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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대한 블로깅을 하다 보면 유입되는 검색어 통계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걸 검색하시는 분들도 많고 의외로 사람들이 알고 싶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들도 제법 많이 검색합니다. 'KBS 근초고왕'이 10%대의 낮은 시청률을 보이며 다음뷰나 뉴스 사이트의 관심을 못 받는 것같지만 검색어 유입 1위를 차지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드라마 '로열 패밀리' 역시 지난주 10% 미만의 낮은 시청률을 보였지만 드라마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 검색 유입이 제법 많더군요. 역시 광고 완판이 되는 드라마다운 결과입니다. '인간의 증명'이 이 드라마의 원작으로 밝혀진 이후엔 원작 속 이야기를 검색해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소재는 차용했지만 첫부분은 권음미 작가의 순수 창작이고 전체 기획은 '선덕여왕'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아이디어라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원작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주제인가 봅니다.



지난번에도 포스트를 작성했듯이 '로열 패밀리'의 원작은 재벌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원작은 세 가지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차분히 묘사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메시지가 강한 편입니다. 한국 드라마로 태어나면서 완전히 새로 창작되어 현재 방영되는 내용은 원작과 달리 일종의 '재벌 판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호원 동원, 스캔들 조작, 감금 등 재벌가에서 있을 법한 가치관과 캐릭터들을 탄생시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과장된 카리스마로 JK그룹을 이끌어가는 악마 공순호(김영애)는 김인숙(염정아)을 K라고 부르는 등 고의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아무도 자신을 거스를 수 없게 만듭니다. 묘하게 그녀의 캐릭터는 설득력이 있고 덕분에 드라마에는 K든 한지훈(지성)이든 조현진(차예련)이든 공순호의 재력과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전제조건이 생깁니다. 그런 공순호에게 빈틈이 생긴 건 JK가문을 20년 동안 보필해온 엄기도(전노민) 집사가 K의 편을 들기 때문입니다.



엄집사는 K의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외국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있겠지만 한국에서 '집사'의 이미지는 그닥 좋지 않습니다. 일제 시대나 조선 시대에 점잔 빼느냐 조용히 뒷전에 있는 양반들을 대신해 소작농들과 노비들을 들볶던 존재, 청지기나 마름같은 역할을 하던 사람들이 기존의 집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양반가 자제가 저지른 일들을 돈푼 깨나 쥐어주며 몰래 뒷수습하러 다니는 것도 그네들 몫이고 주인을 거스르는 사람들을 멍석말이 시키는 존재들도 그들입니다. 꼭 필요한 지저분한 일을 대신해주면서도 입이 무거운 중간 관리자, 집사란 그런 느낌을 가진 사람들이죠.

늘 차분한 목소리로 사람을 대하는 극중 엄기도 집사의 역할도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공순호 여사를 대신해 K를 감금하고 집안 곳곳을 수색해 불온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 지 보고하는 그는 재벌가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극중 소개된대로 '로열 패밀리' 관리엔 이골이 난 사람이라 스위스 집사학교에서 초빙할 정도의 프로필을 자랑합니다. K가 여기저기 봉사활동을 나설 때 빠지지 않고 따라나가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18년 동안 없는 존재로 무시당하며 불면증에 시달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던 유령같은 김인숙. 수면제 없이는 잠도 자기 힘든 그녀를 그림자처럼 감시하던 엄집사가 'K'에게 아저씨라 불릴 만큼 친밀한 존재라는 건 드라마의 최고 반전 중 하나였습니다. 하얗게 질려 무기력하게 움직이던 K의 가면이 알고 보면 모두 거짓일 수도 있었단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휴대폰까지 도청하고 CCTV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군이었습니다.


드라마는 한지훈과 김인숙의 과거를 미스터리로 처리합니다. 김인숙은 '마리'라고 불리던 어린시절 지훈의 엄마 서순애(김혜옥)가 정신이 멀쩡할 때부터 알고 있었고 어린 지훈을 돌보곤 했습니다. 한지훈은 그런 K의 과거 따윈 까마득히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조회장의 비서였다는 엄집사는 지훈의 과거도 인숙이 지훈에 대한 죄책감을 왜 느끼고 있는 지도 모두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인숙은 미국에서 자랐고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다고 했습니다. 한때 JK에서 일했던 과거 때문에 조동호와 결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엄기도 집사와 얽힌 과거가 생각 보다 오래 됐음을 암시하는 부분입니다. 더불어 JK에 접근한 자체가 하나의 전략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K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도 입을 다물고 있는 남자, 조니가 죽음을 당했을 때 제일 먼저 의심받는 인물도 바로 이 엄집사입니다. '마리'라고 불리던 시절의 일들, 엄집사는 인숙과 조니의 관계까지 알고 있을까요?

