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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시가와 비교할 이유없다

Shain 2011. 1. 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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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맨틱 코미디로 성공을 거둔 'SBS 시크릿가든'의 인기를 소문으로 들었지만 저는 단 한편도 제대로 본 적이 없고 지나가다 잠깐 본게 전부입니다. 많은 분들이 호평하시고 사랑하시는 드라마라 꽤 재미있을 거라 짐작하고 있지요. 로맨틱 코미디 영화나 드라마를 일부러 골라 보던 편은 아니기 때문에 '마이 프린세스'가 아주 간만에 시청한 속칭 '로코물'입니다.

'시크릿 가든'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시청을 하다 보니 늘 '폼잡기'를 좋아하던 송승헌의 속눈썹도 약간 부자연스러운 이미지의 연기자였던 김태희의 '망가짐'도 인상적으로 다가오더군요. 평소 로맨틱 코미디는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해왔었지만 첫회부터 아주 쉽게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그간 블로그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배우 송승헌, 김태희에 그닥 관심도 없고 연기력도 인정한 적 없는 안티에 가깝거든요.


'마이 프린세스'의 경쟁작 'SBS 싸인'이 이번주에 시청률 1위를 재탈환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수목 드라마는 'SBS 대물'이 20%가 넘는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후속 프로그램인 'KBS 프레지던트'와 '마이 프린세스' 그리고 '싸인'이 경쟁하며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인데 각각 장르가 다른 세 프로그램이 우열을 가릴 수 없어 앞으로도 엎치락 뒤치락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제 방영분에서 양부의 문화재 범죄 사실이 폭로되어 박해영(송승헌)을 원망하던 이설(김태희)은 엉엉 울며 슬퍼하고 해영은 그 모습을 보며 어쩐지 마음이 한구석이 아립니다. 남정우(류수영) 교수는 이설이 평생을 연구하던 살아있는 황실의 역사라며 해영을 앞에 두고 이설의 흑기사를 자처합니다. 오윤주(박예진)는 이설을 치기 위해 또다른 작전을 짜죠. 네 남녀의 얽히고 섥힌 사랑놀이는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로맨틱 코미디는 거의 비슷하다

최근 인터넷 로맨스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는 현대극 종류가 많습니다. 인터넷 소설류를 검색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설의 배경과 상황 설정은 조금씩 달라도 부유하거나 강인하고 단단한 멋진 남자주인공과 조금은 독특하고 평범하지만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의 티격태격이 주된 내용입니다. 시대는 삼국시대, 일본, 중국, 미국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선택됩니다.

'마이 프린세스'가 파격적으로 현대적인 황궁을 사랑의 배경으로 선택했지만,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소설 중에는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창작된 것도 있습니다. 주인공들 간의 운명적이고 뜨거운(?) 사랑을 강조하기 위해 부모들끼리 원수 집안인 '로미오와 줄리엣' 구조로 구성된 것도 많죠. 독자 입장에선 황당하기는 해도 최근의 로맨틱 코미디의 추세가 그런듯 합니다.


'SBS 시크릿가든' 역시 두 남녀 주인공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은 기본적인 줄거리가 됩니다. 자란 환경이 달라 자주 충돌하고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두 사람이 첫눈에 반한 듯 마법에 걸린 듯 사랑에 빠지고 죽음의 위기를 겪는 등 갈등하는 게 에피소드별 주된 이야기입니다. 이런 뻔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전체의 색이 분명해 각 소설이나 드라마 만의 고유 매력이 생기는 거죠.

'마이 프린세스'는 그런 전형적이고 진부한 로맨틱 코미디의 특유의 구성에 로코는 전혀 찍어본 적 없는 배우, 김태희와 송승헌이라는 액센트를 준 셈입니다. '마이 프린세스'는 태생이 로코물이기에 아류작이란 표현을 굳이 쓰지 않아도 '시크릿가든'과 비슷하게 되어 있고 홍보 포인트를 차별화된 내용이 아닌 '의외성있는' 배우에 둘 수 밖에 없습니다. 장르 자체가 한계를 타고난 셈이죠.



물론 마프 만의 과제는 있다

'SBS 시크릿가든'의 김은숙 작가가 '마이 프린세스'에 합류해 더욱 방영이 끝난 드라마와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두 작품 모두 같은 장르이긴 해도 별개의 드라마로 비교에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한 드라마는 스턴트우먼을 비롯한 전문 영역을 도드라지게 보여줬지만 나머지 한 드라마는 협찬이 많이 필요한 화려함을 강조하고 있지요. 장단점이 서로 다른 드라마 아닐까 싶습니다.

태생의 한계 속에 두 주연배우의 연기력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지만 무엇 보다 중요한 건 매력있고 흡입력있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로맨틱 코미디에 바라는 것은 복잡하고 진지하고 어려운 연기 보다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일 것입니다. 혹은 시청자를 가슴 뛰고 설레게 하는 장면들이 연출된다면 해영이 이설을 쳐다보듯 눈을 뗄 수 없겠죠.


주연배우 두 사람은 평소 진지한 역할을 자주 맡아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오히려 로코물에 익숙치 않은 낯선 사람의 시선으로는 그럭저럭 합격점을 줄만합니다. 황궁 안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고전 영화를 연상시키는 은근한 분위기는 사랑의 무대로서 제법 적격인 것 같구요. 무엇 보다 두 주연을 쥐고 흔들어줄 류수영과 박예진이 드라마를 탄탄히 받쳐주는 편이라 앞으로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네요.

이제는 '공주로서의 자각'이 생긴 주인공 이설이 어떻게 오윤주의 음모를 뚫고 황실의 주도권을 되찾을 것인지 그리고 해영과의 사랑에는 또 어떤 위기가 찾아올 것인지 '마이 프린세스'는 본궤도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벌써 드라마의 절반이 지나갔네요. 다음주에는 원수같은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급진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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