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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뿌리깊은 나무 27

뿌리깊은나무, 최고의 반전 인물은 한명회가 아니라 정인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무려 25.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대단원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세종 이도(한석규)가 모두들 떠났다며 독백하는 장면의 순간시청률은 32.4%를 기록했다고 하는군요. 시청률 20% 넘기가 쉽지 않은 요즘, '뿌리깊은 나무'가 2011년 마지막을 장식한 최고 인기 드라마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마지막회에 밀본 책사였던 한가놈(조희봉)의 정체가 한명회로 밝혀져 혹자는 '한명회'가 이 드라마의 최대 반전이란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팬들의 예상 대로긴 하지만요). '뿌리깊은 나무'는 쉽게 보기 힘든 수작이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는 역사 왜곡도 고증도 아닌 인물에 대한 단편적 평가를 내리게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 사극이 과거의 재현이 ..

뿌리깊은나무, '무한알티'되는 한글의 저력 밀본을 이기는 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마지막회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여운이 남는 결말'이라면서도 창작된 인물들이 대부분 사망하는 '피바다'에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문해주신 이웃 블로거들 중에도 소이(신세경)을 죽이면 작가 테러하겠다고 하던 분이 계신데 이 독한 여자 소이가 세종(한석규)에게 직접 해례를 전하지 않고 죽어가는 몸으로 속치마에 해례를 적더군요. 세종실록 기록에 정인지가 적은 해례 서문이 적혀 있길래 내심 소이 만은 살아 세종이 있는 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했는데 소이 머리 속에 들어 있던 해례는 똘복(장혁)이 받아 세종에게 전해줬습니다. 그것도 목숨 걸고 개파이(김성현)와 칼부림을 하면서 말입니다. 김영현 작가와 박상연 작가의 드라마를 처음 시청하는 것도 아닌데 매번 해피엔딩을 기대하..

뿌리깊은나무, 반전의 열쇠는 여전히 개파이와 정기준인가

우리는 10월 9일을 한글날로 기념하고 있지만 실제 한글이 창제되고 반포된 정확한 날짜는 모릅니다. 실록에도 '이달'에 창제되고 반포되었다고만 적혀 있어(1443년 음력 12월 30일 창제, 1446년 음력 9월 29일 반포 기록) 처음 '조선어연구회'가 한글날(가갸날)을 정할 때도 음력 9월 29일을 기준으로 양력 10월 28일에 한글날 기념식을 치렀습니다. 이후 발견된 1940년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에 9월 상한이라 적힌 글을 보고 10월 9일로 한글날을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창제에서 반포까지 걸린 3년 정도의 세월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집한 셈입니다.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등장인물이 지키려했던 엄청난 비밀은 '성배'의 정체가 물건이 아닌 여성이었다는 점입니다. ..

뿌리깊은나무, 명품연기자 한석규에게 이런 시절이

연기자 장혁은 KBS에서 방영된 '추노'로 2010년 KBS 연기대상을 거머쥔 베테랑입니다. 여전히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해도 호평을 받는 장혁이 이번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드라마 성공에 비해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편입니다. 웬만큼 자신의 캐릭터도 잘 소화했고 한글을 맨처음 배우는 백성 '똘복'이란 역할도 꽤 매력적인 배역인데 왜 흡족할만한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함께 출연중인 배우 한석규의 세종 연기가 너무도 강렬하고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지랄'과 '우라질' 등의 파격적인 대사를 내뱉으며 때로는 울부짖고 때로는 고뇌하는 세종 이도의 캐릭터는 연기자 한석규를 한층 더 빛나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최고의 작품 반열에 올려놓은..

뿌리깊은나무, 사대부로 각성한 심종수와 개파이의 변신?

한글의 원리를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를 읽어 보면 세종이 상당한 수준의 유학자란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오행에 맞추어 자모음을 설명하고 그 이치를 따진 그 글은 다양한 문장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읽어봐도 쉽게 만들기 힘든 명문입니다. 극중 관료들의 말대로 실제 세종대왕은 유학자로서 최고 경지에 이른 인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 세종은 평범한 유학자들과는 다르게 '명분'을 추구하면서도 실리를 따지는 면모를 보였던 왕이기도 합니다. 장자 상속을 하라며 양녕의 등극을 주장하던 황희(전성환)가 세종에게 등용된 건 그런 세종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극중 조말생(이재용)도 명분을 따지자면 진즉 내쳤어야 옳치만 조말생은 병조판서를 맡아 대마도를 정벌하는 등 군사적으로 유능한 인물이었습니다. 드라마 '뿌리깊..

