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이나 지금이나 난 크리스마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종교가 없는 까닭도 있겠지만 안 그래도 바쁘고 시끄러운 연말을 요란하게 보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놀이 문화라는 것이 술 아니면 노래방이 전부다 보니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이들면서 점점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단어의 낭만 보다는 눈 때문에 미끄러지고 빙판과 흙탕물로 범벅이 된 길이 불편하단 생각이 더 강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뭔가 설레이고 뭔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떤 가족들은 선물을 주고 받고 어떤 연인들은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그러는 모습 만큼은 싫지 않았다. 나같으면 모이더라도 좀 더 한가한 곳에서 보다 조용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