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빛과 그림자

빛과그림자, 소문만 무성했던 80년대 연예인과 정치인의 부적절한 관계

Shain 2012. 5. 1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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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연예인의 끊을 수 없는 관계는 요즘도 종종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CJ회장과 연예인이 접대하는 룸살롱 술자리를 가졌다고 해 파문이 있었고 검사들이 모델을 포함한 여성들에게 성접대를 받아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시대적으로 그 성격이나 방법이 바뀌었고 대형기획사 출현 이후 조금 어려워졌을 뿐 아직까지도 연예인들의 '룸살롱 알바'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실력 있어도 '뜨지' 못하는 연예인은 접대를 거부한 거고 재능에 비해 갑자기 주목받는 스타는 힘있는 사람을 접대했다고 보는 시선이 만연해 있습니다.

그런 류의 '밀월'은 참석한 본인들은 입을 다물고 목격자들과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 그 진위여부가 불분명하니 정확한 상황을 알 길이 없습니다. 국민들의 혈세나 부정한 자금으로 유흥비가 지불되었음에도 국민들은 그저 '탑탤렌트 K가 어느 정치인의 세컨드라더라' 내지는 'J 여배우가 그분을 모시고 수천만원을 받았다더라'같은 소문만 듣게될 뿐입니다.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은 원래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란 불신만 키우고 부적절한 그들의 관계에 분노할 뿐이죠. 이런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한때 '신동아'같은 시사잡지는 그 시절 접대 자리에 나갔다는 연예인들의 인터뷰를 가명으로 싣기도 합니다.

노상택과 신정구는 강기태를 대신해 연예인들을 국보위 연회에 참석시킨다.


2003년 신동아에 실린 '정치인과 여자연예인, 그 묘한 관계'라는 기사를 통해 소문으로만 듣던 80년대 연예인과 정치인의 관계를 일부 엿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박정희 군부의 행보를 그대로 모방했던 80년대 신군부가 차마 똑같이 따라하지 못한 일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안가'였다고 합니다. 아내를 잃은 박정희가 요정 분위기의 안가에서 새벽까지 여성들과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신군부 역시 술자리를 가지고 유명 연예인들을 동석시킨게 사실이나 밤늦게까지 술을 먹거나 어울리기는 힘들었다는군요. 80년대 최고 권력자에게는 술자리를 감시할 수 있는 아내가 생존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빛과 그림자'에서 묘사되는 에피소드 대부분은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이 있습니다. 강기태(안재욱)가 감옥에 갇혔을 때 죄수들이 형님이라 인사하던 장면도 강기태의 실제 모델인 최봉호씨가 겪었던 일이고 차수혁(이필모)과 안도성 검사(공정환)가 정장군(염동현)에게 충성경쟁을 하며 장철환(전광렬)과 파워게임을 하는 모습도 유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조명국(이종원)이 돈으로 외화심의위원회를 매수한 것처럼 외화쿼터와 대종상 수상을 두고 돈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정혜(남상미)처럼 정치인에게 납치되거나 고통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여배우도 있습니다. 요정에서 벌어진 국보위의 술자리 역시 한때 떠돌던 이야기입니다.



정치인과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눈

빛나라 기획 연예인들을 국보위 술자리에 참석시키라는 장철환의 요구 때문에 강기태는 고민합니다. 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정혜와 가족으로 생각하는 연예인들이 기생처럼 술시중을 든다는게 탐탁치 않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술자리에 동석한다는 건 그 이상의 요구를 해와도 받아들여야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 이권을 보장받는다 해도 쉽게 허락할 수 없는 일이라 강기태는 거절합니다. 그 덕분에 빛나라 기획은 엄청난 세금을 낼 위기에 처하고 회사가 망하겠다는 생각에 신정구(성지루)와 노상택(안길강)이 몰래 연예인들을 술자리로 데리고 갑니다.

