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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10

옷소매 고운 끝동, 정조와 의빈 그리고 조용히 살다간 궁녀들

가끔씩 사극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왕 사극을 만들려면 드라마의 한 부분을 잘라서 그 시기만 극화하는 건 어떠냐 하는 생각이죠. 특정 시기면 고증을 살펴보기도 편할 텐데 싶어서기도 하고 조선왕조의 오백년 사가 결코 짧지 않으니 긴 딱 맞는 사극 한편쯤은 얼마든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 인종 시기와 명종 시기의 이야기를 극화한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라든가 문정왕후가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임꺽정' 이야기는 좋은 소재가 되겠죠. 사극 자체가 일종의 정형화된 이야기인데 시기를 알아볼 수 없는 작품으로 만드는 건 재미가 없죠. 요즘처럼 퓨전 사극 핑계를 대지 않더라도 좋은 시기는 얼마든지 있을 텐데 싶어서 아쉽기만 합니다. 아무리 퓨..

드라마와 문화 2022.01.05

옷소매 고운 끝동, 화빈 윤씨와 문효세자의 죽음

TV를 켜고 보면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표현이 있죠 - 원빈 자가 같은 호칭). 요즘 웬일로 궁중 사극에서 쓰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소매 고운 끝동'같은 드라마에서는 성격이 불같은 정조(이준호)때문에 평소보다 버럭 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죠. 평소에는 다정하진 않아도 무뚝뚝함 정도는 유지하던 사람이었는데 요즘 화낼 일이 많아서 그런가 더욱 격해진 것 같습니다. 물론 곳 정조도 결혼을 하면 달라지겠지만 당분간은 계속 그 모양일 것입니다. 그 와중에 정조가 성덕임(이세영)과 결혼을 발표합니다. 이거 웃기만 할 일은 아닌 게 성덕임은 그 때문에 화살받이가 될 것 같습니다. 화빈(유연지란 배우더군요 - 예전에 궁인 역할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은 첫날부터 회초리를 치고 빨래를 시키는 등 사람이 ..

옷소매 붉은 끝동, 원빈의 죽음과 홍국영 옆에서 사라지는 사람들

원빈 홍씨의 무덤은 원래 인명원(仁明園)이라는 곳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園)'이라는 명칭이 '원빈묘'로 강등되었습니다. 무덤의 '지위'가 '원'에서 '묘'로 강등된다고 해서 딱히 달라질 것은 없을 거 같지만 옛날 사람들은 은근히 신경 쓰였나 봅니다. 그 문제로 이러니 저러니 하다 결국 '원빈묘'로 강등시키고 맙니다. 이제는 죽은 사람인 홍국영도 없으니 더 이상 거리낄 없었겠죠. 여동생의 결혼에 홍국영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듯합니다. 기껏 후궁의 결혼인데도 가례를 치르고 삼간택을 하고 해 줄 수 있는 건 다해서 혼사를 준비했죠. 당시 삼간택으로 들어온 후궁 중에는 화빈 윤씨도 있습니다. 화빈은 삼간택 후궁 중에서도 가장 불행한 인물입니다. 혼례..

드라마와 문화 2021.12.25

옷소매 고운 끝동, 숙의 문씨의 계략과 제조상궁의 음모

새삼 이 드라마가 사극이 아니라 역사를 소재로 한 가상의 드라마란 사실을 깨닫게 되네요. 드라마의 주인공은 궁녀고 평범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내밀한 궁중의 역사를 다루는 내용이지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평범한 그 궁녀들의 일상인 것입니다. 제목이 '옷소매 붉은 끝동'이니 자연스레 종종 궁중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뭐 왕족도 아닌 궁녀의 삶에서 역모가 등장하든 어쨌든 역사의 주인공은 '궁녀'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주에 방송된 내용에서 왜 왕족인 숙의 문씨(고하)가 왕족도 아닌 숙의에게 왜 반말을 하느냐는 것과 드라마 상에서 일이 일어난 시기가 좀 이상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긴 궁녀들의 이야기라도 상식적으로 이상하긴 하죠. 일단 일이 일어난 시기와 인물(등장인물을 실제와 다르게 설정)은 조정된 것이..

드라마와 문화 2021.12.17

한여름에도 오싹해지는 사도세자의 살인 괴담

이건 드라마 '무사 백동수'와 상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속의 사도세자는 이야기를 위해 백프로 창작된 인물이기 때문에 사서에 기록된 사도세자와는 별개의 인물이란 전제가 필요한 캐릭터이지만 실제 사도세자와 드라마 속 사도세자(오만석)이 겹치는 부분도 몇가지 않습니다.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라 그렇겠지요. 우선 여러명의 자객들과 겨룰 정도 멋진 무술실력을 자랑하는 사도세자의 이미지는 (조금 방향은 다르지만) 제가 상상한 것과 거의 일치합니다. 실제 무술놀이를 하다 혼났다는 말도 있고 그가 수련하던 장소도 남아 전하는데, 나중엔 궁에서 칼로 궁인의 목을 베어 효시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오래 단련한 무인이라도 칼로 사람의 목을 자를 정도의 수준은 되기 힘들다고 하니..

