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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권 5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를 키워보신 분은 다 알 것입니다.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자랍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단다는 표현이 딱 맞죠. 말도 제대로 못 하던 조카가 잠시 안 본 사이 재잘재잘 떠드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라는 존재는 정말 쉴 새 없이 자라죠. 세 살 밖에 안되던 아이가 갑자기 열 살이 되어 나타난다면 당신은 그 '갭'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아무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잃어버린 자기 아이를 평생 동안 찾아다니는 사람입니다. ( 지금부터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유괴되었고 부부는 아이를 찾아 10년 넘게 헤매다닙니다. 그 사이 아이 엄마 강미라(장소연)는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아빠 윤석(박혁권)은 안정된 직장은커녕 아내 때문에 ..

뿌리깊은나무, 최고의 반전 인물은 한명회가 아니라 정인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무려 25.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대단원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세종 이도(한석규)가 모두들 떠났다며 독백하는 장면의 순간시청률은 32.4%를 기록했다고 하는군요. 시청률 20% 넘기가 쉽지 않은 요즘, '뿌리깊은 나무'가 2011년 마지막을 장식한 최고 인기 드라마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마지막회에 밀본 책사였던 한가놈(조희봉)의 정체가 한명회로 밝혀져 혹자는 '한명회'가 이 드라마의 최대 반전이란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팬들의 예상 대로긴 하지만요). '뿌리깊은 나무'는 쉽게 보기 힘든 수작이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는 역사 왜곡도 고증도 아닌 인물에 대한 단편적 평가를 내리게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 사극이 과거의 재현이 ..

뿌리깊은나무, 진짜 보수주의자 조말생에게 보기좋게 속아버린 정기준

경복궁에서 왕이 주로 거처하며 사용하던 공간은 강녕전, 경성전, 연생전입니다. 중앙에 가장 크게 위치한 강녕전은 침소 역할을 하긴 했지만 주로 업무를 보며 신하들을 만나거나 연회를 베풀던 곳입니다. 서쪽에 있는 곳이 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글 창제를 위한 공간으로 쓰이는 경성전(慶成殿)입니다. 경복궁이 왜란으로 전소되어 세종 당시엔 어떤 모양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극중에 등장한 이층의 원형 공간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이는 곳이죠. 왕이 사적으로 책을 읽거나 침수들 때 이용한 전각이 경성전으로 이 전각들의 이름을 지은 것은 극중에 자주 등장하는 정도전입니다. 한글에 대한 기록이 처음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 것은 1443년 음력 12월입니다. 그전에는 세종이 글자를 만들려 했다든가 만들라..

뿌리깊은나무, 상것도 노비도 모두 글을 읽고 쓰는 세상

고려 시대부터 있었다는 집현전이 폐지된 건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고 난 후입니다. 또 한글이 반포된 것도 공개 후 3년이 지난 1446년입니다. 단종이 쫓겨나자 성삼문 등의 학자들은 '사육신의 난'을 일으켰고 그를 계기로 수양은 집현전을 없애버립니다. 지금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같은 세종의 학사로 등장하는 성삼문(현우), 박팽년(김기범)은 사육신으로서 죽고 세종 이도(한석규)의 오른팔인 대제학 정인지(박혁권)와 천문학사 이순지(천재호)는 서로 사돈을 맺으며 수양대군의 편에 섭니다. 이러한 집현전의 운명과 별개로 한글은 반포되기까지 꽤 시일이 걸렸습니다. 세종의 한글을 무시하던 가리온 정기준(윤제문)은 너무도 뛰어난 한글의 실체를 알고 경악합니다. 그는 백성이 글을 읽고 쓰게 되면 사대부가..

뿌리깊은나무, 이도와 가리온 누가 조선의 뿌리가 되려 하는가

요즘도 유서깊은 시골 마을에 가면 거대한 고목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마을 마다 수종도 다르고 견뎌온 세월도 다르지만 사람들은 그 나무의 생명이 사람의 길흉화복(吉凶禍福)까지 결정한다 믿어 소중히 여기고 처음 그 나무를 본 사람들은 사람 보다 오래 살아온 그 나무의 위엄에 경건한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그 나무도 처음 심어질 때는 바람에 흔들리고 뿌리까지 뽑혀 날아갈 뻔 했던 시기가 있었겠지만 이제는 단단한 뿌리로 땅을 꼭 쥐고 있어 어떤 재앙이 와도 끄덕하지 않을 듯합니다. SBS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 제목은 많은 문구를 연상하게 합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세'라는 용비어천가의 구절이기도 하고 극중 밀본들이 살인을 저지를 때 사용한 음양오행에서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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