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이지아 이혼, 김태호 PD 해프닝, 방송대란 예고편이다

Shain 2011. 4. 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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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이라 불리던 드라마가 종료되고 그 드라마에 출연했던 정우성과 이지아가 사귄다는 소식이 들려온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데 인터넷은 다시 이지아의 과거사로 시끄럽습니다. 그녀의 결혼과 이혼, 서태지의 비밀주의 등이 도마에 올라 누구의 잘잘못이다 누구는 피해자다 등으로 인터넷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은근슬쩍 '덮고싶은' 뉴스들이 오고가는 것 같습니다. 'BBK 패소' 관련 기사가 나와야 할 자리를 이지아 서태지가 꿰어 찼다는 주장 만만치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게 백퍼센트 루머였으면 좋으련만 이지아가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은 채(이지아는 법정 출두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합니다)소송을 맡긴 법무법인이 바로 '바른'이라는 곳이랍니다. BBK와 관련이 있던 모 부장판사가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바로 그곳이지요. 그동안에도 친정부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송사를 자주 맡어온 경력도 있어 이번 루머는 사실은 아닐지라도 의심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애초에 이지아와 서태지의 소송 사실이 알려진 건 이지아가 법정 출두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관련 뉴스에 의하면 이지아는 법정 대리인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주민등록번호도 비공개해 노출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서류상 본명도 다르고 개명을 했기에 '이지아'라는 걸 알아보기도 힘들었고 비밀리에 진행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했었다고 합니다. 법정 대리인을 통한 변론도 4월 18일에 마친 상태에서 이번 '사생활'이 갑자기 언론에 터져 나온 이유,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또다른 화제는 김태호 PD의 종편 이적설이었습니다. 수십억의 돈을 받고 새로 생기는 채널로 옮겨간다는 불확실한 보도 때문에 김태호 PD에게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국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MBC 뿐만 아닌 KBS의 유명 PD들도 종편 채널로 이동하는 이 파동은 '무한도전'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딘지 수상한 이지아의 사생활 폭로와 종편채널의 스카우트 소동, 이 비슷한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언론사의 방송국 경영, 외국의 사례

종합편성채널의 추가를 두고 미디어법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방송계의 핑크빛 미래를 홍보하고 있지만 종편 채널이 '방송시장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를 두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언론은 드뭅니다. 종편 채널의 주요 주주층은 알려진대로 '언론사'들입니다. 언론의 방송 장악을 우려하는 단순한 이유 중 하나는 방송과 신문의 '논조'가 획일화되어 여론이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라 독과점 현상이 일어나기 쉬운 발판이란 점 때문이죠.

종합편성 채널로 이적하는 주요 방송국의 유명 PD 중에는 '1박 2일'의 초기 제작자 PD, '황금어장' PD 등 지상파 방송국의 굵직하고 유명한 스타 피디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람들은 일부일뿐 PD 한사람에게 종속된 보조 인력 등 인원이 다수 필요한 방송 분야의 특성상 카메라, 조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인력들이 종편 채널로 유입될 것이 분명합니다.

유명 PD들을 신생 채널에 유입하는 이유는 오로지 '시청률 확보' 때문입니다. 인기 PD들이 그동안 제작한 프로그램들은 고정팬들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고 종편 채널에 대한 지지층을 높여주는데 크게 일조할 것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스타급 연예인들의 출연료 상승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신생 채널들의 시청률 문제가 급하고 급하단 뜻인데, 외주 제작사들은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 환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태호 PD 이적 해프닝과 많은 PD가 빠져나간 MBC

종합편성 채널로 구분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에서도 '언론사'의 방송분야 진출을 대거 허락해 방송국이 늘어나거나 언론사가 경영하는 방송국이 늘어난 사례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현상황처럼 케이블 방송국이 대거 늘어나 PD들과 스타들의 몸값이 오르는 폭발적인 소란은 가까운 대만과 일본에서도 이미 예전 있었던 일입니다. 미국의 경우 보수 언론의 방송 참여로 'Fox TV'의 보수성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현재 대만의 지상파 TV는 케이블 TV에 비해 상당히 낮은 시청률을 보여 더 이상 많은 자본을 투여할 여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난립한 거대 케이블 방송들은 시청률 확보를 위하 자극적인 방송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80년대에 만들어진 케이블 방송국들이 적자를 면치 못해 초기의 붐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나중엔 방송국을 합치고 주인이 바뀌는 등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공통적으로 어떤 나라든 '방송품질의 저하'를 가져왔다는 건 두말할 것 없겠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재 방송 시장에 유입될 자본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내 종편 채널이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일본에서 로비를 했고 일본의 몇개 채널이 투자를 결정했다고 합니다(참고기사). 그들 역시 한국의 종편채널이 이익을 볼거라 예상하지는 않지만 한국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전략인 듯 합니다. 지금 스타 PD와 연예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투입하는 자본이 곧 적자로 이어지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큰 자본을 PD에게 투자했는데

상업방송의 특징, 공영방송과 달리 상업방송은 이익이 최고의 가치입니다. 돈을 벌지 못하면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은 커녕 존폐의 위기를 겪게될 것이 분명합니다. 기존의 외국 사례들처럼 돈이 필요해진 그들이 친정부적인 성격, 혹은 친기업적인 성격의 방송을 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국가에 사건 사고가 터질 때 마다 서태지, 이지아 이혼같은 수상한 기사들이 방송과 언론을 도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패소 관련 뉴스 보도 직후 터진 이지아, 서태지 이혼 기사

외국 자본의 유입으로 일본의 미디어가 은근슬쩍 한국에 넘어온다는 것도 상당 부분 우려스럽지만, 언론사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종편 채널의 모습을 보는 것도 난감한 일입니다. JPNEWS 쪽의 기사(참고기사 참고)에 따르면 한국에 투자를 결정한 곳들은 자연스럽게 초기의 열기가 가라앉고 나면 몇개 채널은 방송국에 흡수되거나 합병되지 않을까 생각한답니다. 그때 거액의 자본이 필요해지면 일본 자본이 유입되고 자연스럽게 일본의 프로그램이 한국에 안착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하는 듯합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일본 미디어들의 한국 진출을 위한 절호의 찬스가 되는 셈입니다.

'이지아와 서태지의 이혼 기사'와 '김태호 PD의 이적 해프닝'은 결국 앞으로 예정된 방송 대란의 또다른 예고편인 셈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해야할 일을 감추는 연예인의 사생활 뉴스, 미래를 알 수 없는 종편 채널의 거액 투자, 종편채널에 거액의 돈이 오고가기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많은 돈을 퍼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피해를 입는 건 우리 시청자들, 나아가서는 전체 국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 기사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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