항상 드라마에서 보조자 역할을 하는 인물들은 조커처럼 어느 순간에나 활용할 수 있는 만능키이지만 잠재적인 위험요소이기도 합니다. 미스터리한 과거 때문에 JK에 대한 복수,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증명하기로 마음먹은 K, 그녀의 마지막 양심인 한지훈과 K는 복잡한 과거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질 운명인듯 합니다. 늘 K를 지켜주던 엄집사가 질투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마음을 희생한 채 K를 바라보기만 할까요. 후반부 가장 큰 변수 중의 한 사람일 것입니다.



K의 입지는 한층 더 단단해지고

두 사람의 후원 사실이 드러나자 공순호는 예상대로 불같이 화를 냅니다. 둘 모두를 감금시키는가 하면 외부와의 연락도 차단한채 모처에 숨겨버립니다. 대통령 후보 부인인 진숙향(오미희)의 의중도 무시하고 두 사람 모두 외국으로 출국시켜 없는 존재처럼 살게할 작정이었습니다. K의 아들인 조병준(동호)의 호적을 파버리겠다고 협박한 이상 K도 더이상 반항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공순호는 냉정한 사업가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과는 언제든지 손을 잡을 수 있는 인물입니다. 한지훈의 협박도 위험하게 느껴졌지만 진숙향이 절대 버리지 못하는 K를 거둬보기로 마음먹습니다. 진숙향의 뒤를 이어 '국제구호연합 한국위원회 이사' 자리를 맡은 K는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미묘한 관계 속에 박민경(이채영)은 공순호의 큰아들 조동진(안내상)에게 접근해 은밀한 유혹을 합니다.


공순호가 비웃은대로 한지훈이 '여자로서' K를 사랑하는지 어떤지 아직 자신의 감정을 깨닫지 못한 상태입니다. K의 음험함과 위험함을 잘 알고 있는 공여사는 한지훈에게 K에 대한 책임을 맡깁니다. 진숙향이 영부인이 된다면 더욱 뻗어나갈 수 있는 날개를 달 수 있겠죠. 드라마의 메인 줄거리는 K가 거대 재벌의 중심인물로 성공하는 내용이지만 지훈에 대한 K의 죄책감과 사랑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K에게 위협이 될 과거는 언제쯤 폭탄이 되어 그녀를 움직일까요. 과거 앞에서 K는 더욱 잔인한 모습으로 거듭날 지도 모릅니다. JK 클럽의 사장자리에 앉는 순간 시한폭탄은 가동하기 시작합니다. 원작을 한층 더 멋진 등장인물 간의 관계로 발전시킨 작가의 능력, 기대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어제 방영분으로 무려 14.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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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7 10:24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fantasyis.tistory.com BlogIcon 나만의 판타지
    2011.03.17 10:26 신고

    로열패밀리도 재밌나보네요.
    저는 수목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궁금하네요. ^^;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05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이 정도면 극본이 수작이라고 해도 될만 하네요...
      원작의 독특한 소재도 잘 살리고 초반부 구성도 멋지게 해냈고...
      김영현 작가가 탁월한 작가였단 기억이 이제서야 났습니다..
      미실을 창조해낸 인물인걸요 ^^

  3. Favicon of https://boomupdown.tistory.com BlogIcon 붐업다운
    2011.03.17 10:53 신고

    Shain님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로열패밀리 갈수록 너무 재밌어요..ㅎㅎ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s://doling.tistory.com BlogIcon 돌스&규스
    2011.03.17 11:22 신고

    와이프가 재미있다고 해서 어제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등장인물과 각각 얽혀있는 이야기로..
    아직 무슨 이야기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거기다가 옆에서 와이프가.. 재가 어째서.. 저째서.. 하는 바람에
    어제 방영분도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그래도.. 와이프가 보니.. 앞으로 계속 보다보면..
    줄거리가 잡히겠죠.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06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등장인물들이 좀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편이지만
      금방 파악이 가능하실 거라 봐요 ^^
      시청률이 두 배로 뛸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5. Favicon of http://blog.daum.net/queenpop29 BlogIcon 피오피퀸
    2011.03.17 11:58

