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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천명 19

천명, 주인공 커플 보다 설레는 우영 홍역귀의 로맨스

확실히 요즘 사극은 예전처럼 시대성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드라마로 만든다는 점에 사극의 묘미와 재미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조선 시대 사극에서 '조선'이 느껴지지 않다 보니 확실히 보는 재미가 덜합니다. '천명'같은 퓨전사극은 그 시대 실존인물들의 특징을 정확히 캡처하면서도 중종 시대극이라기 보단 현대극같다는 느낌이 강하죠. 이 드라마의 묘미는 시대성 보다는 미스터리와 추격전을 보는 재미입니다. 최원(이동욱)이 번번이 위기에 처하는 내용이 약간 답답하기도 하네요. 거기다 최원의 정인이 될 것같은 홍다인(송지효)과 최원의 절절함은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이 드라마를 사극이 아닌 현대극 관점에서 보고 있는 입장이라 딸 밖에 모르는 홀아비의 로맨스 보다는 아파서 제대로 뛰어놀지도 못하는..

천명, 역전의 키를 쥔 홍역귀와 다가오는 김치용의 최후

역사적으로 대개 후궁들과 중전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행여 후궁이 먼저 아들을 낳으면 중전 자리가 위태로웠고 중전이 후계를 튼튼히 하면 후궁이 쫓겨날 수 있습니다. 변심하기 쉬운 왕의 사랑에 모든 걸 내걸기엔 궁궐은 너무도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산다는 건 여염집 여성들에게나 가능한 이야기였죠. 인현왕후와 귀인 김씨, 숙빈 최씨처럼 같은 세력의 후궁들끼리는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연적이자 당파가 다른 장희빈과는 처음부터 친하게 지내기 힘들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정왕후가 중종의 후궁들을 친히 챙기고 단속한 건 대단한 배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이어린 계비로 들어와 쟁쟁한 후궁들을 평정한 것은 물론이고 중종 사망 후에도 궁궐에서 같이 살았다는 건 문정왕후가 평범한..

천명, 세자 이호는 문정왕후에게 당하기만 했을까

역사는 어떤 관점에서 기록되었느냐에 따라 혹은 누굴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이 주인공인 드라마 '여인천하(2001)'는 가난한 양반 문정왕후(전인화)와 천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정난정(강수연)의 흥망성쇠를 다룬 드라마로 중종을 왕위에 올리고 왕을 농단했던 공신들과 왕자들의 인척이란 이유로 기세등등했던 권신들 사이에서 두 여인이 어떻게 권력을 움켜쥐었는지 묘사하고 있습니다. 왕가의 여인이 다퉈야할 대상이 후궁 뿐만이 아니라 조정신료들이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던 드라마입니다. '천명'에서 묘사되는 문정왕후(박지영)는 교묘하게 중종(최일화)과 세자 이호(임슬옹)를 이간질시키고 김치용(전국환)과 윤원형(김정균)를 시켜 세자를 죽이려하는 독한 계모입니다. 상대적으로 착한 세자는 문..

천명, 세자 이호의 온실과 조선 왕실을 움직인 의원들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 잘 알고 있는 의원들 대부분은 어의입니다. 허준, 장금, 백광현 모두 왕실 의원들로 각각 광해준, 중종, 숙종을 전담하던 어의들이었죠. 조선 시대 의학 자체가 왕실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지방에 잘 알려진 의원들이 있다고 해도 기록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왕들이 특별히 신뢰한 의원들은 큰상을 받고 신분이 상승되어 기록이 많이 남았습니다. 중종은 그 많은 의원들 중에서 하필 여의원인 장금을 가까이 두었고 숙종은 그 시대에는 다소 위험했던 외과술의 천재 백광현을 아꼈습니다. 드라마 '허준(1999)'에서 묘사하는대로 천한 출신이 의원이 된다는 것은 신분상승의 의미가 있습니다. 허준은 서출이었으나 어의가 되어 당상관이 되었고 백광현은 무관 집안인 중인 신분에서 숭록대부까지 올랐습니다...

