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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29

뿌리깊은나무, 이도와 가리온 누가 조선의 뿌리가 되려 하는가

요즘도 유서깊은 시골 마을에 가면 거대한 고목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마을 마다 수종도 다르고 견뎌온 세월도 다르지만 사람들은 그 나무의 생명이 사람의 길흉화복(吉凶禍福)까지 결정한다 믿어 소중히 여기고 처음 그 나무를 본 사람들은 사람 보다 오래 살아온 그 나무의 위엄에 경건한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그 나무도 처음 심어질 때는 바람에 흔들리고 뿌리까지 뽑혀 날아갈 뻔 했던 시기가 있었겠지만 이제는 단단한 뿌리로 땅을 꼭 쥐고 있어 어떤 재앙이 와도 끄덕하지 않을 듯합니다. SBS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 제목은 많은 문구를 연상하게 합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세'라는 용비어천가의 구절이기도 하고 극중 밀본들이 살인을 저지를 때 사용한 음양오행에서 상생..

뿌리깊은나무, 집현전 타파를 외친 가리온 이제 세종의 편은 누구?

한글 창제는 세종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중심인물이자 주체인 것은 맞지만 왕자와 공주들, 그리고 집현전 학자들 또 이름이 적히지 않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그 조력 세력의 일부를 소이(신세경)을 비롯한 목야(신소율) 등의 궁녀로 설정했습니다. 또 실존인물인 집현전 정인지(박혁권), 가상 인물 무휼(조진웅) 등도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를 아는 사람들로 설정했습니다. 학사들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개발 과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여덟 명 뿐이라 언급하기도 했었지요. 반전 아닌 반전, 너무도 정기준 같았지만 너무도 정기준 같지 않았던 가리온(윤제문)의 정체가 3대 밀본 본원으로 드러나자 우의정 이신적..

세종의 청렴한 사대부들이 뇌물을 받았다는데

젊고 패기만만한 세종(송중기)는 '왕도와 패도는 언제나 양날의 검'이라는 아버지 태종(백윤식)의 말에 단호하게 자신의 문치를 주장합니다. 양보하고 설득하여 숫자 1만 남는 마방진이 아닌 모든 숫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는 마방진을 만들겠다는 그의 신념은 단단합니다. 그러나 사대부들 몰래 한글을 만들며 자신의 집현전 학사들이 하나 둘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하는 노년의 세종(한석규)은 그 말이 자신이 얼마나 어려운 길을 선택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속 상황이 아니라도 토론하고 논쟁하여 설득하고 감싸주는 정치는 요즘에도 힘든 일이니 말입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세종이 한글 창제를 비롯한 각종 문화, 과학 발전에 기여했고 업적을 남겼지만 소위 사대부들이 그를 반대하고 폄하하곤 했다고 썼습니..

뿌리깊은나무, 외로운 임금 세종과 한글 창제를 반대한 사대부들

조선은 왕을 중심으로 다스려지는 나라이기 때문에 감히 왕에게 활을 쏘는 끔찍한 일은 절대 저질러서는 안되는 나라였습니다. 왕에게 반기를 든 역모는 삼족을 멸했고 왕을 참칭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상왕 태종(백윤식)이 궁수들에게 활을 쏘라 명령하고 젊은 세종(송중기)이 그 많은 활을 뚫고 홀로 걸어오는 장면은 생각해보면 많은 의미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왕이 하는 일이라 해도 감히 목숨 걸고 반대할 일이 있다는 뜻도 될 것이며 왕이라 해도 힘있는 무리를 거스르면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뜻도 됩니다. 태종에게는 학문과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세종이 한심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문치(文治)는 국가의 궁극적 이상이긴 하나 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하는 언젠가는 왕을 업신여기기 마련입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

뿌리깊은나무, 반인 가리온과 정기준은 무슨 관계일까

드라마라면 보통 회를 거듭할수록 미스터리가 풀리기 마련인데 한글 창제를 둘러싼 추리극 '뿌리깊은 나무'는 오히려 범인 정기준의 정체를 더욱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혹시 정기준이 아닐까 가장 많은 의심을 받던 심종수(한상진)가 밀본 본원을 언급하고 자신이 밀본의 3대 본원이 아님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태종(백윤식)이 추구했던 패도에서 벗어나 문치를 펼치고자 했던 세종(한석규)은 정체불명의 사대부 결사조직인 밀본과 어릴 때 자신 때문에 모든 식솔을 잃어야 했던 똘복 강채윤(장혁) 때문에 괴로워 어쩔 줄 모릅니다. 세종은 재상들과 백성들은 아무도 모르게 모종의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중이었습니다. 천지계라는 세종의 비밀 조직에 속한 젊은 학자들은 누가 자신들의 동료인지도 모른채 세종이 나누어진 임무에..

