 있어서 올려둔다. 출연진이 워낙에 많다. 역사 속 인물들이 단역 처리가 되어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정후겸이 누군지 한참 고민했다(출처 :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홈페이지). 아래 이미지는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이다. 주연을 제외하고는 대개 단역으로 처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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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한(나재균) - 혜경궁의 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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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김기현) - 노론의 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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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재공(박웅) - 시파의 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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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환지(박찬환) - 노론의 영수(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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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주(김태훈) - 정순왕후의 조카(후에 벽파의 정권을 모두 장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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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선복(김양우) - 벽파의 인물(정조가 가장 증오한 인물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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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완옹주(홍예빈) - 정조의 친고모(선희당 영빈 이씨의 딸로 남편이 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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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군주(설지윤) - 혜경궁의 큰딸(김기성에게 시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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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선군주(이름없음) - 정재화에게 시집간 혜경궁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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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조한선) - 장조로 추촌된 정조의 친 아버지. 5남 3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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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한(허기호) -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이자 노론의 중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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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겸(손영권) - 화완옹주의 남편 정치달의 양자로 권력을 휘두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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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김성겸) - 사도세자의 아버지이자 정조의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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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홍씨(정애리) -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정조의 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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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김상중) - 이산 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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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왕후(김희정) - 영조의 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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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박정철) - 정조의 개혁을 찬성한 시파의 젊은 학자 및 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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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주(한혁주) - 다른 이름 김구주 정순왕후의 오빠로서 노론의 또다른 한축.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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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CJ 미디어 - 실제로 보위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궁궐의 담을 넘은 20명의 자객이 있었다고 한다. 암살위협에 시달렸고 목숨이 위험했다는 말은 픽션이 아니다. 이 일로 인해 노론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 핑계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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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 사도세자의 능이 있는 화성으로 가능 원행의 행차는 수천명의 인원이 동원되는 엄청난 행사였다고 한다. 정적을 견제하면서 자신의 효심을 보여준 정조의 지략이 뛰어나다 할 수 있다. 정조의 늠름한 모습에서 정조 능행도라는 당시의 그림이 연상된다. 병조에서 능행도를 이용하여 시파와 벽파가 논란을 벌이는 장면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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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환지(박찬환)와 김정수(김기현) - 꼭두새벽에 낚시하는 두 남자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왜 그들은 정조 임금과 대립하는 지 과연 '악역'이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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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왕후(김희정) - 15살에 영조의 계비가 된 이후로 무려 40여년을 기다려 순조의 대리청정을 맡게 되고 권력을 손에 여자. 암살설의 중앙에 있는 정순왕후는 어떻게 이 드라마에 관계될까? 정순왕후가 여유롭게 왕을 상징하는 자수를 두며 즐거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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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파와 벽파의 대립은 색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붉은 계열의 옷을 입은 시파와 푸른 옷을 입은 시파, 짙은 색 옷을 입은 민중세력들의 갈등은 제법 짜임새있다. 특히 항상 여유롭게 웃으며 알듯 말듯한 눈빛을 보이는 심환지(박찬환)는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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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에 등장한 혜경궁. 혜경궁 홍씨(헌경왕후)는 죽은 뒤에 장조(사도세자)의 왕후로 추존되긴 했으나 왕인 아들이 효장세자(진종)의 양자로 입적된 까닭에 '혜경궁'이라는 당호는 얻었어도 정식 왕비 대접은 받지 못했다. 폐위된 세자의 부인으로 혜빈으로 눈치 보며 살다 며느리(효의왕후)와 나이어린 시어머니(정순왕후)에게 사배해야하는, 왕의 모후로 살아간 이 인물은 아무리 음모설이 있다고 한들 불행한 왕가의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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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박정철)은 시종일관 정조의 사람으로서 개혁세력을 대표한다. 민중세력과는 또다른, 실리 중심의 개혁자로 등장하는 정약용의 이미지가 한껏 살아난 컷이다. 정조의 생각을 대변하는 개혁세력으로서 젊은 남자로서 암행어사로서 병조참지로서 머리싸움을 벌이는 그의 역할은 드라마를 잘 받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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