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일을 당해도 저항할 수 없는 어린아이, 그것도 정확한 의사 표현 조차 힘든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저질러진 성범죄. 영화 '도가니'와 소설 '도가니'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낀 기분은 '정말 보고 싶지 않다'는 강한 거부감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감정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건 그 영화나 소설 속에서 표현된 '사실'이 혐오스러워서도 아니고 불쾌해서도 아닌, 미안하고 답답하고 슬프기 때문입니다. 직접 보고 느끼지 않아도 사회 어딘가엔 부당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한다는 건 우리 사회 어딘가에 짓눌리고 억눌린 억울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3자인 우리들이 영화나 소설로 그 '진실'을 접하고 이렇게 정체불명의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