극중 강기태는 연예인들이 하찮게 여겨지는 걸 거부하는 이상적 인물이기에 당당히 거절했지만 80년대처럼 군부의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그 어떤 기획사 사장이라도 소속사 연예인들을 보호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딴따라라고 표현합니다. 자신의 개인적인 가치관이나 신념 그리고 인간적인 존엄에 상관없이 상대를 만족시키는 광대가 연예인이라는 것입니다. 술자리에 참석하면 성공이 보장되고 참석하지 않으면 밉보여 매장될 것이 뻔한데 망설일 사장이 어디에 있을까요.

국보위 술자리에 동원된 빛나라 기획 연예인들.


연회 자리에 참석했던 배우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드라마 속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삼엄한 경계 속에 연회 장소에 들어가면 한 공간에서 한복을 갈아입고 대기합니다. 이정혜와 유채영(손담비), 이혜빈(나르샤), 윤지혜(홍진영) 등이 국보위 인사들의 대화가 끝나길 기다렸듯 말입니다. 극중에서는 묘사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그 대기실에서 각하를 비롯한 고위층 인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교육받는다고 합니다. 누구 옆에 가서 앉아야하는지 또 말투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등을 교육받고 들어가 노래를 하거나 박수를 치면서 술자리 분위기를 맞춰주는 것입니다.

혜빈이 술자리에 갔다는 걸 알고 분노하는 조태수(김뢰하)의 말처럼 '기생'도 아닌 그들이 접대에 동참하는 걸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돈과 명예가 뒤따랐다고 합니다. 물론 감당하기 힘든 오명이 그녀들을 뒤따라 다니기도 합니다. 한때 최고 권력자의 연인으로 소문났던 유명 여배우는 영부인에게 화를 당했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측은해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인들과 어울리는 걸 단순히 '딴따라'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위험한 불명예였습니다. 심지어는 연예계를 화류계라 표현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으니 말입니다.

다시 한번 정장군에게 불려간 이정혜 그녀의 운명은?


룸살롱이나 요정같은 곳에선 각종 밀담과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정치자금이나 정보가 오고가기도 합니다. 인기 연예인들이 동석한 술과 향응은 상대방을 접대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뇌물과 매수'를 의미하는 '사바사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삼청각'같은 요정이고 룸살롱입니다. 유명 여자연예인을 통한 성접대는 그중에서도 최고의 '뇌물'입니다. 생계를 위해 혹은 성공을 위해 '스폰서'가 필요한 연예인과 성접대가 필요한 정치인이 있으니 이런 류 스캔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장철환이 강기태와 차수혁을 괴롭히는 동시에 정장군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채영과 정혜를 이용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기태를 위해 정장군의 술자리에 간 정혜가 어떤식으로 정장군을 대할 알 수 없으나 아무리 대단한 스타일지라도 한번 부름을 받으면 거절할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특히 사전 검열을 핑계로 영화 제작을 중단시키는 일까지 일어나면 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 더욱 빠져나갈 수가 없게 됩니다. 정혜가 지혜롭게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만 있다면 강기태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장철환에 음모에 휘말린다면 여배우로서 빠져나갈 수 없는 진흙탕에 빠지는 셈이 되겠죠. 원해서 갔든 원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불리한 것은 여배우들입니다.

유명연예인을 상납하는 장철환, 고위층에게 정보를 얻는 연예인 출신 유채영.


80년대 초반까지 연예계 사업은 연예인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거나 보호해주는 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매니저라는 직업은 세금을 내지 않는 직종으로 찍혀 각종 세무 조사를 받기도 했고 전문 코디나 메이크업 아티스트, 훈련소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정혜의 불행에 분노하는 주인공 기태의 반발일 뿐이지만 실제 연예계 관계자들은 80년대부터 활발히 각종 협회를 설립하고 기획사를 만드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합니다. 기업형 연예기획사의 탄생으로 지금은 오히려 연예인들의 권력이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죠.