뿌리깊은나무, 대혼란의 마무리는 세종을 위한 최고의 찬사 용비어천가

한글 창제 과정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비밀과 비밀 결사 조직 '밀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극중 소이(신세경)는 어린 시절의 충격으로 함묵증을 앓아 세종 이도(한석규)에게 한글 창제의 동기를 부여한 백성이자 한번 본 그림과 문자는 모두 외울 수 있고, 한글 창제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천재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마치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의 리스베트처럼 아스퍼거 증후군에 걸린 천재가 연상되는 여성이고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성배'는 사실 술잔같은 물건이 아니라 '여성'이었다는 비밀처럼 한글 해례 그 자체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집현전 학자 장성수(류승수)가 죽고 그가 남긴 팔사파 문자가 적힌 책을 소이가 읽고 후 모두 찢어버리는 장면에서 소이의 역할이 일종의 데이터베이..

뿌리깊은나무, 쉽게 배우는 문자 한글과 SNS가 닮은 점

최근에 제작되는 대부분의 사극들은 과거 우리가 재미있게 보던 편년체 사극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배우들의 분장이나 복장은 과거와 유사하고 극중 이야기도 역사 속 사실을 근거로 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메시지나 주제는 현대극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사극의 경향은 정통사극을 추구하기 보다 현대극으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 화두를 과거를 배경으로 풀어나갔다고 보는 것이 맞는 듯합니다. 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역시 현대극이라면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권력자들 간의 대립이나 국민과 기득권층의 갈등을 훌륭히 묘사한 수작입니다. 사서에는 '밀본'도 정기준도 광평대군(서영준)이 암살당했다는 기록 조차 없지만 드라마에서는 민주적 군주 세종(한석규)이 백성에게 한글을 주기 위해 고통스러워하며 모든 희생을..

뿌리깊은나무, 진짜 보수주의자 조말생에게 보기좋게 속아버린 정기준

경복궁에서 왕이 주로 거처하며 사용하던 공간은 강녕전, 경성전, 연생전입니다. 중앙에 가장 크게 위치한 강녕전은 침소 역할을 하긴 했지만 주로 업무를 보며 신하들을 만나거나 연회를 베풀던 곳입니다. 서쪽에 있는 곳이 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글 창제를 위한 공간으로 쓰이는 경성전(慶成殿)입니다. 경복궁이 왜란으로 전소되어 세종 당시엔 어떤 모양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극중에 등장한 이층의 원형 공간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이는 곳이죠. 왕이 사적으로 책을 읽거나 침수들 때 이용한 전각이 경성전으로 이 전각들의 이름을 지은 것은 극중에 자주 등장하는 정도전입니다. 한글에 대한 기록이 처음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 것은 1443년 음력 12월입니다. 그전에는 세종이 글자를 만들려 했다든가 만들라..

뿌리깊은나무, 가슴 뜨끔해지는 세종 이도와 정기준의 맞장 토론

흔히 자식잃은 사람의 슬픔을 '애가 끊어지는 듯하다'는 말로 표현합니다. '애'라는 단어는 창자를 표현하는 우리말이고 '애끊다'는 매우 슬퍼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다는 뜻이죠. 그 어떤 말을 써도 자식이 죽는 아픔을 충분히 나타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자식이 병이나 사고로 죽은 것도 아니고 아비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함께 도모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것이라면 부모는 자식의 죽음이 내 탓인듯 그 업보를 지고가게 되는 것입니다. 숨이 끊어질 듯 마음대로 울지도 못하고 꺽꺽, 피토하듯 우는 세종 이도(한석규)를 보면 자식잃은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합니다. 많이들 알고 있는 대로 세종에게는 자녀가 많았습니다. 총 18남 4녀의 자녀를 두었고 본처인 소헌왕후의 자녀 중 정소공주와 광평대군은 일찍 죽..

뿌리깊은나무, 앞서간 세종의 철학 가리온은 이해할 수 있을까

한달전쯤 방영된 '뿌리깊은 나무' 11회에는 세종(한석규)이 정윤함에서 정도전에게 술을 올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정도전은 정기준(윤제문)에게 큰아버지이고 사대부들의 비밀 결사조식인 '밀본'의 1대 본원입니다. 가리온은 그곳이 정도전의 넋을 기리는 곳이란 소문을 유생들에게 퍼트렸고 세종 역시 그 소문을 듣고 정도전을 위해 그곳에서 술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실제 정도전의 아들들은 다 살아 있었고 이방원에 의해 복권되어 높은 벼슬에까지 올랐지만 극중 정기준은 삼봉의 대의를 잇는 계승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도 정도전의 책을 읽고 백성을 위한 정치와 유학을 담은 글자를 창제했는데 같은 정도전의 글을 읽은 정기준은 유학이념을 두고 왕권을 견제하는 밀본을 꾸리고 있으며 한자같은 문자는 사대부 만이 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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