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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 지구침략은 이제 그만! - 에바 패러디 + 새로운 엔딩

Shain 2008. 3.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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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화에 제법 심취해 신사에서 드리는 일본 전통 새해 행사 마저 완벽하게 따라하는 외계인 케로로와 그의 소대원들 이야기. 개구리 중사 케로로(ケロロ軍曹). 군조라는 계급이 국내에 없기 떄문에(일본 현재 자위대에도 없다) 요시자키 미네의 만화(카도카와 쇼텐(角川書店)의 <소년 에이스>지 연재 중)는 '개구리 하사 케로로'로 번역되고 있다고 한다. 주인공들의 욱일승천기나 군인정신은 많은 부분 반감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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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승천기와 함께 등장한 케로로 군조와 그의 부대원들. 일제 강점기 당시 군복에 구식 계급을 사용하고 있으며 오프닝을 장식한 노래 역시 군가풍의 행진곡이었다.


이들의 일본스러움은 어떤 경우 이중적인 성격을 띌 때도 많은데 어떤 허술한 목적을 가진 일(예를 들어 더 많은 케이크 차지하기 같은 것)이라도 엄청난 집념으로 목숨걸고 몰두하는 군인들은 우스운 인간 군상의 한 단면을 반영하기도 하고(일본 군대가 그런 일을 벌인다는 상징성이 재밌다) 오타쿠스러울 정도로 미친듯이 집중하는 군국주의의 한 얼굴이기도 하다.

군국주의자들을 희화화한 대신 가깝게 느끼게 만드는 단점도 동시에 존재한다.
제작사인 선라이즈의 성향 문제도 대두되곤 한다. 기모노를 입고 신사에서 줄을 서서 소원을 빌고 찹쌀떡국을 먹는 모습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올 땐 확실히 아이들과 시청할 때는 문화의 차이와 일본스러움을 정확히 이해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관계가 좋아졌다고 한들 독일의 나치 깃발을 보고 웃고 즐길 프랑스인은 요즘도 드물 것이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국기라기 보단 아시아 침략과 군국주의 확장의 상징이란 점을 아이들이 시청할 때는 충분히 이해시킨 후에 시청하길 권한다. 일장기와 다른 점을 이해시킬 필요도 있고 일본 전통 문화에 대한 설명도 필요한 부분이다. 이전에는 케로로에 가벼운 에피소드가 많았지만 최근 일본 전통 문화에 관한 에피소드가 더 많이 늘어나는 느낌이 든다.


작년말에 바뀐 오프닝이 참 특이하다. 찾아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노래는 오리콘에도 소개된 어떤 엔터테이너들이 직접 부른 노래. 그 캐릭터들을 애니로 옮겨놓은 건데 꽤 닮았다고 한다. '딜런&캐서린(ディラン&キャサリン)'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부른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버전 뮤직 비디오도 재밌다(사실 이게 더 재미있는 거 같기도 하다 - 근데 이 분들 가수 맞나?). 성우를 흉내내는 듯한 특유의 목소리로 라이브로 부르기도 한다는데 자전거를 몰고 다니는 딜런이 재밌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하이라이트는 엔딩이다. 늦게 시청하는 바람에 발견도 늦게 했지만 올챙이 버전의 케로로 군단 멤버들이 탱고를 춘다. 지난 여름에 올렸던 춤추는 엔딩은 여전히 다 따라하지 못하고 있지만(그거 너무 귀여웠는데) 이번 탱고는 어쩐지 더 귀여워진 거 같다. 깜찍한 춤에서 탱고라니 상당한 업그레이드로다. 케로로 군단. 이번에도 웃으며 춤잘추는 다른 소대원들 사이 엇나가는 쿠루루 상사가 포인트.



