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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11

빛과그림자, 차수혁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히트곡의 숨겨진 비밀

한 사람의 가치관은 그가 살고 있는 시대를 뛰어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 시대에 살던 사람이 '남녀칠세부동석'이란 고루한 매너에서 벗어나기 힘들 듯 70년대엔 그 시대에 알맞은 보편적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을 판단하자면 70년대의 사회상을 충분히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70년대는 요즘은 있으나 마나한 단어가 되어버린 충성이나 의리같은 정서가 옳은 것으로 여겨지던 시대이기도 합니다. 유성준(김용건)을 불러 왜 어머니에게 강기태(안재욱) 신문을 줬느냐 따지는 강명희(신다은)의 행동이 70년대 남자들에겐 괘씸하고 버릇없는 짓이라 해도 별 수 없습니다. '빛과 그림자'의 캐릭터들은 시대적 한계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여주인공 정혜(남상미)는 배우면서도 세상 물..

빛과그림자, 타락한 재벌 후계자의 대명사 박동명과 칠공자

얼마전 모 업체사장이 야구방망이로 노동자를 폭행하고 매값이라며 돈을 건냈단 이야기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재벌은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체면도 인륜도 모르는 그들의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지만 씁쓸하게도 이런 일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입니다. 특히 극중 등장한 '칠공자' 사건은 언론에 공개되어 널리 알려진 사건이고 80, 90년대까지도 신칠공자라는 재벌 후계자 모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의 횡포도 무서웠지만 돈가진 자들도 무서웠던 그 시대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죠. 영화 조연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정혜(남상미)는 최성원(이세창)과 함께 '여름여자'를 찍으려 합니다. 1977년 대히트한 장미희의 '겨울여자'를 패러디한 제목인듯합니다(..

빛과그림자, 황금알을 낳는 연예산업과 눈물짓는 연예인

70년대엔 곡을 만들기만 하면 히트하는 유명 작곡가들도 많았지만 외국곡을 번안해 한국어 가사만 붙여 발매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극중 보리수 다방에서 흘러 나왔던 은희(라나에로스포)의 '쌍뚜아마미(Sans Toi Mamie)'도 대표적인 번안곡입니다. Connie Francis 원곡인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잌'과 '하얀손수건', 김추자의 '눈이 내리네' 등 목록도 나열하기 힘든 정도로 많은 외국곡들이 한국어로 번안되었습니다. 유명 작곡자들이 외국곡에 직접 가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죠. 극중 유채영(손담비)은 오랜 노력 끝에 방춘수 작곡가의 곡을 받기로 했지만 노상택(안길강)은 그 곡을 이정혜(남상미)에게 줘 버립니다. 70년대엔 유명 작곡가의 곡들 받는다는 자체로 히트는 따논 당상이었기에 유명, 무명 가수..

빛과그림자, 일당백 파워 이휘향 연예계 대부 역에 제격

70년대 연예계의 명암을 조명하자면 경직된 당시 사회 분위기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고 주먹이 법을 대신하던 풍경이나 정확한 계약 대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연예산업을 묘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극중 신정구(성지루) 단장이 초반에 강기태(안재욱)를 속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분위기 덕분이었겠죠. 커미션을 떼이거나 뇌물을 주는 일도 흔했고, 높은 분 한마디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던 그 시대. 개중에는 실제 노상택(안길강)처럼 주먹쓰던 쇼단장들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동생 명의의 집까지 잃고 빛나리 쇼단을 운영하기 위해 뛰는 강기태 앞엔 힘겨운 일 뿐입니다. 변두리 카바레라도 계약해볼까 싶어 찾아가지만 계약은 성사 못시키고 대낮에 춤추러 온 제비족으로 오해받습니다. 시장바구니 들고 무도장에 온아주..

빛과그림자, 노리개나 앵무새가 아니라 가수이고 싶은 유채영

직업에 귀천이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불과 몇십년전만 해도 연예인은 천한 직업이라 했습니다. 조선 시대 기생이 천하다 해도 그네들의 춤과 음악, 시화의 가치는 높이 평가해 주었고 일반 백성들도 남사당패들이 보여주는 흥겨운 춤과 노래를 좋아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천한 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신분 사회라 그들을 낮춰 말하고 깎아내릴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배고프던 시절 마을을 떠돌던 놀이패들의 악습이 나쁜 인상을 남긴 까닭인지 몰라도 일제 강점기 이후 그런 분위기는 더욱 심해진 듯합니다. 이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유채영(손담비)도 쇼단 무용수가 되고 가족과 절연했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그 시절엔 배우가 되거나 가수가 되겠다고 나서는 딸을 머리 깎아 집에 가두고 강제로 시집보내는 ..

