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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의태양, 차희주에 얽힌 미스터리 누가 진짜 범인일까

Shain 2013. 8. 2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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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전체적인 흐름이 '최고의 사랑(2011)'과 유사하단 느낌을 받은 사람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귀신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에피소드 중심의 전개 방식은 달라도 남자주인공이나 여주인공의 캐릭터, 서브 캐릭터의 성격도 많은 부분 비슷한데다 심지어는 홍자매 작가 특유의 PPL까지 복사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더군요. 그러나 소지섭과 공효진, 서인국, 김유리라는 배우의 개성 만은 베낄 수가 없었던지 배우들이 드라마를 살린다는 평입니다. 20퍼센트 가까운 시청률로 1위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주군의 태양' 최대의 미스터리는 죽은 차희주와 납치범 간의 관계.


또 '최고의 사랑'에서는 국보소녀가 해체할 수 밖에 없었던 비밀이 드라마를 끌고 나가는 주요 미스터리였습니다. 한 멤버가 임신을 했고 여주인공이 그 멤버의 임신을 감추기 위해 자신이 모든 오해를 다 뒤집어 쓰고 국민비호감이 되었고 과거를 밝혀가는 내용이 드라마의 한 줄거리였죠. 한편으론 남자주인공 독고진(차승원)은 구애정(공효진)을 유혹하며 김동인의 감자와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자주 인용합니다. '주군의 태양'에서도 드라마를 끌고 나가는 굵직한 미스터리 하나와 문학작품이 등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로코물도 좋지만 그동안 여기저기서 얼핏 들었던 귀신 이야기를 이런식으로 묘사할 수도 있구나 하는 점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주중원(소지섭)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귀신 차희주(한보름)는 15년전 주중원의 여자친구였다는데 대부분의 귀신들이 이승에 대한 미련이 해결되면 승천하는 것과 달리 차희주는 꽤 오랫동안 주군의 옆에 있었습니다. '죽은 사람은 아무 힘이 없지만 그 마음은 남아 있다'는 대사로 보아선 차희주가 주중원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단 생각이 듭니다.

차희주는 어떤 이유로 납치극의 공범이 된 것일까. '미안하다'는 말 밖에 전해듣지 못한 주중원.


'주군의 태양'이 선택한 미스터리는 어린 주중원(엘)과 차희주를 납치한 사람이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차희주가 납치범에게 협력한 이유와 몸값으로 준 백억 가치 상당의 보석셋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하는 점입니다. 또 이번에 선택한 소설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열 개의 인디언 인형)'입니다. 눈과 얼굴을 가린 납치범은 주중원의 아버지(김용건)를 협박하기 위해 30분 마다 한번씩 주중원에게 그 소설을 읽게 했고 공포스런 상황에서 소설을 읽은 주중원은 그 때문에 난독증 증세를 갖게 된 듯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이자 반전 소설의 대명사입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에 그 내용을 아는 사람이 많으리라는 생각하는데 인디언 섬의 호화로운 저택으로 초대받은 10명의 사람들이 한명씩 죽어갈 때마다 식당에 놓인 인디언 인형이 한개씩 사라집니다. 알고 보니 그 섬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을 죽인 살인자는 세번째에 죽은 것으로 위장한 한 남자였습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자살하는 바람에 나중에 그 섬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시청자들이 납치범으로 지목한 사람들. 이마의 잔머리를 보니 여성같기는 하다.


이 소설의 내용과 드라마 속 내용이 관계있다면 납치범은 주중원의 아버지와 관련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몸값으로 돈이 아닌 주군의 어머니가 물려준 백억 상당의 보석을 요구한 것으로 보아 주중원 집안과도 관련이 있단 생각이 들죠. 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소설의 내용으로 보았을 때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범인일 것이란 짐작도 가능합니다. 아니면 반대로 주중원의 아버지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협박일 수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원한이나 복수 때문에 사건을 일으켰거나 한희주가 협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한희주를 떼어내기 위해 주중원의 아버지가 조작한 일이란 의견도 있고 주군에게 고모부 대접을 받고 싶어 안달난 도석철(이종원)의 짓이란 의견도 있고 아무리 봐도 협박범의 걷는 모습이나 눈매가 여자이니 주군의 고모인 주성란(김미경)이란 의견도 많습니다. 도석철이 범인이란건 어디까지나 이종원이 평소에 배신자 역을 자주 맡았기 때문인데(이종원씨 별명이 배신의 아이콘입니다) 정말 납치범의 정체가 주군의 가족이라면 한희주가 협조할 수 밖에 없던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또 귀신이 되어서 주군 곁을 맴도는 이유도 그럴만하다 싶죠.



차희주는 주군의 기억에서 잠깐 등장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주중원은 늘 교복을 입고 있는 반면 차희주는 긴 생머리에 어른스런 복장을 하고 있죠. 거기다 주중원이 '돈많은 집 아들이라 좋아한다'던가 납치된 상황에서 '미안하게 됐다'고 말하는 것도 뭔가 이상했습니다. 속아서 납치된 충격도 충격이나 주중원이 보는 앞에서 불에 타 죽기까지 했으니 억울할 것도 없을텐데 귀신이 되어 떠도는 것도 이상한 일이죠. 꼭 말해줘야할 위험한 일이 있거나 알려야할 진실이 있단 뜻인듯합니다. 아니면 고통받는 주군이 불쌍해서 일수도 있구요.

어쩌면 마지막회가 다 되어서야 풀릴 미스터리. 차희주가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태공실에게 빙의된 상태에서 주중원에게 '속은 것이 아니다'라고 하거나 '사랑해'라는 고백을 남겼지만 주군의 몸에 태공실이 닿으면 귀신이 사라지는 관계로 차희주는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말기지 못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끌고갈 가장 중요한 미스터리이다 보니 어쩌면 마지막회가 되서야 자세한 내막이 드러나겠지만 주중원의 아버지가 강우(서인국)를 시켜 사건의 뒷조사를 시키는 것으로 보아 역시나 주군 주변에 차희주와 관련된 누가 있다고 의심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론 전혀 엉뚱한 인물이 범인이란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최고의 사랑'에 등장했던 김동인의 '감자'나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로코물에 딱 어울리는 문학작품은 아닙니다만 귀신 이야기엔 미스터리 소설이 딱인지도 몰라요. 어쩌면 '복사판'이란 평가를 받더라도 미스터리, 로맨스, 코믹함을 골고루 엮였다면 별로 상관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거기다 태이령(김유리)이 예쁘고 멀쩡한 얼굴로 잡귀에 휘둘려 난동을 피우는 모습도 생각 보다 재미있긴 하네요. 이번주에 등장한다는 빨간 드레스 프라이팬춤 기대하겠습니다(전지현 CF 패러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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