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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516

힐러, 게임 캐릭터같았던 서정후 냉혹한 현실을 마주치다

집에 불이 나서 정신없이 끄고 있는데 누가 자꾸 뒤에서 말을 건다고 치자. 계속 해서 어깨를 두드리며 지금 네 집의 불을 끄고 있을 때가 아니라며 설득하고 저 멀리 저 뒤쪽을 보라고 귀찮게 재촉한다고 상상해보라. 요즘의 젊은 세대에게 과거의 기억 특히 80년대 민주화 시대의 기록을 떠올리라는 것은 아마 그런 상황과 비슷할 것이다. 과거를 되새기란 건 내 발등에 불끄기도 바쁜 젊은이들에게 누군가 자꾸 뒤를 돌아보라며 의미없는 소리를 하는 걸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발등의 불이 잘 보이지 않는 화산에서 날아온 화산재 때문에 일어난 거라면? 집의 불을 끄려고 정신팔린 사이 더 크고 힘든 위험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거라면? 과거라는 건 때로는 갑작스럽게 나타나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하고 감당하기 벅찬 무서운..

펀치, 이태준과 박정환의 짜장면 먹방이 중요한 이유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검사들의 싸움이 치열하다. 굴지의 재벌이 잡혀가면서 검찰총장이 넘어가나 싶더니 법무부 장관이 받쳐주고 법부무 장관이 휘청하나 싶더니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구치소에 잡혀간다. 증언하는 사람도 죽고 한때 떵떵거리며 바지사장 노릇하던 검찰총장의 형도 하루 아침에 차디찬 물에 몸을 던진다. 드라마 '펀치'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박정환(김래원) 검사가 윤지숙(최명길) 장관과 이태준(조재현) 검찰총장을 공격하는 이야기다. 아들의 병역비리를 숨기기 위해 이태준을 개로 부리고 박정환을 압박하던 윤지숙은 결국 국무총리 내정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정환은 윤지숙 하나를 물먹이기 위해 이태준과 성원각에서 또다시 짜장면을 나눠 먹는다. 일분 일초가 아까운 시간 - 지금까지 윤지숙 하나 잡으려 헛주먹질 ..

''하이드 지킬, 나' '킬미 힐미'와 다중인격도 비교되는데 고릴라 무리수까지

두 방송사에서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라는 드라마를 방송한다는 걸 알았을 때 방송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다중인격을 소재로 의학 드라마를 만드는 게 아닌 이상 또 멜로를 선택한 이상 두 드라마는 필연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도대체 어느 방송사에서 먼저 방송을 결정하고 경쟁작을 결정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MBC나 SBS 둘 중 늦게 결정한 방송사는 다중인격을 소재로 누가 이기나 덤볐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선택이 아닌가 싶다. 방송사끼리 서로 합의를 했는지 어쨌는지 제작진들끼리 의식하지 않는다고 해도 시청자로서는 상대 방송사의 드라마와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관심을 가지고 '하이드 지킬, 나'의 첫방송을 기다려왔는데 ..

전설의 마녀, 막무가내 김영옥의 미워할 수 없는 갑질

요즘은 어딜 가나 소위 '갑질'이 화제다. 기업을 사적인 소유물로 생각하는 한 항공재벌이 항공법까지 무시하며 승무원들을 쥐락펴락한 일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고 소위 진상 고객이 백화점 직원들을 하대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돈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행사하는 부당한 행위 갑질. 드라마 '전설의 마녀'에도 신화그룹의 음모로 감옥에 가고 그들의 갑질로 인생을 고달프게 살고 있는 여러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문수인(한지혜)과 여자교도소 동기들은 토스트 노점을 운영하다 마주란(변정수)의 계략으로 푸드카를 잃고 생돈을 물어줄 처지였다. 이제는 같은 교도소 출신인 911번 김영옥(김수미)의 도움으로 빵집을 차리고 이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그러나 이게 웬일. 재벌 갑질과는 다른..

오만과 편견, 기묘한 현실감이 느껴지는 구동치와 문희만의 결말

드라마가 시작할 때 마다 조용하게 등장하는 안내 문구가 있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인물, 사건, 장소는 허구'라는 내용의 이 안내 문구는 이상하게 더욱 이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만들었다. 드라마가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어 가상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허구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까? 그런데 드라마 속 대사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묘하게 현실 속 사건이 떠오른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성접대 사건이 떠오르는 '영상 속의 인물을 송아름이라 확신할 수 없다'는 대사나 문희만(최민수)의 '정치개입은 했으나 선거법 위반은 아니다'같은 대사는 대한민국 법조계의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이렇게 드라마를 '허구'라고 강조하면 할수록 더욱 리얼하게 느껴지는 '오만과 편견'이 어제 종영했다. 박만근(정찬)을 잡기 위..

