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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렬 14

빛과그림자, 차수혁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히트곡의 숨겨진 비밀

한 사람의 가치관은 그가 살고 있는 시대를 뛰어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 시대에 살던 사람이 '남녀칠세부동석'이란 고루한 매너에서 벗어나기 힘들 듯 70년대엔 그 시대에 알맞은 보편적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을 판단하자면 70년대의 사회상을 충분히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70년대는 요즘은 있으나 마나한 단어가 되어버린 충성이나 의리같은 정서가 옳은 것으로 여겨지던 시대이기도 합니다. 유성준(김용건)을 불러 왜 어머니에게 강기태(안재욱) 신문을 줬느냐 따지는 강명희(신다은)의 행동이 70년대 남자들에겐 괘씸하고 버릇없는 짓이라 해도 별 수 없습니다. '빛과 그림자'의 캐릭터들은 시대적 한계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여주인공 정혜(남상미)는 배우면서도 세상 물..

빛과그림자, 타락한 재벌 후계자의 대명사 박동명과 칠공자

얼마전 모 업체사장이 야구방망이로 노동자를 폭행하고 매값이라며 돈을 건냈단 이야기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재벌은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체면도 인륜도 모르는 그들의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지만 씁쓸하게도 이런 일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입니다. 특히 극중 등장한 '칠공자' 사건은 언론에 공개되어 널리 알려진 사건이고 80, 90년대까지도 신칠공자라는 재벌 후계자 모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의 횡포도 무서웠지만 돈가진 자들도 무서웠던 그 시대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죠. 영화 조연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정혜(남상미)는 최성원(이세창)과 함께 '여름여자'를 찍으려 합니다. 1977년 대히트한 장미희의 '겨울여자'를 패러디한 제목인듯합니다(..

빛과그림자,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중정 김부장의 정체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된다더니 이렇게 하루아침에 전세가 바뀔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공연할 곳이 없어 변두리 극장을 알아보던 빛나라 쇼단이 업소 중에 제일 크다는 빅토리아 나이트의 공연을 담당하게 되다니 강기태(안재욱)에게도 이제 재기의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거기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장철환(전광렬)과 조명국(이종원) 앞에도 그들이 두려워할만한 적수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중앙정보부 김부장(김병기), 영화 배급업으로 잔뼈가 굵은 손미진(이휘향)의 등장은 기태에게 양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었습니다. 무슨 수로든 강기태가 연예계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며 깡패 조태수(김뢰하)까지 동원한 세븐스타 노상택(안길강)은 자존심 굽혀가며 얻어낸 빅토리아 무대를 고스란히 빼앗기고 맙니..

빛과그림자, 일당백 파워 이휘향 연예계 대부 역에 제격

70년대 연예계의 명암을 조명하자면 경직된 당시 사회 분위기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고 주먹이 법을 대신하던 풍경이나 정확한 계약 대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연예산업을 묘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극중 신정구(성지루) 단장이 초반에 강기태(안재욱)를 속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분위기 덕분이었겠죠. 커미션을 떼이거나 뇌물을 주는 일도 흔했고, 높은 분 한마디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던 그 시대. 개중에는 실제 노상택(안길강)처럼 주먹쓰던 쇼단장들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동생 명의의 집까지 잃고 빛나리 쇼단을 운영하기 위해 뛰는 강기태 앞엔 힘겨운 일 뿐입니다. 변두리 카바레라도 계약해볼까 싶어 찾아가지만 계약은 성사 못시키고 대낮에 춤추러 온 제비족으로 오해받습니다. 시장바구니 들고 무도장에 온아주..

빛과그림자, 사면초가 강기태 쇼단으로 성공하는 비결은 무엇?

이 드라마를 보면 우리 나라 70년대의 명암이 한눈에 보이는 것같습니다. 평화시장 봉재공장 노동자의 하루 월급이 50원이던 시절 사무직들이 심심풀이로 마시는 커피 한잔값도 50원이고, 무대 위에 올라 화려하게 빛나는 유채영(손담비)같은 스타들이 있는가 반면 이정혜(남상미)같은 무명 가수들은 가방모찌같은 잡일을 하며 생계를 잇고 막강한 권력으로 국민적 추앙을 받는 장철환(전광렬)같은 권력자가 있는가 하면 그들이 휘두른 주먹에 모든 걸 빼앗겨야 하는 강기태(안재욱)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있고. 도시의 불빛이 화려하게 밤을 밝히는가 하면 12시 통금 사이렌과 함께 모든 도시가 잠들어 버리는 적막함을 느끼기도 하고 차수혁(이필모)같은 대졸 출신 고학력자가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직장을 구하..

