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다시 쓰는 드라마 이야기

내일, 김희선은 왜 갑자기 우울한 드라마를 찍었나

Shain 2022. 4. 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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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에 드라마의 주인공 4명이 등장해 '자살 예방 상담전화'를 찍었더라고요. 첨에는 화면을 안 보고 넘어갔고 두 번째는 저 사람들은 무슨 메시지 때문에 출연한 걸까 싶어 유심히 보았습니다. 자살 예방, 생각지도 못한 주제였기 때문에 복잡한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사람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죽음을 선택했을 건데, 어떤 사람은 숙연하게 그 순간을 맞이했겠죠. 이런 드라마 앞에는 의례적으로 붙는 자살 예방 캠페인 덕에 드라마가 '죽음'을 다루는 우울한 드라마구나 하고 새삼 느꼈고 느꼈습니다. 문제가 있을 것 같으면 조심하면 되지 않나 싶기도 했고요.

 

구련은 어쩐지 특별한 사연이 있어서 지옥 속의 고통을 견디는 것 같다.

 

주제나 목표가 특이한 드라마라는 건 첫 편에 이미 충분히 설명이 된 것 같고 그랬으면 다음 질문은 '왜'가 되겠네요. 구련(김희선)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저승사자입니다. 최준웅(로운)은 쉽게 만만해서 합격할 것 같았던 입사시험에서 똑 떨어집니다. 입사 시험도 내가 더 잘 본 거 같고 상대방은 버벅거리기까지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덕분에 이번엔 내가 붙는다며 엄마(윤유선)에게 설레발도 친 상태입니다. '설마 내가 떨어지겠어' 싶었던 거죠. 아들에게 신이 나서 기뻐하고 한턱 쏘겠고 했습니다. 그런데 각해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그 희귀한 '탁'씨 성 평소에는 듣기도 힘든 그 성을 오늘 여러 번 봤더랬죠. 그때서야 준웅은 그 회사가 탁씨의 일가들의 회사라는 걸 눈치챕니다. 안타깝다는 빈말은 수도 없이 들었고 - 이번에도 불합격입니다. 최준웅은 술을 마시고 한강 다리로 갑니다. 술에 취해서 울컥하면 사람들이 쉽게 위험한 선택을 한다고. 극 중 준웅도 딱 그런 상태였습니다. 물에 빠지러는 그런데 준웅은 상대방을 구하려고 했고 그 일이 잘못되어 그 과정이 잘못되어 준웅은 물에 빠져 버리죠.

 

최준웅은 사람을 살리려고 팔을 잡았지만 한강에 빠지고 코마 상태가 된다.

 

김희선이 주연인 건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정보는 모두 모르는 상태라 시청에 유의할 한 심각한 장면이라도 포함되어있나 하는 기대감과 호기심이 일단 들고 - 그런 류는 잘 본 적이 없어서 어떤 종류일까 궁금해지더군요. 한없이 끝이 없는 절망으로 사람을 밀어 넣는 류나 답답한 류는 제가 싫어하기 때문에 - '답이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답이 있는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애초에 이 드라마를 고르면 안 되는 것이었을까요.

 

이 끝을 알 수 없는 답답함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 전반적으로 우울한데 분위기를 애써 띄우려고 하니 그 반작용이 생기는 것일까 - 오버하는 연기가 부담스럽기도 하네요 - 그 언밸런스함에 살짝 짜증이 올라옵니다. 드라마 자체가 약간 우울한 타입이란 건 잘 알겠고 - 놀랍게도 첫회의 시청률은 7.6퍼센트 정도였고 2회는 급격히 하락해서 3.4밖에 되지 않네요. 대충 드라마를 훑어보기만 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 파악은 힘들지만 다른 건 몰라도 드라마가 짜증을 유발했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겠어요.

 

사실 최준웅이 떨어진 건 팔목의 표식을 발견하고 말어냈기 때문이다.

 

말을 주인공의 말을 안 들어도 너무 안 '들어 쳐먹으니' 아무리 시놉시스에 따라서 움직이는 배우일 뿐이라고 해도 '하지 말라면 좀 하지 마' 그런 생각이 들면서 짜증이 날 수밖에요. 배우들은 일단 독설과 하지 말라는 말을 들을 준비가 된 사람들인데 - 아무리 등장인물들이 혐오스럽다, 사람이 죽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도 상황이 반복되면 가상의 인물에 작은 정도 배려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답니다. 그런데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짜증 나는 행동을 계속하니 보는 사람은 화가 날 수밖에요.

 

원래 어떤 사람은 하지 말라는 걸 할수록 만족하는 타입이 있고 어떤 사람은 그 반대로 그러지 말고 용기를 내라 같은 긍정적인 격려에 힘을 내기도 합니다. 첫회에서는 연탄을 피워 죽겠다는 인물을 긴박하게 살려내 그들을 죽겠다는 그들을 말렸고 다행히 그들의 선택은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팀들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대충 봐서는 파악이 안 되네요. 그 동네는 아무래도 주인공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죽음을 막아야 하는 인물들인데 반복적으로 싫은 상황을 보여줘서 그 상황을 보고 힘을 내게 하는 모양인데 - 이러려면 차차리 최준웅 역할의 입을 막는 것도 나았을 듯합니다.

