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에이미 '해결사 검사' 논란, 검사의 권력남용도 연예인 특권인가

Shain 2014. 1. 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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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성형외과 병원장을 협박하고 돈을 받아낸 현직 검사. 이른바 '해결사 검사' 사건의 당사자이자 방송인 에이미의 '연인'으로 알려진 전모 검사는 지난 22일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현직 검사가 공갈 협박 혐의로 구속된 것은 66년 검찰 역사상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담당 피의자를 위해 성형외과에 전화해 재수술을 받게 해주고 돈까지 받았냈단 의혹과 성폭행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성형외과 병원장의 가족이 전직 경찰이란 내용의 스캔들은 검찰과 경찰의 권력남용 의혹 사건으로 처음에는 그 중간에 끼인 방송인 에이미가 이렇게까지 부각되리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각 방송사 연예란을 차지하고 있는 에이미의 검찰, 경찰 스캔들. 이 사건의 본질이 사랑이라고?




그런데 날이 갈수록 아주 가관이군요. 검찰, 경찰의 비리 사건을 연예면에서 다루는 것도 모자라 전검사와 에이미가 애틋하다느니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라느니 '착한 검사',  '순애보 검사', '영화같은 로맨스'까지 뉴스란이 에이미의 사랑로 도배되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에이미는 모 언론에서 영화 '변호인'을 보며 전검사를 떠올렸다는 황당한 내용의 인터뷰도 공개합니다.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권력의 칼을 가진 현직 검사의 협박을 인권 변호사의 변호와 비교할 생각을 했다는게 기가 막히더군요.

평소 에이미라는 이름을 모르던 사람도 아무 생각없는 이 인터뷰에는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전검사가 순진하기는 했던 모양이라며 어렵게 공부해서 검사가 되었을텐데 이 꼴이 되었다고 검사를 동정하기도 하고 이런 순간에 인터뷰를 자청하고 나선 에이미가 진심으로 전검사를 돕고 싶은게 맞는지 의심하기도 합니다. 피의자와 검사로 만난 두 사람이 연인이란 사실이 검사의 죄를 가볍게 해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검찰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혐의에서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검찰과 경찰의 부정 의혹을 무서운 눈으로 지켜보는 국민의 입장으로서는 여기저기 인터뷰를 하는 에이미의 태도가 여러 면에서 못마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에이미는 자신이 전직 방송인이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의 본질을 검경의 부정이 아닌 본인의 스캔들로 몰아가게 만들고 있습니다. JTBC '연예특종'을 비롯한 여러 방송에서 에이미 사건을 연예면에서 집중취재하는 걸 보면 사건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 사건의 본질이 검사와 연예인의 사적 스캔들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각종 인터뷰를 통해 전검사를 '바보 검사'로 몰아가는 에이미. 용의자 옹호가 전직 연예인의 특권인가?


두번째는 한때 방송에 출연했던 자신의 경력을 '연인' 옹호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사람이 죽고 못살 정도로 사랑을 했든 아니면 피의자와 검사의 부적절한 관계였던 간에 확실한 건 '검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성형외과 원장에게 돈을 받아냈다는 점입니다. 경찰 권력을 등에 업은 성형외과 의사의 부정, 성폭행 혐의로 협박한 또다른 여성의 혐의와는 별개로 이 역시 똑같은 부정이란 이야기죠. '연인'이든 어쨌든 에이미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만들어준 행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때 연예인이었다는 이유로 각종 인터뷰와 TV 출연을 통해 전검사의 행위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내지는 공갈, 협박 혐의를 '제가 자꾸 아프니까 그것 때문에 화가 나셔서 다소 거칠게 하신 부분이 있다'는 식으로 완곡하게 표현하면서 전검사의 범죄 혐의를 적극 변호하고 있습니다. 에이미의 이런 인터뷰는 유명 로펌의 비싼 변호사 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는지 검사를 동정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상에 어떤 범죄 용의자가 이런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변호받는단 말입니까?

국민에게는 이 사건이 '러브스토리'가 아닌 검찰과 경찰의 부정일 뿐이다. 언론이 유의할 점도 그것.


상대편인 성형외과 원장의 케이스를 보면 이 사건에는 전직 경찰청장의 권력도 개입되었다고 합니다. 현직 경찰이 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받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검사와 전직경찰과 현직 경찰이 제 3자의 이권을 위해 적극 개입한 정황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 마땅한 행동입니다. 거기에 덧붙여 에이미라는 전직 연예인이 자신의 유명세를 특권처럼 이용하려 드는 걸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납득이 가지 않네요. 자신의 '연인'인 검사를 옹호하러 나온 에이미를 인터뷰한 방송과 언론에도 제정신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공직자의 기강 해이를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에 더 이상 권력층의 입김이 개입되지 않았단 증거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전검사의 의혹에 비해 쉬쉬하고 있는 전직 경찰청장 개입 의혹도 낱낱이 밝혀야하고 이런 경우 검사나 경찰이 어떤 처분을 받는지 확실히 공개하세요. '검사가 순진하고 착했다'는 식의 옹호론을 들고 나올 때가 아닙니다. 그리고 방송과 언론은 방송인 에이미의 부적절한 '언론 플레이'를 하루 빨리 중단시켜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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