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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짝패 40

짝패, 포교 공형진의 실제 모델이었던 경찰

드라마 '짝패'에는 순간순간 등장했던 호조판서 같은 인물을 제외하곤 진짜 악역이랄 수 있는 인물은 거의 없습니다. 비명횡사한 조선달(정찬)이 협잡꾼에 노름꾼 역할을 했지만 그에게도 일말의 정은 있어 쇠돌(정인기)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유독 공포교(공형진)와 종사관 만은 악랄하게 민초들을 괴롭히고 결국엔 개과천선하지 않은 상태로 공포교는 숨을 거둡니다. '착한 경찰' 역할이었던 귀동(이상윤)에게 죽음을 당하는 공포교는 극중 가장 악역입니다. 배우 공형진이 워낙 순하게 생긴 얼굴이라 그 정도로 악역일 줄은 몰랐는데 공포교가 상징하는 캐릭터는 어떻게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신분과 가난의 굴레를 남을 밟고 일어서 헤쳐나가는 유형의 악인입니다. 왈자패가 되어 시장상인들을 해꼬지하는 진득 ..

큰년이 '서이숙'님의 공연 '매기의 추억'

지난번에 배우 서이숙님이 달아주신 것으로 추정되는 방명록 글이 있어, 감사하단 말씀을 전해드리려 다른 포스팅에 글을 첨부했는데,본인이라고 작성한 첫번째 그 글은 아무래도 본인이 작성하신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 또다른 답글이 달려 있는데 아이피도 말투도 조금 다르네요(다른 어떤 분이 작성하셨을까요). 지금으로 봐서는 두번째 답글이 진짜 서이숙님이신가 봅니다. 착오가 있었던 점 사과드리고 연극에 출연 중이라 바쁘실텐데 직접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소 연극배우로서 유명하신 분임을 들은 적이 있지만 '짝패'에서 처음 봤을 땐 너무나 자연스럽게 거지패 장꼭지(이문식)의 첫째 부인을 해내시기에 연극배우로서의 경력은 까맣게 잊어버릴 뻔 했습니다. 흔하디 흔한 동네 아줌마처럼 극중의 큰년으로 동화되신 모습은 ..

짝패, 아쉽지만 아기장수의 새드엔딩은 예정된 결말

어제 마지막회를 맞은 드라마 '짝패'의 김운경 작가는 제가 오랫동안 팬이었던 거의 유일한 분입니다. 스토리텔링 실력이나 사회적 메시지, 혹은 맛갈나는 대사 때문에 좋아하던 방송작가들은 있어도 대부분은 금방 질리는 느낌인데 '노숙자를 묘사하려면 직접 노숙자가 되어보라'는 작가론을 가진 그는 매번 즐거움을 줍니다. 한국전쟁 이후 거지의 변천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은 '형'이나 시대극의 재미를 보여줬던 '옥이이모' 등 진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실감있게 그려내는 존경받을 만한 작가입니다. '짝패'는 제작 후반부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김운경 작가가 모친상을 당하는가 하면 천둥 역의 연기자 천정명이 두 번의 낙마사고로 부상을 입고 연기하다 촬영 종료 후 수술을 위해 수술실로 직행하기도 했습니다. 초반부엔 아주 ..

짝패, 아래적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일전에 80년대 의적 '조세형' 이야기를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아래적 두령은 전설이 되어야 한다'를 참고하세요), 의적이 나타났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부패하고 정의를 원한다는 뜻입니다. 총, 칼같은 위험한 흉기를 쓰지 않고 드라이버같은 기기로 부정하게 모은 보석들을 탈취한 조세형, 그 돈의 일부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행을 했다는 그의 모습을 사람들이 '의적'이라 부른 건 그가 의로워서가 아니라 썩은 나라를 풍자하는 가장 적절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은 언론이 '국민이 어리석다'며 훈계를 했다는 건 안 봐도 뻔한 일이지요. 의적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 역사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탐관오리들이 설치고 백성들의 수탈이 심해질수록 그들 '부자'의 돈을 털어가는 도둑들은 의적이 되었습니다...

짝패, 아래적 천둥의 최후와 분노하는 백성의 힘

돌봐줄 사람 없는 거지패의 고아가 동냥하는 어린아이로 살아간다는 것, 재물은 부족할 것 없지만 어미 잃은 양반가의 자제가 새어머니와 유모의 손에 길러진다는 것. 삶은 각자의 무게가 있기에 저울로 달아보는게 아니라지만 그 둘의 인생을 한눈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귀동(이상윤)이 양반으로서 아래적을 바라보는 눈과 천둥(천정명)이 거지 출신 자수성가한 인물로 아래적을 바라보는 눈은 접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다릅니다. 귀동은 도둑이란 집단에 '의로울 의(義)'라는 글자를 붙일 수 없다 생각하고 천둥은 지금까지 조선 사회에서 성실히 살아오는 동안 내린 결론, 편법이 아니고서는 경종을 울릴 방법 따윈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귀동이 도둑이란 '편법'을 싫어하는 이유는 김진사(최종환)를 비롯한 안동김씨 일문, ..