한때는 술자리에 따라갔던 연예인이 누구였는지 궁금했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아무리 대가를 받아도 권력에 의한 강요란 면에선 변함이 없는 듯합니다. 어떻게 보면 권력가진 정치인들은 처벌하지 못하면서 끌려간 연예인들만 비난받고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야한다는 점이 부당하게 느껴져 씁쓸합니다. 한편 최성원(이세창)처럼 바람 피우다 애먹은 케이스는 있어도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당한 연예인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간통죄로 고생한 연예인은 몇몇 있는데 최봉호씨를 비롯한 몇몇 매니저들이 그 사람들을 돕기 위해 꽤 애를 썼다는 에피소드가 있지요. 최성원, 이혜빈, 유지혜, 조태수는 언제 봐도 참 재미있는 캐릭터입니다.

못 말리는 연예계의 트러블 메이커들.


(48회) * 룸살롱 비너스에서 장철환이 젊은 여성들과 부르던 노래는 윤복희의 '여러분'(1979)입니다. 79서울국제가요제 대상곡이기도 하지요. 서울국제가요제는 77년부터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가수들이 참가하는 축제 무대로 꾸며졌고 79년엔 윤항기 작사작곡으로 대상을 받은 윤복희 이외에도 홍콩대표로 장국영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1967년 데뷰한 윤복희는 파워풀한 가창력을 가진 뛰어난 가수로 뮤지컬과 가수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하였으며 오빠 윤항기도 유명하지만 악단 출신 아버지와 무용가 출신 어머니를 둔 예술가 집안이기도 합니다. 1962년 유명 재즈 뮤지션인 루이 암스트롱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하고 영국 BBC에서 출연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바바라 스트라이샌드'라는 별명이 가장 어울리는 가수 중 한명입니다.

* 차수혁, 이정혜가 카페에서 듣던 곡은 어제도 흘러나온 스콜피언스의 'Still Loving you'(1984)입니다. 이정혜에게 미련이 남은 차수혁에게 아주 어울리는 노래라 할 수 있습니다. 극중 시기는 대통령선거 전으로 1981년경으로 생각되는데 좀 이르게 나온 곡인 것같군요. 스콜피언스의 'Love at First Sting' 앨범에 실려 있습니다.

* 신정구, 순애가 바에서 듣던 곡은 'Monaco'(1978)으로 쟝 프랑소와 모리스(Jean Francois Maurice)의 곡입니다. 낭만적인 파도소리 그리고 굵직한 음성의 남성 나레이션과 속삭이는 듯한 여성 보컬로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노래 중 한곡입니다. 이 곡에 맞춰서 멘트를 넣던 DJ들도 상당히 많았다고 하지요.

'79 서울국제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윤항기, 윤복희. Fame을 부른 아이린 카라.

* 대기실에서 이혜빈과 홍수봉이 대화할 때 나온 곡은 '징기스칸(Dschinghis Khan)'(1979)입니다. 1979년 데뷰한 독일의 팝그룹 Dschinghis Khan은 몽골의 칸이었던 징기스칸을 독일식으로 표기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어 1986년에는 서울국제가요제에 참가하고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가지기도 하고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코리아'라는 노래를 만들기도 하는 등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적도 있습니다. 이 곡이 큰 히트를 하자 고대 문명과 인물을 중심으로 'Rom', Moskau', 'Samurai', 'Hadschi Halef Omar'같은 곡들을 발표합니다. 디스코 풍의 경쾌한 리듬과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복장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곤 했습니다. 몇몇 멤버가 사망하긴 했지만 최근까지 70이 넘은 나이로 활동하고 있다는군요.

* 퍼플시스터즈가 춤연습을 했던 곡은 아이린 카라(Irene Cara)의 'Fame'(1980)입니다. 알란 파커가 감독한 이 영화 'Fame'은 스타가 되고 싶은 뉴욕공연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버전이 히트하자 동명의 TV 시리즈가 NBC에서 82년부터 87년 사이에 방영되었고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극중 재학생이 만든 이 곡에 맞춰 학생들이 거리에서 춤추는 장면은 명장면 중 하나지요. 아이린 카라가 부른 'Fame'은 영화 만큼 큰 인기를 끌어 1980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린 카라는 영화 'Flashdance'의 주제곡인 'What A Feeling'과 함께 이 곡이 대표곡이 됩니다. 2009년에 리메이크된 'Fame'은 예전 만큼 박력있고 신선한 맛이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블론디의 음악과 함께 1980년을 뜨겁게 만든 대표곡 중 하나로 꼽습니다.

