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김여진과 김제동은 왜 소셜테이너인가

Shain 2011. 6. 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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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3월 15일, 4월 19일, 5월 18일, 6월 10일, 11월 3일 해마다 찾아오는 기념일의 의미를 기억해내는 분들도 드물겠지만 현직 대통령이 5월 18일, 6월 10일 공식 기념일 행사에 불참했다는 글을 읽으니 현대사회의 민중이 왕정 시대였던 조선 시대의 백성,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겨 '엽전'이라 불러야했던 그 때의 민중과 그닥 다르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중의 무서움을 아는 나라라면 민중의 힘으로 역사를 바꾼 그 날을 두려워할 것이고 존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그닥 가치있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민중은 드라마에도 그 위상이 반영되곤 합니다. 최근 방영된 사극 '근초고왕'을 보며 가장 갑갑했던 건 왕족들의 권력 다툼에 이리 끌리고 저리 끌려 다니는 백성들이 원망스럽다며 푸념 한번 제대로 내뱉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위례궁주가 왕이 되든 초고왕의 직속 후계가 왕이 되든 백성이 침략당하게 하지 않고 배곯지 않게 하는 왕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그들은 '백제를 위해' 권력이 전부인듯 백성을 까맣게 잊었습니다.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민중을 나몰라라 하기 일수입니다.

이미지 출처 : 스포츠경향, 마이데일리

그런 상황에서 민중의 고통을 비웃는게 아니라 민중의 고통과 생각을 함께 하자는 연예인들이 환영받곤 합니다. 그들의 생각은 정치적이랄 수도 있지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 활동을 펴는 폴리테이너(politainer)와는 구분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정치적이나 이념적이라기 보단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선이나 주장일 때가 많습니다. 최근 이들 연예인을 두고 소셜테이너(socialtainer)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연예인'으로서 SNS에 적는 내용과 주장은 놀라운 파급력을 지니기에 일부 언론은 그들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는 것도 같습니다. 과거엔 신문이나 뉴스로 여론이 형성되었지만 최근엔 일명 '개념 연예인'들의 행보가 더욱 직접적으로 민중에게 영향을 끼치고 국민들을 움직입니다. 민중이 스스로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겠지만 누군가 이런 사람들이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뜻에 동참해준다면 여론이 급물살을 탈 것도 같습니다.



소셜테이너와 폴리테이너는 다르다

경중의 차이나 입장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반값 등록금' 문제에 심정적으로 찬성하지 않는 분은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평범한 가정의 한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갔을 때 대부분의 가정은 미리 준비해둔 학자금이 있더라도 생계에 타격을 입게 됩니다. 고소득자들도 대학생 자녀가 둘 이상이면 경제적인 타격이 있다는데 일반 서민들은 자세히 말할 것도 없습니다. 대학 등록금은 이미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짐덩어리로 변모한 지 오래입니다.

상황에 대한 정보의 차이나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한진중공업 해고 사태에 대해 사람들이 가진 생각 역시 비슷할 것입니다.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해고와 노동 문제가 지나치게 기업 입장에서 처리되고 있는 요즘, 모든 파업과 시위를 불법이라 단정하고 '불법용역'을 투입해 그들을 차단하고 있음에도 경찰이 개입한다는 상황. 그 상황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을 사람들은 드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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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개인으로 많은 대중들의 생각을 대변했고 시위 노동자들이 맞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행동에 옮겼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언론에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고 자칫 없는 일로 넘어갈 뻔 했던 '반값 등록금' 문제와 '한진중공업' 사태가 이슈화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김제동과 김여진 외에도 여러 사회 문제에 동참한 연예인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자 기사로 희망버스와 함께 한진중공업 현장에 갔던 김여진, 당일 훈방조치 되었지만 그녀의 사법 처리를 고려중이란 기사가 났습니다(경찰은 처음엔 월담이라 주장하며 사법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보고가 잘못되어 사법처리 여부 단정 못한다는 의견으로 돌아선 상태). 그러나 대개의 경우 이들 '소셜테이너'들은 사회의 물의를 일으키는 불법적인 일을 했을 경우 외엔 대부분 법적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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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유세에 참여한 '폴리테이너'들은 경우가 다릅니다. 본래는 연예인 출신의 정치인을 뜻하는 단어였던 이 말은 최근 정치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연예인을 이르는 말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도 그들의 발언과 행동을 조심스레 규제하고 있기도 하고 선거 기간 동안엔 방송 출연에 제약을 주기도 합니다. 일부에선 윤도현, 김미화, 김여진, 김제동, 박혜경 등을 폴리테이너로 규정하고 대거 비난하기도 합니다만 연예인의 사회적 발언과 정치 활동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소셜테이너를 폴리테이너로 몰아부쳐 활동에 제약을 가하려 하는 것도 부당한 일입니다.

그들은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지지와 환호를 받고 있기에 반대파들로부터 유명세를 위해 쇼를 한다는 악플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들의 주장은 한 사람의 시민이라면 누구든 동참할 수 있고 현장으로 달려갈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주장일 뿐이지만 대부분은 그 파급력을 두려워하기에 좀 더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개념 연예인'이 사회적으로는 상당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제동의 사과와 김여진의 눈물

전경들과 햄버거를 나눠먹으라고 준 돈이 그렇게 파문을 일으킬 줄 몰랐던 김제동은 어찌 되었든 사과한다며 자신의 행동을 경계했습니다. 김여진의 눈물은 한진중공업 노동자 문제를 전혀 몰랐던 사람들에게 정보를 퍼트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불법 용역이 현장에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의 현실 속에서 그들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언급하기엔 그들의 숫자가 오히려 너무 적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는 평등을 외치지만 오히려 민중의 목소리는 힘을 잃은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김제동과 김여진의 눈물과 '평범한' 진리들이 가슴을 적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의 관심에 굶주린 시대이기에 더욱 그들이 반가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이들 소셜테이너가 어떻게 진화할 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시대가 이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겠지요.

이런 저런 김여진과 김제동에 관한 기사를 읽다 보면 마치 융단 폭격을 맞은 듯 그들을 비난하는 악플이 넘쳐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게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언론이라고 하기도 힘든 일부 과격 단체들은 국가보안을 공격했다며 처벌하라고 강경 발언을 하기도 하는데 김여진과 김제동의 발언 내용들이 대부분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고 보면 대중을 공격하겠다는 뜻인가 싶어 아찔하기도 합니다. 그들의 불법 행위와 상관없이 과도한 처벌이나 뭇매가 내려지는 건 아닐지 늘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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