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옷소매 고운 끝동, 숙의 문씨의 계략과 제조상궁의 음모

Shain 2021. 12. 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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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이 드라마가 사극이 아니라 역사를 소재로 한 가상의 드라마란 사실을 깨닫게 되네요. 드라마의 주인공은 궁녀고 평범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내밀한 궁중의 역사를 다루는 내용이지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평범한 그 궁녀들의 일상인 것입니다. 제목이 '옷소매 붉은 끝동'이니 자연스레 종종 궁중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뭐 왕족도 아닌 궁녀의 삶에서 역모가 등장하든 어쨌든 역사의 주인공은 '궁녀'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주에 방송된 내용에서 왜 왕족인 숙의 문씨(고하)가 왕족도 아닌 숙의에게 왜 반말을 하느냐는 것과 드라마 상에서 일이 일어난 시기가 좀 이상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긴 궁녀들의 이야기라도 상식적으로 이상하긴 하죠.

 

세손의 또다른 위기가 이제 찾아오고 금등지사를 찾아야한다

 

일단 일이 일어난 시기와 인물(등장인물을 실제와 다르게 설정)은 조정된 것이 맞습니다. 원래 효의왕후가 입궁하고 영조가 죽고 세자가 등극한 이후 반란이 일어나는데 아직 효의왕후는 등장할 기미가 없습니다. 기존 스케줄대로 원래는 짧게 편성하려다 시기가 조정된 듯 보이는군요. 이대로라면 영조는 한동안 왕위에서 물러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래 숙의 문씨는 승은 후궁으로 궁에서 자랐고 궁궐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제조상궁이면 지금은 설정상 궁궐 내부에서 가장 권력이 센 사람이니 그럴 법도 하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정1품의 품계를 직접 하사 받으니 낮은 신분도 아니죠(궁에 단 1명). 원래 상호 존대가 맞겠죠. 뭐 어디까지나 가상의 권력조직이란 설정상으로 가능한 이야기죠. 제조상궁 방안에 다른 방이 존재한다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잖아요.

 

 

 

 

또 한 번 왕실을 발칵 뒤집어 놓은 금등지사

 

이번에도 영조의 등극을 한주 더 미루고 왕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겠네요. 다음 주에는 역사상 금등지사 이야기가 나올 차례인데 이번에도 넘기겠네요. 역시 영조는 명이 참 길어요. 영조의 치매는 나을 기미가 없지만 영조 자신도 왕손을 폐위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진심은 알 수 없지만 몰래 사람들까지 불러 여러 사람들에게 일을 맡긴 걸 보면 뭔가를 할 생각인 거죠. 여기서부터는 드리마 속 상황입니다. 홍정여(조희봉)는 여러 차례 상소를 올려 세자의 뜻을 막으려 한 적이 있습니다. 홍정여의 이간질을 듣고 영조는 안부도 묻자 않은 채 호부를 거둬갑니다. 이 일은 호부를 거둔 일은 제조상궁(박지영)이 남몰래시킨 일이었습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세손에게 너무한다 싶죠.

 

영조는 대노하고 혜경궁은 세손은 죄를 뒤집어쓴다

 

그 사이 세자가 제조상궁과 궁녀들 사이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을 알게된 성덕임(이세영)은 그녀를 구해주기 위해 궁궐을 침입하고 궁궐 안에서 궁녀들의 비밀통로를 발견합니다. 그 비밀 통로에는 남들에 안 보이게 감추어둔 박상궁(차미경)도 있었죠. 성덕임이 어디 있는지 찾았지만 이미 덕임은 자리를 피한 뒤였습니다. 그리고 화완옹주(서효림)에게 제조상궁은 이제 영조가 왕위에서 물러날 것 같으니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이제 출궁 하게 된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내용은 화완옹주를 자극하기 위한 말이었을 것입니다. 영조와 화완옹주는 성격이 똑같으니 그런 말에 자극을 잘 받죠(사실 영조, 사도세자, 정조 셋다 성격이 비슷합니다).

 

제조상궁이 또 한번 그들의 이간질에 끼어듭니다. 온 가족이 모인 잔칫날 차례차례 음식을 내오는데 그 사이 음식이 바뀐 것입니다. 숙의 문씨와 화완옹주의 짓이었죠. 영조가 그토록 싫어하는 게장과 감을 함께 올렸으니 최대의 위기랄 수 있습니다. 예고편을 보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어깨에 자신의 어깨 위의 문신을 드러낼 모양입니다. 세자는 혜빈(강말금)의 죄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됩니다. 영조는 게장과 감을 굉장히 싫어했는데 그 두 가지 음식은 영조가 경종을 독살했다는 루머에 시달리게 만든 그 음식입니다. 영조는 그 음식을 보며 진짜 화들짝 놀랍니다. 세자가 음식을 내어놓을 차례가 되어 감과 게장이 나오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화완옹주와 숙의 문씨는 음모를 꾸미고 두 사람을 곤란하게 한다

 

예고편을 보니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면서 뒤집어쓸 모양입니다. 영조는 대로하여 너를 쫓아낼 수도 있다 겁박하고 세손은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합니다. 어떻게 하든 누명을 벗어야 하는 처지에 덕임의 도움이 절실해지고 성덕임은 어깨 위에 새겨놓은 문신을 보여주며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문신은 성덕임의 어린 시절 새겨놓았다는 익위사의 문신이었습니다. 세손의 익위사는 사도세자의 죽음과 연루되어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어린 남매를 두고 울먹이던 그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어 세손을 돕는 듯합니다. 그리고 사도세자가 남긴 그 내용은 아무래도 박상궁(차미경)이 함께 보관 중이었나 봅니다. 이거 잘하면 제조상궁도 잡고 세손 무리도 모두 처형하고 좋은 기회입니다.

