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부여구(감우성)은 쫓겨난 왕자였기에 백제의 어라하가 되겠다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해본 적이 없는 변방의 인물이었습니다. 왕자로서 그만한 야망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반문했지만 형들을 거스르고 싶지도 않았던 거죠. 그런 그가 변한건 생전 처음 부정을 보여준 아버지 비류왕(윤승원)의 눈물 때문입니다. '백제가 너를 필요로 한다'니 얼마나 근사한 명분입니까. 역사 속 반란이나 쿠데타를 관찰해 보면 소위 영웅이란 인물들의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말만으로는 국민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없습니다. 대놓고 나라를 얻어 입신양명하겠노라 선언하는게 공감하기 쉬울 정도입니다. 많은 문학작품과 영화들이 그 영웅들이 꼭 대권을 차지해야했던 이유를 놓고 시나리오를 씁니다. 어떤 성장과정을 거쳐야 이 영웅의 권력이 정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