뿌리깊은나무, 군나미욕과 집현전 학사들의 숨겨진 비밀

집현전 학사들이 이유도 모른채 살해당하고 왕을 죽이려 하는 젊은 겸사복이 그 미스터리를 뒤쫓는다. 한글 창제를 둘러싼 세종대왕의 비밀을 묘사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드디어 본격 범죄 추리극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강채윤(장혁)이 박포(신승환)와 함께 집현전을 감시하는 모습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비밀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이라 최고의 구성이라고 밖에 할 수 없더군요.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집현전의 비밀을 몰래 훔쳐보는 겸사복, 그리고 그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니. 세종(한석규)은 정인지(박혁권)를 불러 비밀스럽게 추진중이던 자신의 계획을 논의하고, 최만리(권태원)와 우의정인 이신적(안석환)은 모여 윤필의 시신에서 나온 사자전언을 두고 고민합니다. 집현전 젊은 학사..

뿌리깊은나무, 세종이 찾던 밀본 정기준 대체 누구?

역시 세종(한석규) 임금은 심상치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아버지 태종(백윤식)이 죽는 순간까지 네가 옳다 내가 옳다며 기싸움을 놓치 않던 이 괘씸한 아들은 궁녀들과 내관들 앞에서도 우라질, 빌어먹을을 예사로 내뱉는 별난 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고변하면 왜 안되는지에 대해 궤변을 늘어놓는 신하들을 집현전 젊은 학자들과 경연케 하여 달달 볶는, 획기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마방진의 비밀을 몰라 힘들어하던 젊은 세종(송중기)과는 달리 그는 거침없고 어려울 것없이 자신의 조선을 만들어갑니다. 강채윤(장혁)은 어린 시절 똘복(채상우)의 기질을 그대로 갖춘 겸사복으로 자랐습니다. 무엇이면 한번 달라들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그 성격은 아무도 그 비밀을 모르는, 집현전 학자 허담 ..

뿌리깊은 나무, 정기준은 결국 세종의 적이 될 것인가

이정명의 원작 소설 '뿌리깊은 나무'를 읽고 있습니다만 예상대로 원작 소설과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군요. 소설이 한글 창제 과정에서 일어난 살인과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내용이라면 드라마 쪽은 미스터리와 더불어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도록 마음먹게 된 시대적 배경과 갈등을 좀 더 상세히 묘사할 것 같습니다. 소설 쪽에도 시대적인 인물 묘사가 꼼꼼한 편이었지만 드라마로 구현되려면 좀 더 다른 갈등 요인이 필요했던 것인지 겸사복 강채윤(장혁)의 어린 시절 똘복(채상우)은 완전히 소설과 다른 설정이네요. 예전 드라마 '로열패밀리'도 그랬고 '선덕여왕'도 그랬듯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이 작품을 원작 그대로 제작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그러고 보니 또 김영현 작가군요). 원작에..

뿌리깊은나무, 아들 세종이 깨달은 마방진의 비밀은?

이제서야 털어놓는 말이지만 저는 방송국 SBS에서 사극을 만든다고 하면 일단 환영하지 않습니다. 개국 이후 만든 정선경, 임호 주연의 '장희빈' 같은 작품은 맛깔나게 사극의 재미를 살리긴 했으나 복색 고증에는 실패했었고 김재형 PD가 만든 '여인천하'는 엄청난 인기를 끌며 100회가 넘는 방영을 했으나 인기에 영합해 경빈(도지원)의 활약상을 지나치게 강조했고 역사는 제껴놓고 활약하는 정난정(강수연)이 지나치게 만능이란 평도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SBS 사극은 사극의 전통을 무시하고 '일단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인데 가끔은 배우들이 한복만 입고 시대가 과거일 뿐 내용은 사극의 탈을 쓴 코스프레 창작극이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최근엔 정통사극으로 인기를 끌던 KBS 조차 이런 창작 사극..

공주의남자, 수양대군이 사육신에게 더욱 광분하고 잔인했던 이유

2007년에 KBS에서 방영되던 드라마 중 '사육신'이 있습니다. 총 24부작의 이 드라마는 KBS에서 총 제작 기획과 대본 등을 맡고 북한에서 직접 배우를 섭외, 제작한 조금은 특별한 드라마였습니다. 출연 배우들도 북한 배우들이라 낯설었지만 당시 국내에서 유행하던 퓨전사극과도 달라 별나단 느낌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못했고 시청률도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충신불사이군(忠臣 不事二君)' 즉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사육신들의 가치관이 현대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져야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성삼문, 하위지, 이개, 유성원, 박팽년, 유응부 등의 여섯 신하들, 그들 사육신의 절개를 볼 수 있는 에피소드와 한시들이 아직까지 남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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