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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인상적인 배역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받았던 남궁민은 이어 '비열한 거리', '뷰티플 선데이' 등에 출연해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지만 군입대 이후 잠시 시청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2002년경 데뷰해 배용준과 닮은 외모로 '리틀 배용준'이라 불리기도 했고 '대박가족'이란 드라마의 '남궁뎅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며 연기자로 성장하던 남궁민으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시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10년 복귀해 2011년 '내 마음이 들리니(내마들)'로 최고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는 그동안의 공백을 말끔히 메우고 있습니다.
그중 '꽃바보' 역할을 하는 봉영규 역할의 정보석도 어떤 드라마에 출연하든 자신의 몫을 해내고야 마는, 악역이면 악역인대로 선량한 역이면 선량한대로 제대로 표현하는 배우이지만, 봉마루 즉 장준하의 캐릭터 역시 남궁민 아니고서는 해낼 수가 없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량한 눈빛으로 처량하게 가족들을 바라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짓는가 하면 상처입은 강아지처럼 양어머니에게 무릎베개를 하기도 하고 누구 보다 개구지게 봉우리(황정음)과 차동주 사이에서 장난을 치는 그는 영락없이 봉마루입니다. 남궁민도 정보석처럼 그 진가가 재발견된 배우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부터 보석같았던 정보석, 뒤늦게 보석이 된 남궁민
정보석은 86년 데뷰하여 초반의 '사모곡(1987)'부터 사도세자를 연기한 '하늘아하늘아(1988)'까지 흔치 않은 깔끔한 마스크와 지적인 외모로 주연급을 도맡아 하던 배우입니다. '보고 또 보고(1998)'에서 맡았던 검사 역할이 그 동안의 정보석의 이미지를 대변해주는 역할이었습니다. 늘 비슷한 이미지의 연기를 했던 까닭에 실력이 늘어가고 주연급으로 꼭 필요한 역을 맡아도 연기력을 눈여겨 보는 사람이 오히려 줄어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당연히 잘 하기 때문에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인어아가씨(2002)'의 범생이 바보 역할이나 '지붕 뚫 하이킥(2009)'의 소심남 역할, '신돈(2005)'의 공민왕 역할 등으로 자신의 연기 변신이 무한함을 증명하다 '자이언트(2010)'의 카리스마있는 악역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이번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맡은 봉영규 역할도 그의 연기 경력으로 봐서는 엄청난 변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광기에 미쳐 정신줄을 놓는 역할을 맡은 적은 있어도 정말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진 바보역을 맡은 적은 처음입니다.
데뷰 초기의 모습들, 세번째 사진이 영화 '나쁜 남자'의 단역 시절
거의 10년 가까운 그의 연기 생활 동안 '남궁민'하면 떠오를 주연급 대표작이 없지 않나 싶었는데 이번 드라마 '내마들'로 걸출한 대표작을 갖추게 된 듯합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같은 서글픈 눈동자가 매력적인 역할, 폭발할 듯한 마음을 이성으로 누르고 또 누르지만 언젠가 자기도 모르게 터져버리는 슬픔, '내마들'에서 가장 가여운 봉마루의 역할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남궁민'하면 또 떠오르는 기억이 '울보'란 것인데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습니다. 찾아보니 2005년경 '해피투게더'란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의 일입니다. 초등학생 때 워낙 자주 눈물을 쏟아 친구들이 그리 불렀다는데 남자 배우치고는 언제라도 톡 하고 터질 것같은 감성을 아주 잘 표현한다 싶었는데 어릴 때부터 특별히 감성과 표현력이 뛰어난 배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원래 연기란 것이 '기억의 재현'이란 측면이 강해 눈물도 자주 흘려본 사람이 훨씬 더 실감나게 흘릴 수 있다고 하지요.
마루를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는 태현숙
처음으로 생긴 어머니를 빼앗아간 최진철, 그에게 복수하겠다는 봉마루(장준하)는 진철과 김신애(강문영)가 자신의 친부모란 사실은 죽어도 모르고 있습니다.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차동주의 앞길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친절과 자신들의 사이를 이간질시키려하는 김신애가 부모란 사실을 알게 되면 안 그래도 비극적인 그의 인생이 점점 더 슬픔의 도가니가 되겠지요. 친어머니는 자신을 버렸고 봉영규의 아내였던 계모 미숙씨(김여진)은 너무 빨리 죽어버렸고 엄마처럼 믿고 의지했던 태현숙은 봉마루를 범죄자로 만들어도 상관없단 입장입니다.
피 한방울 안 섞였지만 자신을 유일하게 사랑해준 아버지 봉영규, 그의 잠든 얼굴을 지켜 보며 '이렇게 생겼구나' 혼잣말을 하는 마루는 너무나 외로워 보입니다. 양어머니 현숙과 동주, 자신에 대한 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가족에 대한 정을 속으로만 삼켜야하는 '진짜 바보' 봉마루. 고미숙이 아닌 '미숙씨'와 꼭 닮은 나미숙(김여진)이 등장해 새로운 전개를 예상해볼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http://www.chunjae.co.kr/webzine/2002/12/star2.asp
"어린 시절 남궁민은 울보였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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