빛과그림자, 정인숙 사건과 깡패들에게 위협받던 연예인들

어릴 적 할아버지의 케케묵은 책들 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본래 한학을 하시던 분이라 오래된 한자 서적도 있었고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신문물'을 익히시느냐 가져온 외국 책들도 있었고 근현대사를 다룬 시사잡지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먼지냄새 나는 그 오래된 책들 중 제가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정인숙 사건'과 '이후락 부장이 증언한 김대중 납치 사건의 진실'입니다. 두번째 기사는 분명 1987년 10월 '신동아' 기사인듯한데 정인숙 사건이 실렸던 해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정인숙과 이후락, 70년대 정치사를 이야기하자면 두 사람은 빼놓을래야 빼놓을 수가 없는 인물입니다. 바로 '요정정치'와 '밀실정치'의 대명사들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

빛과그림자, 다방에서 죽치며 쇼비지니스를 배우는 강기태

프랑스에서도 '카페'는 본디 예술인들이 정보를 나누고 사교를 도모하던 곳이었습니다. 각양각색의 문인들과 배우들이 유명한 카페에 모여 시를 읽고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17세기 경 유럽에 전래된 커피와 함께 시작된 문화, '카페(Cafe)'라는 단어의 어원은 터키어로 '커피'를 뜻하는 말이었다는데 1700년경 런던에는 삼천여개의 커피 하우스가 있었다고 하고 1689년 프랑스 파리에 세워진 카페는 아직까지도 커피를 팔고 있다는군요. 우리 나라에서 커피를 마신 공식기록은 고종 황제였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를 처음 접할 땐 쓰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맛에 질색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실수록 그 중독성 때문인지 '인이 박여' 끊을 수가 없습니다. 고종 황제 역시 워낙 커피를 즐겨 마시다..

빛과그림자, 국민 바보 영구를 탄생시킨 TV 드라마 '여로'

70년대가 보여주는 '빛'과 '그림자'는 극단적이다 싶을 정도로 그 명암이 선명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백수가 된 후에도 밝음으로 똘똘 뭉친 강기태(안재욱)와 서서히 눈떠가는 쇼비지니스의 즐거움, TV 드라마와 화려한 조명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의 흥겨움이 성탄절 트리 불빛 만큼이나 반짝이는가 하면 당시의 공포스럽고 억압적인 시대분위기가 그대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중정 미림팀의 '연회'에 불려갔던 이정혜(남상미)를 집으로 데려다 주던 차수혁(이필모)의 차를 막아선 야간통행금지 바리게이트는 1982년 이후에나 사라진 풍경입니다. 세븐스타 쇼단의 노상택(안길강)은 유채영(손담비)같은 잘 나가는 연예인들을 재벌 후계자들과 만나도록 유도하고, 장철환(전광렬)의 연회에 불려나가는 소위 '가수들'은 당시 실제로 있..

빛과그림자, 실감나는 장철환의 빨갱이 사냥 못 믿겠다고?

제 고향 동네엔 나이든 어르신이 많아서 40년대나 50년대에 일어난 일들도 곧잘 기억해 내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첩첩산중이라 90년대까지 흙먼지 풀풀 날리는 지방도를 걸어 다녔고 전기도 다른 어떤 지역에 비해 늦게 들어왔다고 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4.19와 5.16까지 모두 겪으신 그 분들은 시대의 무서움은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세대는 소문으로만 듣던 '인민군'을 겪어본 분도 많고 북진하던 미군이 지나가며 초콜렛같은 걸 나눠주더란 기억도 있고 하여튼 격동의 6, 70년대를 몸소 겪으신 분들입니다. 사람들은 때로 기록이 남아 있는 일 조차 잘 믿지 못합니다. 60, 70년대에 이런 일이 있었노라 이야기하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고 정치..

70년대, 연예계의 '빛과 그림자'를 묘사하기 가장 적절한 시대

우리들이 겪어본 적 없어서 꽤 오래전에 일 같지만 일제강점기는 불과 70여년전입니다. 한국전쟁 때문에 사람들이 죽고 전쟁고아들이 굶던 시절도 기껏해야 60년전이구요. 갓 스무살을 넘긴 사람들이나 서른을 넘긴 세대들에겐 까마득히 옛날같겠지만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이 아직까지 동시대에 살아 있습니다. 50년대, 60년대, 70년대가 현대 한국의 초석이 마련된 시기이니 어찌 보면 그 또래들은 현대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셈입니다. 이 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보며 옛날엔 정말 그랬다 내지는 저건 엉터리다 그런 이야기를 나눌 만도 한 세대들이죠. 물론 '빛과 그림자'가 76-70년대에 붐이 일었던 쇼문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복고'는 단순히 이야기의 배경 역할을 하는 수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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