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내 마음이 들리니

내마들, 미숙씨 김여진 재등장과 '남자복' 터진 봉우리

Shain 2011. 5.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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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내마들)'에서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 중 하나는 봉우리(황정음)의 엄마인 미숙씨(김여진)였습니다. 어린 김새론의 눈물연기도 마음 아팠지만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그녀가 수화로 간신히 영규(정보석)와 우리에게 꼭 함께 있으라고 전하는 그 장면은 시청자들을 감동시켰습니다. 험난한 세상에서 이발원 미용 보조사로 일하며 이름도 못 지어주고 위험할까봐 학교도 못 보내준 딸, 그런 딸 하나 만 남기고 가는 심정을 착한 미숙씨가 잘 표현해 주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시청자 게시판은 미숙씨의 죽음 때문에 눈물 바다가 되었고 제발 미숙씨를 이렇게 빨리 죽이지 말아달라며 제작진들에게 애원하기도 했었죠. 꽃바보 봉영규는 요즘도 드라마 속에서 순금할머니(윤여정)와 봉우리가 잠들었는지 확인하고 홀로 미숙씨 사진을 보면서 눈물짓습니다. 미숙씨가 남들 몰래 가꾸고 싶어했던 그 꽃밭, 꽃밭에 대한 소원을 식물원과 주인공들을 통해 이뤄가고 있기도 하구요. 미숙씨는 '내마들'의 영규가 전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하나의 소망이자 이미지입니다.

최근 배우 김여진의 소신 발언으로 '내마들'에서 맡았던 미숙씨 연기가 주목받았고 예정된대로 김여진은 1인 2역으로, 또다른 '미숙씨(이번엔 고미숙이 아닌 나미숙)' 역할로 '내마들'에 재등장한다고 합니다. 4회 만에 죽어야했던 역할이 아쉬웠던 시청자들에게 또다른 '미숙씨'의 재등장은 반가울 수 밖에 없을텐데 역할과 이미지는 아주 다른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청순하고 맑은 느낌의, 따뜻한 고미숙과는 다르게 카리스마있는 독특한 느낌을 풍깁니다.

대충 설명으로 봐서는 커다란 깜장 선글라스에 붉은 립스틱을 바른 화려한 차림새, 우경화장품에서 스카우트하려는 화장품 판매왕이라는데 봉우리가 '저기요'라며 아무리 쫓아가도 댓구 한번 하지 않고 제 갈 길 가는 사람이네요. 묘하게 봉우리와 마주친, 촬영된 장소가 경찰서같기도 합니다. 고미숙씨와 다르게 나미숙씨는 약간 '엽기적이고' 강력한 성격의 인물인가 봅니다. 극중 차동주가 화장품 사업을 하고 판매를 위한 전략을 세울테니 동주, 강민수(고준희) 등과 함께 일하게 될 듯합니다.



딸은 본격 사각관계, 아빠는 새로운 로맨스?

아시다시피 '내마들'의 주요 등장인물은 코믹한 부분이 있습니다. 헛똑똑이 군단인 최진철(송승환)이나 태현숙(이혜영)은 냉정한 애증의 불꽃을 튕기는 중이지만 그외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재밌습니다. 얌체에다 양심이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뻐꾸기 엄마 김신애(강문영) 조차 '웃기는(웃긴다고는 했지만 우스운)' 구석이 있습니다. 꽃사슴 눈을 가진 꽃바보 봉영규의 아들 봉마루(남궁민) 조차 봉우리를 놀릴 때는 제법 센스있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쾌한 장난꾸러기 동주는 말할 것도 없구요.

지난회 중에서 단연 코믹함으로 압권이었던 장면은 봉영규가 멍군(이성민)이랑 어울려 시장 바닥에서 미숙씨를 쫓아다니던 장면, 멍군이랑 첫날밤을 어떻게 치를 지 '공부'하던 장면 아닐까 싶습니다. 세들어 살던 미숙씨가 좋아 어쩔 줄 모르던 봉영규는 시장 바닥을 누비며 이발소 집 안을 들락달락합니다. 마루가 영규의 친아들이 아니니 영규에겐 첫사랑이 미숙씨이고 유일한 사랑도 미숙씨였겠죠.