(49회) * 이혜빈, 지혜, 홍수봉이 대기실에 있을 때 나온 곡은 'Hello Mr. Monkey'(1978)로 대표적인 유로 디스코 그룹이었던 아라베스크(Arabesque)의 최고 인기곡 중 하나입니다. 77년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결성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 여성그룹은 디스코를 설명하자면 한번쯤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팀이기도 합니다. 링크된 동영상은 81년 서울국제가요제에 초청되었을 당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가진 공연이라고 합니다. 1984년 공식해체되어 멤버들이 따로 가수활동을 하게 됩니다.

* 이정혜와 신정구가 카페에서 듣던 음악은 'Being with You'(1981)로 Smokey Robinson의 노래입니다. 아직까지 1981년이 아닌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선곡이 빠르군요.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의 소울 가수 스모키 로빈슨은 한편으론 모타운 레코드사의 부사장을 역임했고 많은 가수들에게 곡을 써준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 클럽 마고에서 장철환이 샴페인 파티를 벌일 때 가수가 부르던 노래는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1954)입니다. Tony Bennett의 대표곡(1962)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1926년생인 토니 베넷은 85세라는 고령으로도 2011년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한 가수 중의 가수입니다. 부드러운 목소리에 풍부한 성량을 가진 이 가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목관리를 해 레이디 가가, 에이미 와인하우스, 노라 존스 등과 듀엣 곡을 부르기도 합니다.

80년대 초 폭발적인 인기를 끈 아라베스크와 둘리스.

* 빅토리아 대기실에서 홍수봉과 조태수가 대화를 나눌 때 흐른 곡은 The Dooleys의 'Wanted'(1979)입니다. 강한 비트와 파워풀한 목소리의 이 곡은 영국 출신 패밀리 그룹 둘리스의 대표곡 중 하나로 둘리스 역시 디스코를 이야기하자면 절대 빠트릴 수 없는 노래입니다. 한국에서도 내한 공연을 세차례 이상 가진적 있어 사람들에게도 친숙하고 조혜련이 만든 코믹 앨범에도 이 노래가 번안되어 실려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속해 있던 '잭슨 파이브'나 'Nolans'처럼 당시에는 가족 그룹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 연회 자리에서 정장군이 부른 노래는 최갑석의 '삼팔선의 봄'(1959)으로 박춘석이 작곡한 노래입니다. 박춘석은 극중 방춘수와 유성준처럼 악단 단장을 역임하기도 하면서 상당히 많은 히트곡을 낸 유명 작곡가입니다. '섬마을 선생님'같은 이미자의 히트곡도 박춘석의 곡입니다. 연회장에서 이혜빈이 부른 노래는 예전에도 한번 나왔던 혜은이의 '제 3한강교', 그리고 최병걸의 '진정 난 몰랐었네'(1978)입니다. 한때 일본 표절곡으로 판정되어 판매 금지가 되기도 했던 앨범입니다. 강기태와 차수혁이 클럽 마고에서 듣던 노래는 예전에도 연주된 'Morning Of The Carnival'입니다.

* 강기태와 이정혜가 카페에서 만났을 때 흐른 곡은 Queen의 'Love of my life'(1975)입니다. 최근에도 자주 방송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이라 많은 사람들이 퀸의 이 곡이 이렇게 오래전 노래라는 걸 잘 인식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A Night at the Opera' 앨범에 실려 있는 곡으로 프레디 머큐리가 만들었습니다. 부드럽고 호소력있으면서도 힘을 잃지 않는 탁월한 보컬과 뛰어난 작곡 능력으로 전세계적인 히트곡을 남긴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아쉽게 사망했습니다. 떠난 연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이 노래 'Love of my life'는 클래식한 하프 선율과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인 곡으로 강기태와 정혜의 심정을 대변하는 노래같기도 합니다.