짝패, 백성을 염려하는 호판이 우스운 이유

종종 MBC 홈페이지를 비롯한 드라마 '짝패' 관련 게시판에 접속해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주연배우나 캐릭터에 대한 반감, 분석이나 비난도 자주 올라오지만 조선 후기 사회에 대한 정보를 토론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민중사극'임에도 주인공들이 어째서 '영웅'답지 못하냐 하시는 분들도 있고 왜 도적패인 '아래적(我來賊)'이 사람을 죽여야만 하느냐 즉 악행을 저질러야 하느냐 묻는 분도 있습니다. '옳은 일'을 하는 의적이란 설정이니 현대인들에게는 충분히 과격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KBS 추노'의 송태하(오지호)가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다며 그 부분과 아래적의 행동을 비교하시는 분도 보았는데 아무리 '짝패'가 현대 사회의 여러 메시지들을 담고 있는 드라마라 하지만 그 ..

짝패, 동녀 천둥의 운명을 바꿀 변수 되나

예전에 한참 온라인에서 '세대 간 이념 대립' 현상이 극화되었을 때(따지고 보면 이념의 대립이라기 보단 입장 차이랄 수 있겠지만) '한겨례21'에 흥미로운 풍자 카툰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한 젊은이가 게시판에서 '수구꼴통'이라며 죽어라 갈등하던 네티즌이 알고 보니 자신의 아버지였다는 웃지 못할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그 아버지는 자신을 두고 '빨갱이'라고 불렀다는 것, 생각 안해봐도 뻔히 알 수 있겠지요. 천둥(천정명)신분이 뒤바뀌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극적인 갈등은 없었을 지 몰라도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은 일부분 운명적인 것입니다. 민중사극을 표방한 드라마 '짝패'의 이야기는 이제 마지막 부분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썩고 부패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조선 사회에서 신음하던 민중, 그중에서도 아래적의..

짝패, 안동김씨 김진사의 미심쩍은 본심

한몫잡을 궁리만 하는 천하의 노름꾼에 주막집 주모 기둥서방 노릇이나 하던 조선달(정찬)의 죽음, 드라마 '짝패'의 귀동(이상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을 감추려 하는 사람들, 막순(윤유선), 쇠돌(정인기), 현감(김명수), 삼월(이지수), 김진사(최종환)의 욕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드라마 '짝패'는 뜬금없는 살인 미스터리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쉽게 남의 목숨을 빼앗을 만큼 모진 사람들도 아닌데다 대부분 자신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선달이 가진 환표를 훔쳐간 공포교(공형진)까지 끼어들어 사건은 점점 더 오리무중입니다. '조선달 죽음'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사람은 누굴까. 막순이나 귀동에게도 다행스런 일이지만 지금으로서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은 '김진사'입니다. 저잣거리 도..

짝패, 조선달의 죽음과 사면초가에 빠진 귀동

인간 세상에 태어난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먹은대로 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딱히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자신의 앞길을 방해하는 탓이라기 보다 '인간(人間)'이 인간인 까닭에 타인과 관계를 맺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천둥(천정명)은 고아로 자라 훌훌 털어버린 후 아래적이 되기 수월했고 상단 행수라는 자신의 직업이 '어머니' 막순(윤유선)과 사랑하던 동녀(한지혜)를 떠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귀동(이상윤)에게 정체를 들킨 달이(서현진)는 모든 걸 버리고 아래적의 기지로 들어가고 싶지만 황노인(임현식)의 존재가 적잖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동녀는 자신이 이룬 것과 자신의 욕망을 쉽게 포기하는 타입의 인간이 아니기에 아래적이 된다는 건 꿈도 꾸어본 적 없는 속물입니다. 그녀..

짝패, 악명높은 조선 후기 '포도청' 재현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도 두고 보아서는 안되고 올바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세상에 많은 사람사는 모습들 중에 제일 안타까운 건 '약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모양새입니다. 자신들을 괴롭히는 정체불명의 힘에 함께 대항해도 모자라건만 오히려 강자들의 나쁜 질서를 배워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은 가슴이 아픕니다. 극중 양반인 김진사(최종환)가 점잖은 모습으로 인정많고 따뜻하게 비치는 것과는 달리(김진사를 악인으로 인식하지 않는 분이 더 많더군요) 막순(윤유선)이 악녀로 보이는 건 그녀가 약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리 반상의 질서가 유별하고 양반의 목숨만 목숨인 시대라 하지만 직접 낳은 자식을 굶어죽게 내버려둘 어미가 어디 있으며 주인마님의 닥달과 고문을 버티며 정신나간 양반네의 첩으로 살고 싶은 여종이 어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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