빛과그림자, 노리개나 앵무새가 아니라 가수이고 싶은 유채영

직업에 귀천이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불과 몇십년전만 해도 연예인은 천한 직업이라 했습니다. 조선 시대 기생이 천하다 해도 그네들의 춤과 음악, 시화의 가치는 높이 평가해 주었고 일반 백성들도 남사당패들이 보여주는 흥겨운 춤과 노래를 좋아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천한 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신분 사회라 그들을 낮춰 말하고 깎아내릴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배고프던 시절 마을을 떠돌던 놀이패들의 악습이 나쁜 인상을 남긴 까닭인지 몰라도 일제 강점기 이후 그런 분위기는 더욱 심해진 듯합니다. 이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유채영(손담비)도 쇼단 무용수가 되고 가족과 절연했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그 시절엔 배우가 되거나 가수가 되겠다고 나서는 딸을 머리 깎아 집에 가두고 강제로 시집보내는 ..

빛과그림자, 정인숙 사건과 깡패들에게 위협받던 연예인들

어릴 적 할아버지의 케케묵은 책들 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본래 한학을 하시던 분이라 오래된 한자 서적도 있었고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신문물'을 익히시느냐 가져온 외국 책들도 있었고 근현대사를 다룬 시사잡지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먼지냄새 나는 그 오래된 책들 중 제가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정인숙 사건'과 '이후락 부장이 증언한 김대중 납치 사건의 진실'입니다. 두번째 기사는 분명 1987년 10월 '신동아' 기사인듯한데 정인숙 사건이 실렸던 해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정인숙과 이후락, 70년대 정치사를 이야기하자면 두 사람은 빼놓을래야 빼놓을 수가 없는 인물입니다. 바로 '요정정치'와 '밀실정치'의 대명사들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

빛과그림자, 국민 바보 영구를 탄생시킨 TV 드라마 '여로'

70년대가 보여주는 '빛'과 '그림자'는 극단적이다 싶을 정도로 그 명암이 선명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백수가 된 후에도 밝음으로 똘똘 뭉친 강기태(안재욱)와 서서히 눈떠가는 쇼비지니스의 즐거움, TV 드라마와 화려한 조명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의 흥겨움이 성탄절 트리 불빛 만큼이나 반짝이는가 하면 당시의 공포스럽고 억압적인 시대분위기가 그대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중정 미림팀의 '연회'에 불려갔던 이정혜(남상미)를 집으로 데려다 주던 차수혁(이필모)의 차를 막아선 야간통행금지 바리게이트는 1982년 이후에나 사라진 풍경입니다. 세븐스타 쇼단의 노상택(안길강)은 유채영(손담비)같은 잘 나가는 연예인들을 재벌 후계자들과 만나도록 유도하고, 장철환(전광렬)의 연회에 불려나가는 소위 '가수들'은 당시 실제로 있..

빛과그림자, 실감나는 장철환의 빨갱이 사냥 못 믿겠다고?

제 고향 동네엔 나이든 어르신이 많아서 40년대나 50년대에 일어난 일들도 곧잘 기억해 내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첩첩산중이라 90년대까지 흙먼지 풀풀 날리는 지방도를 걸어 다녔고 전기도 다른 어떤 지역에 비해 늦게 들어왔다고 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4.19와 5.16까지 모두 겪으신 그 분들은 시대의 무서움은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세대는 소문으로만 듣던 '인민군'을 겪어본 분도 많고 북진하던 미군이 지나가며 초콜렛같은 걸 나눠주더란 기억도 있고 하여튼 격동의 6, 70년대를 몸소 겪으신 분들입니다. 사람들은 때로 기록이 남아 있는 일 조차 잘 믿지 못합니다. 60, 70년대에 이런 일이 있었노라 이야기하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고 정치..

70년대, 연예계의 '빛과 그림자'를 묘사하기 가장 적절한 시대

우리들이 겪어본 적 없어서 꽤 오래전에 일 같지만 일제강점기는 불과 70여년전입니다. 한국전쟁 때문에 사람들이 죽고 전쟁고아들이 굶던 시절도 기껏해야 60년전이구요. 갓 스무살을 넘긴 사람들이나 서른을 넘긴 세대들에겐 까마득히 옛날같겠지만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이 아직까지 동시대에 살아 있습니다. 50년대, 60년대, 70년대가 현대 한국의 초석이 마련된 시기이니 어찌 보면 그 또래들은 현대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셈입니다. 이 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보며 옛날엔 정말 그랬다 내지는 저건 엉터리다 그런 이야기를 나눌 만도 한 세대들이죠. 물론 '빛과 그림자'가 76-70년대에 붐이 일었던 쇼문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복고'는 단순히 이야기의 배경 역할을 하는 수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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