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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무신(武神) 19

무신(武神), 최송이 남매는 월아의 죽음으로 어떤 영향을 받나

흔히 우리가 쓰는 표현 중 '노예 근성'이란 말이 있습니다. 남의 눈치만 보고 남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성질을 뜻한다고 하는데 폭넓게는 권력자를 향한 삐뚤어진 충성이나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멸시하는 태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드라마 '짝패(2011)'의 한장면, 하인들이 거지 출신 천둥이 성공하자 뒤에서 흉보며 모시기 싫어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수성가한 천둥을 추켜세워도 모자랄 판에 양반들 보다 천하다며 깎아내리기 바쁜 이 태도는 의외로 현대 사회에서도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학력이 낮거나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집 출신의 정치인들은 사소한 것 하나도 문제삼는 경우가 많죠. 결국 스스로를 노예로 만드는 것은 본인이 가진 태도의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신(武神)'의 ..

무신(武神), 죽기전에 신변정리하는 최충헌 맹수의 영웅관

서양에서 유래된 격언 중에 '새 술은 새 부대에'란 말이 있습니다. 본래 성경에 적혀 있던 말인데 과거엔 술을 병이 아닌 가죽 부대에 담곤 했고 오래 술을 담아둔 가죽 부대는 낡아 쉽게 찢어지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란 뜻일 것입니다. 요즘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한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새로 일을 맡은 사람이 기량을 발휘하게 해주려면 알맞은 조직이나 기반을 마련해주란 뜻으로도 쓰입니다. 이는 과거 왕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로 선대 왕을 모시던 기득권 세력은 새로운 왕에 방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로는 왕조를 뒤엎을 수도 있는 위협적인 세력이 되기도 합니다. 왕이 아니라도 정치란 것은 기존 세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위축시키느냐에 따라 정책의 효율성이 결정됩니다. 최대한 빨리 ..

무신(武神), 최우 보다 노쇠해 보이는 혜심대사는 어떤 사람?

배우 정보석의 실제 나이는 오십을 넘겼지만 외모는 아직 30대 못지 않은 젊음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정보석의 외모는 드라마 '무신'에서 10대 김준 역할을 소화하는 김주혁에게는 큰 장애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아버지 뻘로 보여야하는 정보석이 또래처럼 보인다는 건 배우로서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극중 시기는 최충헌(주현)의 죽음을 앞둔 때로 거란과 전쟁하고 승려들이 반란을 일으켰으며 몽고가 고려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1219년경입니다. 드라마 시작후 벌써 2년여의 세월이 흐른 셈입니다. 최우는 역사상 언제 태어났는지는 정확히 적혀 있지 않지만 1249년 죽었다고 합니다. 1149년생인 최충헌이 1219년에 70세의 나이로 죽었던 것처럼 최우도 70세쯤 사망했다고 가정했을 ..

무신(武神), 고종과 김준 맹수들 사이에서 두 사람이 살아남는 법

조선은 원칙적으로 적장자 세습을 고수했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아들 태종이 그 원칙을 어긴 대표적인 왕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왕실의 혼란을 줄이고 왕권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으로 되도록 정실에게서 태어난 큰아들에게 우선권을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형제가 왕위를 물려받은 경우는 몇명되지 않습니다. '고려는 덕망이 있는 형제에게도 왕위를 물려줄 수 있다'는 훈요 십조 덕분인지 조선 보다 훨씬 형제 계승이 많았습니다. 조선 세조처럼 어린 조카의 왕위를 찬탈한 숙부도 있었습니다. 드라마 '무신'에 등장하는 고종(이승효)는 강종의 아들입니다. 고려 의종 때 무신정변이 일어나고 왕권이 신하들에게 휘둘리자 왕의 존재는 허수아비가 되고 맙니다. 의종이 살해당하고 그의 동생, 명종, 신종이 차례로 옹립되었으나 명종은 무신 정..