(50회) * 강기태와 이정혜가 만났을 때 흐른 곡은 'Tonight'(1976)로 Elton John이 발표한 'Blue Moves'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가사 없이도 곡의 감정을 대변하는 듯한 열정적인 피아노 연주와 노래 보다도 전주가 특징입니다. 피아노와 함께 하는 엘튼존의 락은 특별합니다. 피아노 연주 없는 엘튼 존은 상상을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엘튼 존의 곡들은 유난히 피아노 곡이 많습니다. 엘튼 존은 4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한때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클래식 음악을 배웠다고 하니 피아노가 그의 음악적 성장의 기본 바탕이 된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1998년 영국 왕실의 작위를 받기도 했고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히며 '엘튼 존 에이즈 재단'을 설립하기도 한 그는 아직까지도 왕성하게 활약 중입니다.

* 무대에서 연습하던 정애가 부르던 곡은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1982)입니다. 송골매는 1979년 '세상만사'란 앨범으로 데뷰한 밴드로 리더 배철수와 보컬 구창모가 함께 유명세를 탔습니다. 활주로 10기 멤버인 배철수와 블랙테트라 멤버였던 구창모가 2기부터 함께 했습니다. 잘 생긴 외모의 구창모는 1986년 솔로로 전향해 '희나리'같은 노래를 히트시킨 가수가 되었고 배철수는 그뒤 계속 밴드를 유지했지만 가수 활동 보다는 라디오 DJ로 활약하게 됩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송골매를 최고 인기 밴드 대열에 합류시킨 최고 히트곡입니다.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모두 다 사랑하리'같은 곡이 유명합니다. 역시 극중 묘사 시기는 1980년인데 다시 1982년 곡이 나오는군요.

Goombay Dance Band와 한국을 내한하는 George Benson.

* 조태수와 부하들과 나이트 클럽 룸에서 이야기할 때 흐른 곡은 'Sun Of Jamaica'(1979)으로 굼베이 댄스 밴드(Goombay Dance Band)의 'Island of Dreams' 앨범에 실린 노래입니다. 서독에서 결성된 이 그룹은 유로팝과 디스코, 자메이카 토속 리듬, 레게를 특색으로 하는 독특한 음악으로 사랑받았습니다. 1980년 발표된 'Eldorado' 역시 대표적인 이 그룹의 히트곡 중 하나입니다. 몽환적으로 들리는 보컬이 특색인 그들의 노래는 주로 태양이 뜨겁게 타오르는 여름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Goombay'는 카리브해 세인트루시아 섬에 있는 작은 만의 이름입니다. 자메이카가 카리브해 서인도 제도의 섬나라죠.

* 최성원이 술집에서 중정 직원들에게 잡혀갈 때 흘러나온 곡은 'Give Me The Night'(1980)으로 George Benson의 노래로 이 앨범의 프로듀서는 퀸시 존스입니다. 재즈 뮤지션이자 소울 가수인 조지 벤슨은 본래 기타 연주자로도 아주 유명했습니다. 연주곡을 발표하며 60, 70년대 대활약했던 조지벤슨은 디스코가 가미된 이 곡으로 보컬로서도 최고 인기를 끌게 됩니다. 퀸시 존스는 아시다시피 마이클 잭슨의 히트 앨범을 프로듀싱한 세계적인 거장입니다. 한국에서 글렌 메데이로스의 리메이크로 훨씬 잘 알려진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1984)도 원래는 조지 벤슨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원곡이랍니다. 재즈 기타리스트로서도 팝가수로서도 최고의 성공을 거둔 조지 벤슨은 여전히 자주 공연을 합니다. 5월 19일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에도 참가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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