가끔씩 적는 부분이지만 케로로의 오타쿠스러움은 노골적으로 선라이즈가 제작한 '건담'에 몰려 있다. 건담시리즈 오타쿠인 케로로는 건담 때문에 군인본연의 임무인 지구 침략(케론별인은 지구 침략으로 아주 유명한 외계인이라는 설정)도 잊어버릴 정도다. 무엇 보다도 이런 저런 설정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패러디 시리즈인데 이들에게 패러디당한(?) 애니메이션은 종류가 제법 다양하다.

'밍키모모', '유리가면'같은 순정만화나 '에이스를 노려라', '슬램덩크', '고레인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로미오 X 줄리엣' 등등. 수없이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케로로에서 재탄생하곤 했다. 194화에서는 트랜스포머의 변형인 '토일럿포머'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 가장 자주 패러디되는 애니메이션은 물론 '건담'이겠지만 만만치 않게 자주 등장하는 애니는 가이낙스의 '에반게리온'이다.


1, 2, 3기에 시청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소년 휴우키를 에바의 이카리 신지와 빗댄 장면들도 많았다) 최근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제법 많은 에바의 단면들을 볼 수 있다. 워낙 황당한 설정으로 패러디되는 까닭에 웃음을 참지 못할 때도 있다. '침묵'같은 에반게리온에서 자주 사용되던 작전 용어나 독백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 제작된 극장판의 패러디도 최근 등장했다. 어쩌면 건담 제작사인 선라이즈의 자부심 때문에 에반게리온을 우스꽝스럽게 등장시키는 건 아닐까 싶을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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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스를 몹시 닮은 괴물체들의 자아가 다툼을 벌인다.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진지한 척 우습게 묘사되는 모양새로 보아 선라이즈는 에바가 상당히 마뜩치 않았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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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곤조의 작품으로 유명한 Romeo X Juliet를 패러디한 에피소드이다. 기로로와 나츠미 버전이 되버렸지만 이만하면 멋지게 패러디됐다.


사실 케로로(건담, 프라모델), 쿠루루(기계, 카레나 미소녀 매니아), 타마마(과자, 단것, 무술), 기로로(밀리터리 매니아), 도로로(닌법, 도 매니아), 앙골 모아(오지콤이랄까), 휴우키(오컬트 매니아),  니시자와 모모카(휴우키 매니아) 등 등장인물 모두들 웬만한 수준 이상의 오타쿠들이기 때문에 무엇이 패러디로 등장한다고 한들 이상할 건 없다. 사실 등장하는 성우들 조차 어떤 작품에 패러디에 해당하지만, 이것까지 파악하자면 조금 골치가 아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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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에바 패러디 장면 중 하나인 기지(히나타 집안의 집) 폐쇄 장면. 물론 나뭇잎 모양의 네르프 마크는 별모양 케로 마크로 바꿔놨다.


주인공 휴우키(국내방영:우주)는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신지를 많이 닮았다. 검은 머리의 중학생이라는 외모부터 중얼거리면서 혼자 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설정같은 것들이 흡사하다. 반면에 여주인공 나츠미(국내방영:한별)는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를 많이 닮았다 싶을 만큼 성격이 대단하다. 이외에 아야나미 레이를 몹시 닮은 캐릭터가 등장해 레이와 같은 톤으로 웅얼거리기도 하고(모모카 머리도 파랑색이긴 하다) AT필드라던지 카오루를 닮은 사부로의 등장 등은 뺴놓을 수 없는 에바 패러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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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게 변형했어도(어쩐지 에바 보다는 건담을 더 많이 닮은 거 같기도 하다) 에바의 다툼을 흉내냈던 한 에피소드. 휴우키가 이 로봇을 바라보는 장면은 아무리 봐도 이카리 신지를 연상케 한다.


'문화 침략'이란 표현처럼 공격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분들도 가끔 볼 수 있다. 문화를 수출한다는 개념과 문화를 보급하고 전파한다는 개념은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문화를 비판적인 눈으로 수용한다는 입장과 문화를 배척하거나 완전히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각각 다를 수 밖에 없다고 하겠다. 케로로는 일본식 개그 만화이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snasklv/140025873994
http://www.twbbs.net.tw/12865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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