킬미힐미, 산만한 분위기는 마이너스 지성의 연기는 최고

'킬미 힐미'는 사전 정보를 거의 읽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접하게 된 드라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황정음의 돌발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는 기사는 얼핏 본 적이 나는데 그게 이 드라마를 말하는줄은 몰랐다. 내가 읽은 기사 내용은 기자들의 표현처럼 파격적이거나 충격적인 내용은 아니었고 연인과의 관계나 연기 경험에 대한 꽤 솔직한 인터뷰였던 걸로 기억한다. 황정음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 중에 '이번 드라마는 남자 주인공이 빛나는 드라마'라는 발언도 있었다. 과연 어제 방송된 '킬미 힐미'를 보고 나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해리성 정체 장애, 다른 말로 하면 다중인격 증세를 설득력있게 연기하려면 배우 지성의 역할이 정말 중요했다. 범생이같은 '차도현'과 파괴적인 '신세기'를 완전히 다르게 연기하는 지..

'힐러', '오만과 편견', '펀치' 월화 드라마 세편의 치명적인 매력

월요일 밤만 되면 각 공중파 방송사 드라마를 다운로드 받느냐 정신이 없다. 방송 3사의 드라마 세 편 모두를 시청하기 때문에 최소한 두 편은 다운로드 받다 보면 한편당 60분이 넘는 방송시간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다. 그런데 월화 드라마 세편 모두 시청률이 고만고만한 만큼 대부분 볼만한 가치가 있다. 법조계의 문제를 다루는 '펀치'나 '오만과 편견'은 매회 마다 긴박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지고 밤심부름꾼 힐러와 언론 이야기를 다루는 '힐러'는 어딘가 모를 매력이 꽤 볼만하다. 각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초점이 다르지만 월화드라마 세편 모두 대한민국의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드라마의 특성답게 특정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가상의 이야기라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말..

떳다 패밀리, 돈 때문에 벌어지는 가족들의 블랙 코미디

연, 바람기의 상징인 지아코모 카사노바(Giacomo Casanova)께서 단한 사람의 사랑을 가졌다는 사실은 조금 뻔하면서도 흥미로운데 반대로 생각해 보니 그 많은 여자들을 사귀면서도 단 한명에게는사랑받지 못한 불쌍한 인생이란 해석도 된다. 바람기를 과다한 남성성 정도로 간주하는 사람도 많지만 알고 보면 여성을 최고로 대접할 줄 알았던 남자라고도 한다. - See more at: http://shain.tistory.com/245#sthash.CwWqtoDN.dpuf은행원 시절 횡령으로 감옥살이를 했던 소설작가 오헨리의 단편 중 '재물의 신, 사랑의 신'이라는 게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내일이면 떠나버린다며 부자 아버지에게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게 있다고 했던 아들은 아버지가 마차를 사서 길을 막아..

전설의 마녀, 묘하게 박력있고 유쾌한 김수미의 젠틀맨

공중파 드라마에 많이 흥미를 잃었지만 주말 마다 챙겨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전설의 마녀'다. 한때 '삼시세끼' 본답시고 빼먹은 적도 있지만 이런 드라마의 장점은 언제 봐도 내용 파악이 쉽고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회부터 등장인물들만 봐도 전체 줄거리가 파악이 됐고 지금도 첫회의 예상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은 편이지만 그런 뻔한 줄거리 보다 더욱 재미있는 건 노련한 중견연기자들의 연기다. 연기경력 40년이 넘는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와 호흡이 잘 맞는 중년층 연기자들은 이 드라마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무엇 보다 특별출연 형식으로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하는 김수미의 영옥 캐릭터는 은근히 팬층이 두텁다(김영옥이 김수미의 본명이다). 오죽 하면 제작진에서 다음 주에는 영옥이 출소한다고 ..

펀치, 검사 박정환의 강력한 펀치는 어딜 향해야 하나

예전에 알던 사람 중에 '펀치'의 이태준(조재현) 검찰총장같은 인물이 있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면에서도 그 목적을 향한 순수(?)한 집념이 너무도 강해 그 에너지를 따라갈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많이 비슷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태준처럼 경상도 사투리까지 썼다. 내가 언급한 그 사람은 소꼴을 베러가서 공부를 했다고 했을 만큼 대학교는 커녕 고등학교 조차 다니기 힘든, 그런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했고 어느 분야에서 권력의 정점을 찍었다는 점에서도 이태준과 매우 비슷했다. 이태준이 늘 허기진 사람처럼 짜장면을 탐욕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니 손으로 김치를 쭉 찢어 친한 사람 밥그릇에 올려놓던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랐다. 권력지향형 인물들 중에는 희한하게 비슷한 타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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