무사 백동수, 무섭고 능청맞은 무사로 변신한 최민수

2002년에 개봉한 '청풍명월'은 인조반정 시기의 무사들 이야길 다룬 영화였습니다. 배우 조재현과 최민수가 깊은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출연했고 두 사람이 역사의 격변 속에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게 되는 대립구도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화제가 되었던 기사 중 하나가 기억납니다. 최민수가 연기를 위해 날이 잘 든 진검을 준비했고 덕분에 최민수와 칼을 겨뤄야하는 조재현은 연기를 위해 사용하던 소품용 칼이 자꾸 부러져 애를 먹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연기자 최민수의 이런 '엽기적인' 자세는 종종 화제에 오르곤 합니다. 진정한 무사를 연기하기 위해 진검을 들고 배우로서의 각오를 다지는 건 좋은데 소품용 칼을 부러뜨린다던가 상대방을 위험에 빠트리는 부분은 비난받기 딱 알맞은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독..

MBC 동이에는 왕이 7명 숨어 있다!

이제 오늘이 동이의 마지막 방송이군요. 사극의 고질병인 영웅 만들기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자체는 재미있게 구성된 편이라 60회에 이르도록 잘 시청했군요. 항상 사극에 고파하는 저인지라 판타지 사극이라도 좋습니다. 어제 내용은 서용기가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표현했으니 이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셈인가요. 동이는 출궁을 앞두고 인원왕후의 호감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선조가 인목왕후를 얻고, 영조가 정순왕후를 얻어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인원왕후는 어린 왕후임에도 나이차도 별로 안나는 영조를 양자로 들이고 꽤 잘 지냈죠. 그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드라마를 잘 보다 보니 그동안 사극에서 마주쳤던 조선의 왕들이 눈에 보이더군요. 깨방정 숙종이야 현 드라마 주인공이니 두말할 것 없고 마지막 기념으로 다른 왕들을..

드라마 속 중전과 후궁들 - 단순히 왕에게 사랑받는 문제가 아니라니까

드라마 '이산'의 최고 로맨스는 '의빈 성씨'(극중 성송연, 한지민)와 '이산 정조'와의 사랑일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꽤 나이 차이가 나는 커플이었겠지만 드라마상 동년배로 설정하여 오래 인연을 맺은 연인으로 등장하는 의빈 성씨는 '수빈 박씨(정조 11년, 1786년 의빈 성씨 사망 후 1987년 후궁으로 간택됨)'라는 인물이 정조의 후계자를 낳기 전 죽은 후궁이다. 이산 정조의 개인사는 비극을 예약하고 있다. 소현세자 이후, 왕가엔 후궁을 두어도 세자가 탄생하지 않는다는 저주가 있었다고 한다. 소현세자가 부인과 함께 억울하게 사사된 이후 왕조의 후계자는 정비에게서 거의 태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저주도 저주지만 드라마 이산에서도 묘사되듯 조선 왕조의 중전들은 정략적으로 결정되었고 왕위를 잇는 일도 순탄치 ..

드라마와 문화 2008.03.13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미스터리

채널CGV의 드라마 -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이 10부작으로 종료됐다. '이산'이라는 드라마가 정조 임금의 여러 사적인 고난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면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그리고 정조의 원행에 얽힌 사건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제목은 '암살미스터리'이지만 암살에 관한 부분은 약간 엉성하다.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은 오세영 원작의 '원행'이다. 남인 장희빈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경종은 아들도 아닌 동생, 영조를 후계자로 두어야 했다. 노론 출신 영조는 목숨을 부지하고 강력한 왕 행세는 할 수 있었으나 노론에게 반기를 든 사도세자(실제로 대리청정 중에 소론을 등용하길 원하였다)를 죽이게 되고 실제, 그 후계자 정조는 스스로 의학을 공부하고, 옷도 맘대로..

드라마와 문화 2007.12.21

이산 정조 역을 맡았던 배우 11명 - 파문에서 이산까지

CGV의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을 시청 중이다. 정조 임금을 등장시키는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한성별곡(KBS)', '이산(MBC)',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CGV)'. 이 세 드라마는 두 임금 영조, 정조 시기의 일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 60-70년대에는 장희빈이나 장녹수 등이 주요 사극 소재가 되곤 했고, 80년대와 90년대에는 '한중록'의 저자인 혜경궁 홍씨에 대한 드라마가 제작된 적이 많다. 여성의 궁중 비사를 그리던 사극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현상이었다. 혜경궁 홍씨를 주제로 삼은 드라마 중 하나가 '하늘아 하늘아(1988, 하희라, 김성겸, 이경표, 전양자, 사도세자역은 정보석)'이다. '대왕의 길(1998, 박근형, 홍리나, 임호, 윤손하, 정혜선)'에서 나오는 혜경궁 홍씨도 유명..

드라마와 문화 200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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