 

'금등지사(金縢之詞)'란 위키 백과에 의하면 '억울함이나 비밀스러운 일이 있어 후세에 이를 밝혀 진실을 알게 하는 문서'라고 합니다. 사도세자의 금등지사이니 사도세자가 왜 죽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남겨져 있겠죠. 사도세자와 혜빈이 겪은 일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도세자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미친 행동을 많이 했다는 점에는 많은 부분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아무리 미쳤어도 백 명이 넘는 사람을 죽여서 시체를 들고 다녔다는 건 좀 - 목격자가 많은 이야기). 빙애 모자의 죽음부터 그들이 숨긴 이야기가 너무 많죠. 그들이 알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확실한 것은 영조가 자식에게 정말 못되게 굴었다는 점만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숙의 문씨는 대표적으로 세손을 괴홉힌 인물이다

 

영조에겐 자식이 꽤 많았는데 그중 일찍 죽은 효장세자와 사도세자를 제외하면 모두 딸이었습니다. 물론 빙애가 낳은 두 아들이 더 있긴 했지만 영조는 그 아들의 존재를 대놓고 무시했습니다. 뭐 따지고 보면 효장세자의 자식들이니 남이나 마찬가지지만 똑같은 손자인데 달라도 너무 다른 대접이었죠. 그리고 차별도 대놓고 했는데 기분 소리를 하거나 나쁜 말을 들으면 귀를 씻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대신 같은 딸인데도 대접이 다른 딸이 있었습니다. 화완옹주는 이례적으로 궁 안에 살게 하고 정성왕후가 죽었을 때는 가지 않아도 화완옹주의 아들이 죽었을 때는 찾아가더란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한마디로 차별의 아이콘이었던 거죠.

 

 

 

 

 

속셈이 빤한 왕실 사람들 - 홍덕로, 정백익, 혜빈 등등

 

그런 상황에도 아마 화완옹주의 눈물은 진심이었을 것입니다. 제조상궁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 휘둘려 그렇게 행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세손 주변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속셈이 빤합니다. 특히 세손 주변에서 어슬렁대는 홍덕로(강훈)같은 인물은 언젠가 한자리 차지할 것이란 욕망이 눈에 보입니다. 어린 세손을 도와줄 사람이란 믿음과 의리가 없었다면 진작 내쳐졌을 인물입니다. 특히 거짓말로 자신이 책장을 찢어 세손을 도왔노라 내세웠지만 그것도 덕임이 한 일이었습니다(이 부분은 실제 역사와 다른 부분입니다). 야망이 크고 대단한 인물임에는 분명하지만 후궁 자리 때문에 주변에서 알짱거리고 있겠죠. 언젠가는 은혜를 갚으라 할 타입입니다.

 

영조와 중전은 즐거워하고. 그때 게장과 감이 등장하는데

 

화완옹주의 양자로 등장하는 정백익(권현빈)은 이상하게 세손의 눈치를 자주 봅니다. 실존인물이라면 이 사람이 정후겸일 테고 정후겸과 정백임은 사람 됨됨이가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그는 세상의 중심이 화완옹주인 사람이라 화완옹주가 죽으라 하면 죽는시늉까지 할 인물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좀 아는 것 같고 특히 눈치 보면서 제조상궁 주변을 왔다 갔다 할 땐 뭐 때문에 그러는 걸까 싶더군요. 뭐 완전 악인은 아닌 것 같은데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반면 현실에서라면 가장 큰 문제는 혜빈이 되겠죠. 실제 역사와는 다른 인물이길 기대하는데 혜경궁 홍씨의 사서는 너무 유명해서 그러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묘사한 세상 억울한 일 밖에 없는 인물이 될 테니 말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다른 묘사 덕분에 드라마가 정조와 세손의 사랑이야기로 종결될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극 중에서도 나는 다르게 살거라는 말을 했던 거 같기도 하고요. 효의왕후는 그 상태로라면 등장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원빈(박서경)의 등장 여부에 따라 내용이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뭐 어떻게 드라마가 마무리될지는 제작자에 달린 거겠지만 실제 이야기로 드라마를 만들어도 얼마든지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 방송 관계자가 잘 알았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반발이 컸던 제조상궁 부분은 드라마 가상의 이야기라는 걸 명심하지 않으면 납득이 안 갈 것 같아요. 이 드라마 제목은 '옷소매 붉은 끝동' 즉 이것은 궁녀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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