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시청률 낮은 '신의 선물' 실패한 드라마가 아닌 이유

Shain 2014. 4. 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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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분들은 드라마 시청률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콘텐츠 품질이 좋아도 시청률이 낮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누구나 비난하는, 문제있는 내용의 드라마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반응은 폭발적인데 시청률이 꼴지인 경우도 있습니다. 닐슨, TNmS 등이 발표하는 TV 프로그램 시청률이 정확한 시청자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여론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죠. 그도 그럴 것이 TV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은 전보다 다양해졌는데 시청률 조사 방법은 여전히 TV를 통한 집계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표본수를 늘려도 기기의 특성상 근본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70,80년대야 TV가 시선을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매체였으니 시청률이 정확했겠지만 현대사회의 TV는 습관적으로 켜두는 장난감같은 것입니다. 가끔 온가족이 월드컵이나 올림픽같은 TV 프로그램에 모두 집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각자 다른 일을 하고 TV 혼자 떠들고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시청자는 장르 드라마 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드라마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집안일을 하며 TV를 켜두는 주부들 경우 잠깐씩 딴일을 해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드라마를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소위 '막장' 드라마의 시청률 비결은 사실 이 부분에 있죠.

TV 드라마는 태생적으로 시청률에 연연할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드라마 제작비 대부분이 광고비에서 나오는데 광고를 협찬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시청률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막장이라고 손가락질하든 유명 연예인이 연기 못한다고 욕을 먹든 간에 일단 시청률이 높게 나와야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불법,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자나 DMB 유저가 늘어봤자 TV 만큼 광고에 보탬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TV 시청자들은 CF를 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니까요.








네티즌들이 한국 드라마의 특징으로 비웃는 '막장' 속성 대부분은 이런 제작 환경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시선을 끌어야 살아남습니다. 드라마 제작 퀄리티가 높고 연기가 훌륭해도 시청률이 안 나온 드라마는 경제적으로 실패한 드라마로 평가됩니다. 한국 드라마에 장르물이 드물고 제작을 꺼리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SBS가 최근 멜로가 중심이 되지 않은, 두 편의 장르물을 월화, 수목 드라마로 내세운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시청률은 두 드라마 모두 10퍼센트 위아래입니다.

물론 '신의 선물 14일'과 '쓰리데이즈' 역시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이라는 생방송 촬영 때문에 제작진들이 애먹고 있는 드라마이긴 합니다만 우리가 흔히 아는 '멜로' 중심 한국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그리고 두 드라마 모두 공통적으로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콘텐츠 파워 지수'에서는 1. 2위를 다투는 인기드라마입니다. 콘텐츠 파워지수란 TV시청률로 측정할 수 없는 TV 콘텐츠의 가치와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해 시청률 조사기관과 CJ E&M이 공동개발한 평가 방법입니다.

콘텐츠 파워 지수에서는 시청률과는 의외의 결과를 보여주는 '쓰리데이즈'와 '신의 선물'




각종 포털의 이슈 랭킹, 검색 랭킹, SNS 호응도 등을 조사하는 콘텐츠파워지수는 TV 시청률과는 좀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신의 선물'이나 '쓰리데이즈'가 시청률은 낮지만 콘텐츠 파워 지수에서는 1위를 차지하곤 합니다. 공식 TV 시청률과는 다른 소위 '체감 시청률'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 '신의 선물'은 10퍼센트도 되지 않는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인 '콘팅'에서 주간 다운로드 순위 1위를 한번도 놓친 적이 없습니다. 즉 네티즌이 가장 많이 다운받은 프로그램이란 뜻입니다(참고자료 : 콘팅 주간다운로드 집계).

최근 MBC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2주 동안 일시적으로 하락해 '무한도전'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기사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시청률이 떨어졌던 그 2주 동안 KBS '불후의 명곡'에는 가수 이선희가 출연했었죠. 호응도가 좋은 스타의 출연으로 시청률이 잠깐 하락했지만 컨텐츠 파워지수나 각종 VOD 서비스, 불법,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무한도전'의 순위는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TV 시청률은 변화했는지 모르지만 고정팬들이나 볼 사람은 알게 모르게 뒤늦게라도 다 봤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TV 시청률과는 다른 시청률 순위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2주 동안 시청률 하락으로 위기설이 있었던 '무한도전'은 다운로드 순위 등에서 변함없었다.


예전부터 TV 프로그램의 질적 가치와 체감 시청률을 반영한 통합 시청률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광고 때문에 무산되곤 했습니다. VOD나 다운로드 서비스는 PPL 이외에는 광고를 삽입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연기자들이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PPL에 대한 반감도 상당해져 더 이상의 PPL은 무리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의 선물'같은 드라마가 보여주듯 TV 시청률로 측정할 수 없는, 시청률 영역이 존재하는 한 새로운 광고 형태가 도입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CF 형태의 광고 이외에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지 않는 형식이 고안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신의 선물' 방송 중에는 각종 포털이 관련 검색어로 도배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고 드라마 중간중간에 등장한 단서를 찾기 위해 검색하고 질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드라마 커뮤니티엔 드라마와 관련된 질문이 하루에도 수천개 올라옵니다. 시청률과 별개로 실패한 드라마가 아닌 셈이죠. 마지막회가 다가올 수록 추리는 시들해졌지만 장면에 대한 해석과 범인 추리글로 도배되는 날도 있습니다. 전 방송사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드라마도 이 정도 반응은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신의 선물'은 TV 시청률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한 것입니다. '신의 선물'의 인기가 과연 TV 광고 시장의 형태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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