천명, 조작과 술수 속에서 살아남은 모란 문정왕후

우리 나라에도 선덕여왕과 모란에 얽힌 이야기가 전하지만 중국에도 양귀비를 모란에 비유한 이태백의 시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화중지왕(花中之王)' 즉 모란은 모든 꽃들이 머리를 숙이는 화왕으로 최고 권력을 가진 왕후나 후궁에 비유되는 꽃입니다. '천명'에서는 중종(최일화)을 휘어잡은 문정왕후(박지영)이 화중지왕 모란에 비유되고 있고 그녀가 즐겨 그리는 꽃 역시 모란입니다. 후궁을 비롯한 궁중까지 장악하고 있으니 '화중지왕'이라는 천봉(이재용)의 비유가 꽤 적절했지요. 나뭇잎에 꿀을 발라 벌레가 그 꿀이 발린 나뭇잎을 갉아먹게 하고 그렇게 새겨진 글씨로 일어난 사건이 바로 기묘사화입니다. 나뭇잎에 씌인 글자가 '조씨가 왕이 된다'는 뜻의 주초위왕(走肖爲王)이었기 때문에 일명 주초위왕 사건이라고 합니다. 이때..

천명, 의붓아들을 스트레스로 죽게 한 문정왕후

계모 문정왕후가 자신의 의붓아들인 인종을 독살했다는 말이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이 독살설은 '심증'은 있어도 '물증'은 없는 상황입니다. 역사 자체를 명종과 문정왕후 중심으로 서술하기도 했고 문정왕후의 정치 개입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사대부들이 그녀에 대한 의혹을 부풀려 소문낸 경향도 있습니다. 탐욕스런 문정왕후가 능력도 없고 자격도 안되는데 정사를 그르쳤다고 강조해서 후대에 내명부의 정치 간섭을 배제하는 명분으로 썼던 것입니다. 말이 좋아 어머니고 아들이지 조선 왕실의 역사는 피를 나눈 친형제끼리도 반목해야했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삼강오륜의 도를 다해도 속으로는 대립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중종의 어머니 정현왕후가 자신의 아들을 위해 연산군의 폐위를 허락해야..

천명, 거북 구(龜)에 얽힌 비밀과 최원의 세가지 숙제

맛도 향도 색도 없다는 '짐독'의 정체가 무엇인지 현대인들은 알 길이 없습니다. 언제 누구에게 암살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렸던 왕족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짐독에 대비해 코뿔소 뿔을 가까이 두었습니다. 옛사람들은 짐독을 해독하는 성분이 코뿔소 뿔에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천명'에서는 가상의 새인 짐새로 세자 이호(임슬옹)의 암살을 도모하는 것으로 설정합니다. 민도생(최필립)은 김치용(전국환)이 보는 앞에서 이호에게 짐독을 먹인 동시에 연인인 월하(정윤선)를 시켜 코뿔소 뿔을 뿌린 생각편을 먹게 했습니다. 민도생 역시 최원(이동욱), 세자와 친밀한 사이였고 세자를 위해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나 연인이자 수랏간 궁녀인 월선이 민도생의 최대 약점입니다. 세자 암살을 거부했다간 자기 한 목숨이 죽는..

천명, 조선 초기 민중세력을 상징하는 야인 갖바치

드라마 '천명'에 상당히 재미있는 소품과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가상의 새로 알려진 '짐새'와 조광조와의 인연으로 널리 알려진 갖바치 천봉(이재용)입니다. 살모사같은 독있는 짐승만 잡아먹는다는 짐새로 술을 담그면 '짐독'이 되는데 그 짐독은 무색, 무취, 무미의 독으로 은수저로도 검출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는 짐독을 추출한 민도생(최필립)이 김치용(전국환)의 협박에 견디지 못해 세자 이호(임슬옹)의 탕약에 짐독을 넣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짐새가 뭔지는 몰라도 옛사람들이 사용한 짐독의 정체는 비소가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사람도 있고 파푸아뉴기니 섬에 사는 '피토휘'라는 독을 가진 새가 짐새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극중 문정왕후(박지영)의 인종 독살설 만큼이나 정체가 불분명..

천명, '대장금'과 '여인천하' 시대의 도망자 최원

드라마 '천명'에서 묘사되는 중종, 인종, 명종 시대는 정치적 음모와 권력이 뒤얽힌,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 중 한때입니다. 반정으로 왕이 되었으나 공신들의 기세를 단호하게 누를 수 없었던 중종과 한미한 가문 출신 문정왕후가 중종의 여러 후궁들을 겨루며 인종이 죽자 왕의 모후가 되는 과정 그리고 문정왕후의 독재로 굶주리고 고통받으며 도적떼가 되어야했던 조선 백성들까지. 혼탁한 이 시기를 배경으로 많은 드라마가 탄생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의 치세를 묘사한 '여인천하(2001)'와 중종이 가장 아꼈다는 어의녀 장금을 기반으로 창작된 '대장금(2003)', 난세를 살다간 의적이자 민중의 희망이었던 '임꺽정(1996)' 등. 드라마 '천명'은 한때 드라마 속 주인공이었던 역사속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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