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세월호 침몰, 청와대 자유게시판의 게시물 정부는 정말 구조에 최선을 다했나?

Shain 2014. 4. 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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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13일째. 세월호 침몰 관련으로 수천 수백개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지만 듣고 싶은 생존자 구조 소식은 단 한번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비참한 일이 일어났는가? 아무리 기사를 찾아 읽어도 그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어제는 JTBC '뉴스9'에서 방송된 학부모 인터뷰를 보고 또 울컥했습니다. 배가 침몰하기 전 박수현 군이 녹화했다는 동영상도 보았습니다. 진도에서 이승현 군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의 눈빛은 슬펐습니다. 그런데 아들을 영영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승현군의 아버지는 언론보도가 비판적이었다면 생존자는 있었을 거라 말합니다. 실종자 가족들의 언론과 정부 대책에 대한 불신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입니다.

아이를 찾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이승현군의 아버지는 누구에게 분노하는 것일까. '아빠 용서할 수 있지?'




4월 28일 오전 현재 거센 비바람과 유속 때문에 수색은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차가운 물속에 식사도 거른채 뛰어드는 잠수부들을 보면 안쓰럽습니다. 취미 활동으로 잠수를 즐기는 민간잠수부들 뿐만 아니라 전문 산업잠수사들까지 침몰 현장에 왔다는데 4월 16일 이후 지금까지 바다 속을 오가는 사람들은 일부 인원 뿐이라고 했습니다. 물속에 뛰어든 현장의 잠수사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조대책이 허술하다고 지적하지만 잠수부들을 겨냥해 화를 내는 바보는 없습니다. 정신적 여유가 없는 실종자 가족도 잠수부들에게는 박수를 쳐줍니다.

실종자 가족과 초조한 마음으로 뉴스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화를 내는 대상은 콕 집어 누구라고 할 수 없는 무엇입니다. 해피아 안전검사부터 해경 재난 대책까지 딱 부러지게 제 역할을 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 하나 살리지 못하는 시스템과 위정자의 공감능력 부족에 극도로 분노하다 보니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에 대한 분노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정홍원 총리가 사퇴했지만 여전히 청와대 홈페이지는 여전히 들끓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의 지적에 따라 메인 타이틀을 노란 리본으로 즉각 교체하긴 했지만 자유게시판의 분노까진 가라앉히지 못했고 지금도 접속이 잘 되지 않습니다(11시 현재 다운되었군요).

아래에서 위로 바뀐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이미지. 4월 29일 오전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는 다운이다.


특히 정모씨가 올린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라는 게시물은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링크 :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9시 51분 현재 조회수 518132에 공감수 26258, 댓글 1034개가 달린 이 게시물은 언론에서는 주목하지 않지만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도 몰랐다,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정부는 필요 없다,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는 그의 게시물은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간결한 내용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정부에 대한 분노로 퍼져나간 이유를 짧게 살펴볼 수 있는 게시물이죠.

여기저기에서 올려주는 사진을 보니 진도와 안산 단원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노란 리본을 볼 수 있습니다. 대한 민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도 노란 리본으로 장식한 사진을 여러 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언론은 참사의 슬픔과 노란 리본, 선장의 무책임함, 잠수부의 노고를 강조하는 기사를 매일 쏟아내지만 현장에서 분노하는 실종자 가족의 진짜 목소리는 정작 외면했습니다. 이상호 기자, 팩트TV, 팽목항에 내려간 손석희와 JTBC가 주목받은 건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에 꾸준히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노란 리본이 부적절하다며 종교적 이유로 폄하했고 누군가는 실종자 가족에 대한 오보와 선동꾼, 종북몰이로 그들이 반정부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4월 16일 이전에는 그들도 역시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사고 이후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습니다. 책임지고 아이들을 구조해주고, 사건의 원인 규명을 똑바로 할 것, 사실적으로 언론 보도를 하라는 것 뿐입니다. 그들의 주장 어느 부분에도 반정부적인 요소나 정권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부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져갔습니다.

이미 실종자 가족들 중에는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포기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들이 이제 바라는 것은 시신 만이라도 무사히 수습하는 것입니다. 시신 마저 찾지 못할까봐 매일밤 공포스러워하고 두려워합니다. 어제 인터뷰한 실종자 가족의 말처럼 벌써부터 '인양 문제가 나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각종 대형사고에서 그랬듯이 인양 과정에서 시신이 훼손되고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일본의 선체 인양전문가가 이미 활동중이라고 합니다(한국일보: 아베 지원 거절하더니.. 일본 인양전문가 이미 활동 중).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





세월호에 배치되어있던 구명조끼는 1994년에 제조된 20년짜리 고물이고, 현정부가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라' 지시했지만 민간구조업체와 계약한 건 단 한건도 없다는 현실 속에(노컷뉴스: 朴정부, 세월호 긴급구조 민간 계약 '0') 인양만은 그 무엇 보다 신속하고 빠르게 서두른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해경과 계약을 맺었다는 언딘(언딘 마린 인더스트리)도 본래 구조업체가 아니고 인양전문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뭐 어떤 언론의 논설위원은 실종자 가족 더러 '분노 조절'에 장애를 가졌다고 논평했다는데 시신도 못 찾으면서 인양부터 서두르는 정부를 보고 화나지 않으면 그게 어디 인간입니까(미디어 오늘 : 실종자 가족에게 분노조절 장애)라니?

청와대 자유게시판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적합니다. 현 정부의 정치인들은 감정적으로는 공감능력 장애를 갖고 있고 현실적으로는 무능하다고 말입니다. 하나둘 언론에 감춰왔던 비밀이 드러났고 이제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답변할 때가 되었습니다. 실종자 가족이 지금까지 본대로라면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부터 이미 배안의 생명은 포기하고 인양 위주로 작업을 지시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16일 17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렇게 된 이상 실종자 가족이 비정상이라고 할게 아니라 4월 16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구조 대책을 위해 최선을 다 했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합니다.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도 더이상 울지만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정말 구조에 최선을 다 했나?


오늘 아침에도 세월호 안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동영상이 발견되어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고 박수현군의 핸드폰에서는 침몰 직전까지 어른들을 믿었던 아이들의 모습이 찍혀 있습니다. 하루하루 지날 수록 사람들은 분노와 울분 보단 냉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무엇이 언제부터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이성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고 있습ㄴ니다. 그들이 모두 눈감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종자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로 더 이상 '분노조절 장애'라 몰아부칠 수 없을 것입니다. 냉정하고 날카로운 국민들의 추궁 앞에 정부는 어떤 대책이 성과를 거뒀노라 대답할 수 있을까요? 부디 인양작업만 궁리할게 아니라 실종자 수습이라도 완벽하게 해내야할 것입니다.

* 청와대에 정모씨가 올린 글의 원본은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이라고 합니다. 청와대에 올린 글은 본인 스스로 삭제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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