 

평범한 저승사자가 사람을 살리겠다는 세상에 공존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이 드라마를 보고 '쌍갑포차(2020)'를 떠올렸습니다. 사랑에 빠졌다가 이뤄지지 못한 커플, 얼굴도 모르고 태어나는 지지리도 운 없는 아이 무엇보다 서로 바뀐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설정은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이야기거든요. 이 드라마의 특징은 저승 이야기를 넣되 사람을 살리는 내용이 들어간다는 점인 듯합니다. '내일'이란 드라마의 저승도 매력 있지만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쌍갑포차의 저승도 익숙해서 괞찮았던 기억이 납니다. 뭐 '오늘'의 저승은 세팅도 설정도 굉장히 현대적이고 도시적이네요.

 

 

 

 

 

 

'내일'은 어떤 타입의 드라마가 될까

 

대부분의 시청자가 그렇듯이 저는 드라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일단 드라마 초반부터 등장하는 이승과 저승의 이미지로 봐서 구련(김희선)은 오랜 시간 동안 피곤하게 구천을 떠돈 것 같습니다. 뭐 그 세계에서 이 저승이란 공간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벌'을 받아도 지치지 않은 것 같죠. 지옥에서 돌아왔다는 건 사전예고에 쓰여 있고 목적이 있어서 온 건 알겠는데 보통 이 또래의 여성이 힘들게 뭔가를 찾아 헤맬 땐 이성이나 자식을 찾아 떠도는 경우가 많던데 -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확실한 건 현대적으로 꾸민 주마등의 설정이 칙칙하지 않아서 저승 화면보다는 낫다는 것입니다.

 

죽지 못한 구련과 옥황상제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한데

 

구련은 일단 살려달라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어떤 주제인지는 몰라도 옥황(김해숙)에게 '제발 잊게 해 달라'라는 말도 했어야 하나 봅니다. 구련은 표정이 약한 변했지만 마치 입 다물기로 한 사람처럼 굴죠. '살려주던가'나 '나가게 해 주던가' 같은 말에도 뭔가 일부러 잊어버리기로 한 사람처럼 무심합니다. 혹시 헤어진 인연과의 사연이 그리 절절한 건지. 옥황과 구련의 비밀은 두 사람만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회한도 원망도 없는 이곳이 무슨 지옥이냐'라는 말은 아무리 가둬놔도 소용이 없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 '반드시 네가 구해야 할 사람'이란 대체 누구일까요. '그의 죽음을 막으라'는 말도 그렇고 모두가 암호 같고 미스터리하지만 일단 구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자'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구련의 얼굴은 생기(!)를 띄고 마치 그제야 살아갈 희망이 생긴 사람처럼 변했죠. 그리고 선택한 인물이 또 최준웅이군요. 구련의 말에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다시 코마 상태로 돌아간 건지 아니면 그의 변심이 어떤 계기가 될지 몰라도 일단은 최준웅에게 그 사람이 어떤 의미인지가 가장 궁금하네요.

 

'내일'에서 묘사된 복수는 뭔가 피상적이고 겉도는 이야기같다.

 

드라마는 처음에 구련에 선택에 대해서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마도 저 팔에 묶인 실은 생존을 위한 표식 같은 것인지 매우 거칠게 잘려있군요. 드라마 전체가 워낙 궁금증을 불러오는 타입이라 한동안 시선을 잡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드라마가 초반에 너무 우울하고 짜증이 나고 어떤 부분은 직설적인 독설을 날릴 수 없어서 뭔가 의문스럽게 지나가는 느낌도 있고 무엇보다 '죽고 싶다'는 기분을 가진 사람들에 드라마의 자극이 아무 영향도 끼지치 않을까요?

 

애초에 자살 예방 캠페인을 할 정도로 위험한 드라만데 싶어서 좀 답답하기도 해요. 어떤 점 때문이 김희선은 이 드라마를 찍은 거죠? 궁금합니다. 그 부분이 궁금하기도 하고 자살 예방이 효과가 있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일부러라도 방송해야 하는 건 맞는데 삶과 죽음에 대해 언급해도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지 않나 싶어서 좀 아쉽기도 하네요. 죽음을 다루는 드라마는 많거든요. 지금은 그냥 출퇴근 시간만 지키는 걸로 보이는 임륭구(윤지온) 이사람도 뭔가 수상하고 - 출퇴근 지키는 프로 출근러라도 등장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결과가 나오겠죠.

 

요즘은 설정 핸드폰으로 세팅하고 도표도 그리는 저승 시스템이군요.

 

그런데 옥황 역할 김혜숙 씨 - 저 야쿠르트 아주머니 아무리 봐도 너무 특이한 게 충분히 수상해 보이거든요. 말이 너무 많긴 하지만 -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이어가는 최준웅을 보고 놀라지 않은 건 최준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원래 특이한 타입의 성격이라서 그렇다고 쳐도 특별한 인물인 것 같다는 확신이 들죠. 또 최준웅을 바로 살려주지 않고 코마 상태에 빠지게 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설정 때문인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아무튼 드라마의 다음 편이 좀 더 희망적이어야 할 텐데 - 다음 주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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