16년전에 집을 떠난 봉마루의 얼굴도 제대로 구분하는 '은근 똑똑한 봉영규'가 얼굴이 똑같은 나미숙을 보고 고미숙을 떠올리지 않을 리 없습니다. 차동주 주변에서 동주의 친구로 들락거리다 보면 언젠간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얼굴은 똑같은 나미숙씨를 만나게 되겠죠. 고미숙씨는 우경화장품 공장 직원이었는데 나미숙씨는 화장품 판매원이라니 꽃바보 봉영규가 다시 사랑에 빠지면 안절부절 옛날 생각을 하게 될까요. 아니면 옛날 미숙씨랑 다른 모습에 큰 실망을 하게 될까요.

미스터리한 미숙씨의 정체가 궁금한 가운데 봉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각관계에 빠져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만들어가게 생겼습니다. 계단에서 입맞춘 차동주, 과거에 동주가 우리를 좋아한게 아니라 우리가 피아노 가르쳐 달라며 동주를 쫓아다녔다고 고백한 이후 둘 관계는 급진전이 되었습니다. 그런 봉우리의 모습을 보며 장준하, 즉 봉마루는 유치한 질투의 감정을 표현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예고편을 보니 봉우리를 앞에 앉혀놓고 '예전엔 내가 제일 좋다고 해놓고', 뭐 그런식으로 질투하는 장준하의 모습이 보여지던데 치킨대학에 가 있는 이승철(이규한)도 우리를 그리워하고 있고, 봉우리는 때아닌 남자복이 터졌습니다. 봉영규의 꽃밭에 봄이 오기는 왔나 봅니다. 활짝 피어날 꽃들만 잔뜩 기다리고 있네요. 사차원 강민수의 마음, 큐피트의 화살이 어디로 향할 지도 주목되는 한주입니다. 강이사의 딸인 민수인지라 분명 태현숙은 민수를 동주와 짝지워주고 싶어할 것 같은데 부모말 안듣기로 알려진 민수가 누굴 사랑하게 될까요.



카리스마녀 김여진 시선 집중

최근 여러 행보 때문에 김여진에게 시선이 집중된 건 사실이지만, '내마들'에서 김여진이 맡은 역할 자체가 시선을 끌 수 밖에 없는 핵심 이미지입니다. 꽃밭을 가꾸고 싶어했고, 꽃을 좋아했고 늘 봉우리와 봉영규가 함께 살라고 했던, 모두를 가족으로 맺어준 따뜻하고 다정한 미숙씨. 청각장애인으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지만 늘 수화와 따뜻한 가슴 속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법을 알려준 사람입니다.

조용히 마음 속으로 듣고 있으면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하던 봉우리, 마음을 기울이면 마음 속에 봉우리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하는 차동주. 그런 꽃들 앞에 다시 나타난 '카리스마녀 나미숙'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부디 바람이 있다면 꽃바보 봉영규를 사랑해줬으면 하는 것이고, 과거에 최진철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야 했던 때와는 달리 당차고 씩씩하게 영규를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어쩐지 '미숙씨'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그건 그렇고 전에도 한번 적은 적 있지만 봉영규에게는 '출생의 비밀'이 있습니다. 극중 한부분에서 영규가 학교는 못 다녔어도 유치원은 다녔다고 했던 순금할머니의 대사를 기억하는 분이 많을 겁니다. 그 또래의 남자가 '유치원'을 다닌다는 건 상당히 부유했다는 뜻이죠.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었지만 병으로 지능이 모자란 아이가 되자 '식모살이'하던 순금할머니에게 돈을 주고 맡겨버렸다는 봉영규. 얼굴이 똑같은 미숙씨가 등장하고 보니 영규의 출생이 무슨 영향을 끼치진 않을지, 미숙씨도 혹시 쌍둥이는 아닐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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