    Shain님의 리뷰에서 로열패밀리의 인물묘사와 줄거리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반은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세요^^*

  6. Favicon of http://71hades.tistory.com BlogIcon 뷰티샬롱
    2011.03.17 12:07

    엄집사의 궁금증은 저만 느끼는 게 아니었군요. 도대체 김인숙과는 어떤 사이이길래 둘만 있을때에는 다정하게 변하는 걸까 싶더군요. 사건을 터뜨리는 게 엄집사가 아니었나? 싶기도 해 보이구요. 글 잘읽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08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생각 보다 인연이 정말 오래됐다는 짐작만 들더라구요
      아무래도 조회장의 비서이던 시절부터
      김인숙을 도와준 인물인듯하고
      어쩌면 그 이전부터 알고 지내서 JK에 김인숙을 끌어온 인물이란 생각도 듭니다..
      정말 미스터리한 집사에요

  7. Favicon of https://lmpeter.tistory.com BlogIcon 아이엠피터
    2011.03.17 12:46 신고

    로열패밀리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따로 한번 봐야겠습니다.
    인간의 증명이라는 소설은 좋던데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15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저도 개인적으로는 차분하게 진행된 원작 소설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주한미군 문제까기 끌오온 전체 메시지가 단순하지만은 않더군요.
      의미있는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같은 소재를 극적으로 몰고가는 방법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수목 시간을 점령하기엔 원작 그대로는 조금 밋밋했던 모양이에요


  8. 2011.03.17 13:45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2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이유없이 일상생활이 잘 안되고 걱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옆나라에서도 그런 기분이 공감이 되는데 당연하실 듯 해요
      뭐든 잘 챙겨 드세요

  9. Favicon of https://shipbest.tistory.com BlogIcon @파란연필@
    2011.03.17 14:16 신고

    오늘도 잼있게 잘보구 갑니다.
    즐거운 오후시간 되세요~

  10. 멋진하루
    2011.03.17 14:52

    지성 연기 너무 멋죠

  11. Favicon of https://googlinfo.com BlogIcon 원래버핏
    2011.03.17 15:01 신고

    시청률이 떨어지는 드라마도 사람들이 의외로 관심을 많이 가지고 검색을 하는군요.
    드라마 참 좋아하는데, 요즘 유일하게 동해야 요거 잠깐씩 보는거 말고는 TV는 못보는 편이네요.
    로열패밀리도 은근히 끌리려고 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25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드라마 '근초고왕'같은 경우는 포스팅하시는 분들 보다
      은근히 팬이 많은 듯 하구...
      로열 패밀리는 '싸인' 때문에 밀렸다가 제자리를 찾는 느낌입니다..
      소설도 괜찮고 이 정도면 드라마도 수작인듯해요

  12.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1.03.17 15:02 신고

    원작을 한번 찾아서 읽어야겠습니다... ㅎㅎ

  13. Favicon of http://crabbit.tistory.com BlogIcon 굴뚝 토끼
    2011.03.17 15:02 신고

    shain님 말씀을 따라가보니
    한드도 매니아급 마이너 드라마가 생기는 듯 하네요...^^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28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저같은 경우는 한국 드라마를 한동안 안본 셈인데
      엉성하거나 과도하게 자극적인 건 여전해도
      그 나름대로 발전을 한듯합니다...
      매니아가 생길만한 드라마들이 꽤 늘어났어요
      대중의 특징을 가장 잘 간파하는게 드라마 같기도 합니다.

  14. Favicon of https://boyundesign.tistory.com BlogIcon 귀여운걸
    2011.03.17 15:19 신고

    잘보고 갑니다.. 시청률이 생각보다 높네요..
    앞으로 기대되네요^^

    • Favicon of https://shain.tistory.com BlogIcon Shain
      2011.03.17 19:29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지난 주 보다 무려 두 배가 뛴 시청률이라..
      '싸인'의 시청자들이 로열 패밀리로 몰렸다고들 생각하시더군요.
      앞으로도 꽤 선전하지 싶습니다.

  15. Favicon of https://bloping.tistory.com BlogIcon 새라새
    2011.03.17 21:33 신고

    재미있게 잘 읽고 즐기고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6

  16. Favicon of http://kukuhome.tistory.com BlogIcon 쿠쿠양
    2011.03.19 21:51 신고

    생각보다 전개가 속도감있게 흘러가네요.
    왜 사람들이 재벌가 이야기를 이렇게 궁금해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타드라마들에 비해 싼티(?)나지 않게
    설득력있게 흘러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