무신(武神), 김준의 첫사랑 월아와 첫번째 주군 최송이

무신의 난으로 시작된 고려 중기 무신정권은 백년간 지속되었습니다. 한 나라를 다스리자면 무신과 문신의 힘이 고루 필요한 법인데 무력을 그 속성으로 하는 정권이다 보니 최고자리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었고 백년의 짧은 기간 동안 무려 11명의 권력자가 나타났습니다. 그 중 가장 오래 정권을 잡은 인물은 드라마 '무신'에 등장하는 최충헌(주현)과 최우(정보석)입니다. 극중 시기가 1217년인데 1211년 고려 희종은 최충헌의 암살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폐위된 적이 있습니다. 그 사건이 극중 최우의 부인 정씨(김서라)가 언급한 월아(홍아름)의 가문이 멸문한 일인 듯합니다. 무신정권 하의 고려 왕은 허수아비와 마찬가지로 격구 시합을 가자 찾아온 최우 형제에게 고종(이승효)은 모든 정사는 당신네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

무신(武神), 몽고 침략을 앞두고 격구 시합을 질질 끄는 이유

교회 건물 보다는 절이 편하다고 입버릇처럼 말은 하면서 제대로 불가의 가르침을 공부해본 적이 없습니다. 종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승려들은 채식주의자에 가부좌(跏趺坐) 수련을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고 어쩐지 범인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을 쌓은 사람들이란 막연한 느낌을 줍니다. 소림사를 비롯한 각종 영화에 등장한 '도사'들의 모습이 왜곡된 편견을 심어준 것도 사실입니다. 한때 우리 나라의 국교가 불교였고 왕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불교 교리를 따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조선이 개국하고 개국공신들과 사대부들은 유교이념에 입각해 불교를 탄압했지만 조선 후기까지도 불교는 왕실과 민간의 대표적인 신앙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승려들을 많이 보기 힘들어졌고 불교의 이론이나 논리도 자주 접하기 ..

무신(武神), 절벽을 기어오르는 범의 새끼가 되기 위해

역시 사극은 배우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어려운 장르가 맞나 봅니다. 현대극에서는 분위기있게 자기 역을 잘 소화하던 배우도 사극에 출연하면 발성이 좋지 않다는 약점이 드러나곤 합니다. 반면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평범한 조연처럼 보이던 배우가 사극에서는 과감한 액션이나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주목받기도 합니다. 이런 '전문배우'들이 모자라 스케일이 큰 사극을 찍을 때 마다 겹치기 출연을 할 정도죠. 사극 특유의 과장된 표현과 큰 목소리가 거슬리긴 하지만 이런 역할은 연기를 오래한 배우가 아니면 맡을 수가 없습니다. 정호빈이나 정성모같은 배우들이 사극에서 활약하는 걸 보면 마치 물만난 물고기같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개인사정으로 오래 TV에서 볼 수 없었던 정숙첨 역의 정욱도 그렇지만 오랜만에 ..

무신(武神), 팜므파탈 송이가 노예 김준을 구해준 이유

최근 방영중인 '빛과 그림자'도 그런 경향이 없잖아 있지만 시대극에서 묘사되는 여성의 역할은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험난한 인생을 그리다 보면 그의 사랑을 받는 여성은 수동적으로 운명에 휩쓸리는 캐릭터가 되곤 합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헤쳐나가는 여성은 상대적으로 '악녀'로 보일 때도 있습니다. 남자주인공이 사랑하는 지고지순하고 순수한 여성과 사랑하는 남자를 얻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감수하는 독한 여자의 삼각관계가 등장하는 드라마도 많습니다. 주말 드라마 무신(武神)은 첫부분부터 끔찍한 고문장면과 노예들에게 가해진 수치스러운 노출, 폭력으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버마의 샤프란혁명에서도 알 수 있듯 '국교(國敎)'를 가진 나라에서 종교인들에게 핍박이 가해지는 건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무신(武神), 실존인물 중심의 신선한 출발 정통사극 기대작 되나

최근 사극은 대부분 창작된 내용을 중심으로 방영됩니다. '정통사극'을 내세우며 방영된 KBS의 '근초고왕'이나 '광개토태왕'은 드라마 내용의 반 이상이 창작된 내용으로 역사상 실존인물이 아닌 가상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시대를 드라마로 만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겠지만 정통사극을 좋아하고 사서 속 내용을 재해석하길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아쉬운 감정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 '무신(武神)'은 놀랍게도 한 두명을 제외한 모든 인물이 사서에 기록된 사람들이더군요. 최근 몇년동안 제작된 '사극'들 중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사서에 따라 제작된 드라마가 몇편이나 있었을까요. '화랑세기'라는, 위작 논란이 있는 사서를 근간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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