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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신성우 콧수염 깎다

Shain 2010. 12. 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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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즐거운 나의 집'은 '욕망의 불꽃'과 더불어 아시안 게임의 피해를 본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즐나집'은 미스터리 스릴러 속성이 있어 결방없이 꾸준히 연재되어야 긴장감이 유지되는 드라마 인데 긴장감을 무너트리는 결방이 있으면 재미가 반감하기 마련이지요.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꾸준히 이어갈 수 없다는 건 치명적인 약점인 거 같습니다.

어제 방영된 내용은 여전히 성은필(김갑수) 죽음의 미스터리를 안고 가는 주인공들의 갈등입니다. 모윤희(황신혜)는 자신이 성은필의 머리를 와인병으로 때렸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하고 성은숙(윤여정)은 남이 알까 두려운 동생의 약점을 감추면서 모윤희를 몰아낼 궁리를 합니다. 김진서(김혜수)는 민조(남다름) 때문에 윤희에 대한 관심을 잠시 끊었지만 형사 강신우(이상윤)에게 협조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모윤희의 아버지 모윤하가 실제 정체인 이준희(이호재)는 성은숙을 만난 이후에도 꾸준히 딸이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성씨가와 김진서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이준희는 어제 방영분에서 드디어 시청자들에게 한가지 비밀을 폭로했습니다. 성은필에 의해 국내에 머물며 화가로 성공하게 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인데 은필이 죽던 '그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이준희가 일부 밝혀줄 수 있겠군요.



무릎꿇는 시간강사와 권력자

극중의 모윤희는 늘 하루하루를 걱정해야하는 어려운 시절을 겪었지만 이젠 이사장의 미망인으로 자신의 재산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시누이들이 자신을 무너뜨리려 하고 진서가 의심을 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그녀를 무시할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진서 역시 정신과 의사로 남에게 조아리는 비굴한 일을 겪지 않아도 되는 처지의 인물입니다. 자식이 위험에 처한 순간 외에 진서가 무릎꿇을 일은 없죠.

아직까지 시간강사인 진서의 남편 이상현(신성우)은 다릅니다. 사기꾼과 진짜 대학이사장을 구분하지 못해 오천만원을 사기당하기도 하고 경계없이 행동하다 바람을 피우는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의 이 분별없는 행동의 원인은 대부분 아내에게 돈벌어다주고 존경받는 교수, 떳떳한 가장이 되고 싶다는 열등감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의 행동으로 고통받는 아내, 아이까지 납치되어 미쳐버리기 직전인 아내 진서가 자신에게 모진 말을 할 때 마다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아내가 자신 때문에 화가 났단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아내에게까지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곤 하는거죠.

어제 등장한 장면은 이상현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무너트릴 만한 충격적인 무릎꿇기였습니다. 최근 매값 폭행으로 유명한 모 업체 사장이 약자인 탱크로리 운전사에게 했듯이 폴리페서 탁경환(정원중)은 동료교수들과 힘을 합쳐 이상현을 무릎꿇게 하고 모욕을 줍니다. 이상현의 동서 허영민(송영규) 역시 살아남기 위해 바닥을 기고 술 한잔 달라며 탁경환에게 아부하는 모욕을 견뎌냅니다.



이상현, 콧수염을 깎아내다

드라마 시작부터 이상현의 이미지가 깔끔하지 못하고 지성인의 역할을 하기엔 지나치게 어눌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그의 캐릭터가 '자유로운 영혼'이라며 그의 차림새를 옹호하기엔 그 외모를 고수해야할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신성우의 연기력이 어정쩡해서 그의 캐릭터를 잘 표현하지 못하고 있단 지적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의 캐릭터는 가진 것없는 양심있는 지식인으로 능력없는 가장으로 애매한 성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유부단하고 남의 음모에 휘둘리는 그의 캐릭터가 10회부터는 변화의 조짐을 보입니다. 힘있고 강력한 이상현의 캐릭터가 등장할 것 같더군요.


탁경환이 제자의 논문 주제를 가로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해 항의하러 갔던 이상현은 오히려 엄청난 굴욕을 당하고 부인에게도 냉대받는 자신의 처지를 철저히 깨닫게 됩니다. 모윤희를 제거하고 싶은 성은숙의 음모가 진행될수록 탁경환의 권력 역시 승승장구할 것입니다. 자식이 납치당했다는 사실에도 진서에게 화를 내는 상현을 보고 진서 역시 마음이 상한 상태입니다.

그는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나겠다며 머리를 깎고 콧수염을 밀어냅니다. 오늘 방영분에서는 모윤희와 성은숙의 싸움에 휘말려 그는 권력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리고 성은필이 죽던  그 날, 무슨 일이 알고 있는 이준희, 즉 모준하의 발언이 어떤식으로든 그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유현미 작가의 역량을 기대해보는 순간입니다. '다른 사람'이 되려하는 그에게는 어떤 변신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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