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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공주능력평가 백점맞기

Shain 2011. 1. 2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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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방송을 보고 이설(김태희) 공주님을 잠순이라 놀렸더니 박해영(송승헌)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공주님은 이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오랜 잠에서 깨어 왕자를 만났을 때처럼 심장이 두근거려 잠도 자지 못하는 공주님을 어쩌면 좋을까요. 궁에서 예비 공주로 한발한발 황실 재건을 위해 나아가는 이설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도 잊고 사랑에 빠질 것 같습니다.

해영은 해영대로 할아버지 박동재(이순재)에 대한 원망을 잠시 접기로 합니다. 오랜 연인 오윤주(박예진)의 말대로 속마음이 여린 해영은 자신 때문에 아버지의 추문이 공개되고 어머니 다복(임예진)에게 파양당한 이설을 조금쯤 동정하게 됩니다. 할아버지의 어색한 '마마' 호칭도 이상해 죽겠는데 대통령의 부탁대로 할아버지의 '공주놀이'에 동참하기로 한 이 천재 사무관은 어쩐지 자꾸 공주가 눈에 밟힙니다.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1953)'의 앤공주는 자신이 공주란 사실을 밝히고 싶어하는 조 브레들리 기자와 로마를 헤매고 다닙니다. 평소에 못해본 일을 마음껏 해보고 싶었던 공주는 트래비 분수 앞 계단에서 마음놓고 아이스크림도 먹어봅니다. 그곳에서 장난치던 두 연인의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박해영과 이설이 함께 사는 궁에도 마침 아담한 분수가 있습니다.

지난 번에도 언급했듯 이 드라마는 영화 '로마의 휴일'과 '마이 페어 레이디'와 비교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길거리에서 자라 교양도 예절도 부족했던 일라이자를 여왕 앞에 귀부인처럼 내놓는 내용도 유사하지만 갑자기 환경이 바뀐 여주인공이 분수 앞에서 낯선 남자와 어울리며 사랑에 빠지는 내용도 많은 부분 모티브가 비슷합니다. 침대에서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역시 앤공주가 떠오르네요.



공주능력평가 시험지엔 비가 내린다

하필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는 해영의 꿈을 어렴풋이 꾸었는데 침대 앞에 서 있는 해영을 본 이설은 깜짝 놀랍니다. 자다 깬 이설에게 '백설공주 죽다 살아나서 왕자님 본 눈빛'이라며 놀려대던 해영은 그날부터 공주를 교육시키는 책임자가 되지요. 조만간 영국의 여왕도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니 헨리 교수가 일라이자를 여왕 앞에 세웠던 것처럼 이설을 당당한 한국의 얼굴로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공부에는 영 재능이 없어 보이는 이설 공주의 '공주능력평가' 시험지엔 비가 내립니다. 단 한문제도 맞추지 못한 빵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하루 종일 이설을 놀려대는 박해영은 이설이 시험지를 뺐으려 아둥바둥하는 모습을 보며 몹시 즐거워하는 듯 합니다. 두 사람의 다정한 다툼은 질투가 날 정도로 아기자기하기만 한데 그런 와중에도 왕실의 주인인 공주님이 해야할 일은 늘어만 갑니다.

이설 공주님의 롤모델은 오드리 햅번이 연기한 앤 공주님. 답답한 공주 생활을 탈출했던 앤공주.


하긴 조선 시대에도 놀고 먹는 것만 같았던 왕실의 사람들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정사를 돌봤다고 합니다. 왕은 자리에 앉아 신하들의 보고를 받고 지시하고 학생들을 독려했으며 내명부는 궁안팍의 사람들에게 예의범절을 솔선수범해야하는 의무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명예를 살려보겠다고 나선 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걸 알았지만 이설 공주님 정말 마음 독하게 먹어야할 것 같네요.

꽃을 팔던 일라이자는 왜 헨리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레이디'가 되기로 맘먹었을까요. 이설 공주는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해 준다는 게 생각 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닫고 적이라면 적일 수 있는 박해영의 도움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황실 재건 국민투표까지는 앞으로 두 달. 힘차게 박해영의 도움을 받아들이기로 해보지만 공주님도 모르는 공주님의 마음은 어쩐지 다른 운명을 예고하고 있는 듯 합니다.



공주님,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설의 언니 이단(강예솔)과 박해영의 애인 오윤주는 노력하지 않아도 행운을 차지하는 이설을 싫어합니다. 이설이 '어릴 때부터 운이 좋았다'는 이단의 질투는 특이한 케이스지만 박해영 집안의 재산을 자신이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던 윤주에겐 자신의 공든 탑을 하루 아침에 거저 뺐어간 사람이 바로 이설입니다. 공주 공부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이설에겐 적들만 자꾸 늘어갑니다.

공주님에겐 두 명의 왕자님이 기사 노릇을 해주곤 합니다. 늦잠자는 공주를 깨워가며 공부시키는 해영 왕자도 멋지지만 황실재단의 이사로 임금님의 '대나무밭' 노릇을 해준다는 남정우(류수영) 왕자님도 정말 멋진 사람입니다. 해영은 알고 보니 노력파 재벌 3세로 공주님을 충분히 가르치고 교육시킬 자격을 갖춘 남자였고 정우는 따뜻한 마음과 시선으로 공주에게 조언을 해주는 교수님이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해영과의 '베드신'을 찍으며 수선을 피웠던 공주님은 해영 때문에 심장이 뛰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천천히 해영에게 빠져드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는 이설은 자신이 남정우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해영 역시 자신의 짝은 윤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의 존재를 마음 속에서 키워가기 시작합니다. 윤주가 그런 두 남자의 변화를 모를 리가 없죠.

엄마와 파양 서류를 작성한 이설은 밤새도록 펑펑 울고 슬퍼합니다. 앞으로 겪어야할 시간에 비하면 이 눈물은 시작에 불과할 거에요. 자신을 싫어하는 이단과 오윤주는 공주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이설을 괴롭힐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위기를 극복하게 해주는 건 두 사람의 왕자님들이겠죠. 사랑에 빠진 이설 공주님, '열공'의 의지를 불태워야할 공주님의 눈에서 설레임의 하트가 뿜어져 나올 것 같지 않습니까.

이설 공주님의 롤모델은 '로마의 휴일'의 앤공주님입니다. 방한하는 영국 여왕을 맞으려면 배워야할 것이 태산같은데 이래서는 국민투표에 통과하기는 커녕 오윤주의 말대로 끌어내려지게 생겼으니 우리 허당 공주님, 이것 참 큰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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