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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정도전 26

정도전, 이성계와 이인임 영웅사극의 영리한 진화

정통사극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정도전'은 전체적으로 고증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만 대사나 상황 묘사 하나하나를 따져보면 기존 개념의 정통사극과도 좀 다릅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사처리가 많은 부분 자연스러워졌고 옛날 사극에 비해 자막도 많이 활용하고 단어가 쉬워졌다는 점 인데 현대극에서 자주 연기하던 정도전 역의 조재현과 정통사극의 대명사인 이성계 역의 유동근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죠. 유동근과 조재현의 발성은 많이 다릅니다. 과거에는 이성계나 임호처럼 사극 말투와 발성에 능숙한 사람들이 아니면 주인공 '영웅' 캐릭터를 소화하기 힘들었습니다. '정도전'에서 주인공으로 내세운 정도전은 나라를 세운 이성계에 비해 다소 주목받지 못한 2인자입니다. 정도전이 구축한 조선의 제도와 조..

정도전, 경처 신덕왕후 난 이성계의 첩이 아니다

풋내기 정치인 정도전(조재현)의 좌충우돌은 어떤 면에선 불편한 느낌도 줍니다. 극중 서른 네 살의 정도전은 수련하는 학생이 아닌 한사람의 성인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하면 젊다기 보단 장년층입니다. 10대 중후반에 결혼하는게 당시 풍습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인의 환갑을 축하하는 등 평균수명이 지금 보다 한참 짧았던 걸 생각하면 40대 중반의 현대인과 비슷한 위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19살에 큰아들을 낳았으니 벌써 자식도 많이 자랐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안정을 찾고 일가를 이루기 시작할 나이에 정치인들과 거칠게 충돌하는 모습을 보면 실제로도 보통 성격은 아니었던 것같습니다. 정도전을 그 나이까지 끊임없이 분노하게 한 동력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정도전이 시대를 앞선 학자이자 과격하고 개혁적인..

정도전, 왜 유독 이성계만 이북 사투리를 쓸까

조선의 성리학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십니까? 유교하면 제사가 떠오르고 좋지 않은 악습이 떠오르는 것처럼 성리학하면 당쟁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고려에서 성리학을 공부하던 학자들은 조선 유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후대까지 널리 퍼지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들도 한때는 신학문을 연구하는 고려의 지식인이었고 '신진 사대부'라 불리던 개혁 세력이었는데 하늘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하던가요. 사실 어떤 학문도 크고 작은 오류는 있고 현실에서 이데올로기 보다 중요한 건 정치라서 우리가 인식하는 부정적인 면들을 성리학 자체의 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드라마 '정도전'의 초반부는 풋내기 정치인 정도전(조재현)의 피끓는 울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개혁군주로 죽을 수 ..

정도전, 공민왕 죽음에 격노한 최영 다시 전설의 시작이다

고려 왕실에 입성한 최영 장군(서인석)의 모습은 그동안 기대했던 영웅의 풍모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공민왕(김명수)의 갑작스런 죽음을 듣고 단숨에 달려온 최영의 모습은 조정에 모인 사람들을 숨죽이게 할 만큼 당당했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머리카락과 고집스럽게 치켜올려진 짙은 눈썹, 굳게 다문 입술과 무섭게 부릅뜬 눈이 왜구들이 그렇게 두려워했다는 백수 최만호(白首崔萬戶)라는 묘사에 딱 맞더군요. 백발을 풀어헤친 한 노인의 모습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드라마 '정도전'의 팬들은 최영에게 '최달프'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반지의 제왕' 간달프와 비슷한 외모를 가졌다는 이야기겠지요. 평소 서인석같은 사극 배우들이 일반 배우들과 다르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개인적으로 사극 발성 안되는 분들이 사극 출연..

정도전, 공민왕과 이인임에 얽힌 정도전의 비밀

고려 역사에서 가장 천재적이고 감성적인 인물 중 하나가 바로 공민왕입니다. 지금도 공민왕의 글씨와 공민왕이 직접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남아 있으며 가장 아름다운 무덤 중 하나로 꼽히는 공민왕릉도 공민왕이 직접 설계, 감독한 것이라 합니다. 기황후, 기철형제, 원나라, 권문세족, 외척들까지 이겨낸 강한 남자 공민왕이 아내 노국대장공주가 죽자 폐인이 되어 점점 미쳐가면서도 부부가 죽어서 함께할 무덤을 만들었다니. 이 정도면 한국의 타지마할이라 불려도 될 듯합니다. 드라마 '정도전'에서 보여준 공민왕(김명수)은 총명하고 개혁적인 군주가 아닌 미쳐 백성들을 괴롭히는 왕이었습니다. 죽은 노국공주가 비를 맞고 춥지 않을까 걱정하고 죽은 공주의 아방궁을 짓고 싶어했습니다. 노국공주 외에는 아무도 아내로 인정하..

정도전, 지금까지의 공민왕은 모두 잊어라

어설픈 퓨전사극에 질린 시청자들에게 정통사극의 부활을 알리며 제작된 '정도전'은 방송 전부터 여러 팬들의 주목을 받던 기대작입니다. 유명 사극전문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하고 창작된 역사가 아닌 정사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공언 은 많은 사람들을 환호하게 만들었죠. 정현민 작가는 상대적으로 사극팬들에게 생소한 인물이지만 정도전 역에 조재현, 이성계 역에 유동근, 이방원 역에 안재모, 정몽주 역에 임호, 이인임 역에 박영규 등 출연배우들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드라마였습니다. 우선 첫회를 본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면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입니다. 전체적으로 '정도전'은 사극 보다는 드라마를 주로 연출했던 작가와 제작진답게 기존 사극의 전개 방식은 벗어나 있습니다. 지루하고 평범하다는 사극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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