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말풍선수다

me2DAY 에피소드 - 그래도 미투의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Shain 2007. 10. 21.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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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데이에 가입한 이유를 이실직고 해야겠다.
가입할 때 가입한다고 자랑했던 친구들에게 조차 정직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실은 난 특정 블로거에 대해 알고 싶어 가입했다(그전에는 미투데이에 대해 몰랐다).  미투데이 가입전부터 원래 알던 사람이 둘 있는데, 하나는 세이클럽에서 잠시 본 사람이고, 하나는 검색하다 만난 블로거이다. 나머지 블로거 중 겹치는 분이 더 있긴 하지만 그전에 알던 미투데이 친분이라고 할 수 없으니 제외.

문화계 쪽 종사자인 그 블로거가 미투데이를 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아이디나 다른 정보는 전혀 몰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가입하면 찾기가 쉽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리하게 초대까지 받아가며 가입 했다.
가입 후 찾아 보니, 그 사람은 이미 미투데이를 그만 둔 상태였다.
그렇게까지 많이 궁금하지는 않은 사람이었고 그랬지만.. 조금 아쉬웠다.
me2DAY 에피소드는 대화한 내용 중 그나마 '공개할만한' 내용들만 적은 거다.

6월 21일 - 미투데이를 만난 유저들이 처음 느끼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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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 문화를 알고 싶기도 했고 어쩐지 그게 더 편리한 방법으로 보여 '초대장' 줄 사람을 찾아 헤맸다.

마침내 다른 곳에서 자주 보던, '대마왕 아르'이라는 블로거를 찾아내 초대장을 받았다. '오픈 아이디'로 가입하라고 한다. 말로만 듣던 오픈 아이디를 드디어 시험해보는구나. 중얼중얼 하는 동안 가입 완료.

설레기도 했고, 부지런을 떨기도 했던 초반 기세와 달리, 찬바람이 불 것 같은 썰렁한 스테이지 때문에 온라인 생활 10년 만에 거의 처음으로 겁을 먹었다. 어딜 가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나? 내 친구는 어디서 만드는 거냐. 아무도 답글이나 관심도 없네? 같이 모여 대화하는 곳은 없니?
ㅠ.ㅠ... 환영은 당연히 없는 거니?

.. 춥다... 휘이이잉~
그리고 다른 분들의 예상대로 대마왕 아르님은 초대하고 아는 척 안해 줬다(아니 아예 못 알아보시더라). 지금은 아예 미투데이에 아르님 없다. (직계존속 아버님 좀 돌아오시죠? -.- 게임하고 있단 소문 다 들었어. )


친구 - 충분히 많지만 충분히 모자란 사이, 미투 친구끼리의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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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명의 친구들 - 확대됩니다.

친구라는 단어의 의미는 몹시 개인적이지만, 온라인 서비스가 활발해진 이후엔 '아무나'에게 친구라는 이름을 주는 것이 흔해졌다. 요즘은 각자 각자 마다 '다른' 친구의 의미 때문에 티격태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친구는 아주 개인적이고 친밀한, 소수의 인간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안면 튼 사이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냥 웹서비스에서 마음대로 그들을 '친구'라고 불러줄 뿐일지도 모른다.

어느 웹사이트에서 활동을 하든 간에 얼굴 내밀지 않고, 번개에 참가하지 않은 시간이 제법 됐다. 지역적 이유까지 보태어 그 '번개'란 것에 활발히 참가할 상황은 되지 않으니 내가 온라인 친구들과 친분을 유지할 방법은 자주 온라인 게시물을 작성하고 '댓글'을 달아주는 방법 말고는 없는 셈이다.

어쩌면 'me2DAY'의 친구들 관계를 유지하는데 느끼는 어려움은 이런 부분에서 기인하는 지도 모른다. 실제로 만나서 서로 나누는 말이 짧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아니라 '온라인' 만으로 서로를 이해시켜주고 설명해줘야하는 한계에 부딪힌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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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파이어 대화방에서 수다

정확하게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기 힘든 까닭으로 다툼이 잦아질 때도 있다. 온라인에서의 6개월은 실제로 만난 것 1년에 해당하는 교류를 가진다고들 하지만 얼굴 본 사이 보다 끊기도 쉬운 관계다. 

me2DAY의 친구들이 지금 93명이다.  어제 밤에 94명인 걸 확인했는데 또 한명이 탈퇴하신 모양이다. 예전에 숫자가 작을 때처럼 쉽게 파악이 안된다. 친구를 모두 기억하는 편인데도 이러하다.

친구들 전부의 글을 읽고 시간이 제법 걸리지만 일일이 답글을 달아보려 노력을 해도, 탈퇴 한번으로 이 모든 관계가 부서질 수 있는 것. 좁고 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만한 타격이 드물다. '온라인 족의 관계'는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실제로 만난 사이 만 못하다. 그렇다고 수천 수만의 유저가 모두 번개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같은 의미로 실제로 얼굴 보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서 조금 무례한 것과 온라인에서만 만나는 사람끼리 무례한 것도 무게가 다르다. 그래서 조금은 더 어려운, 깍듯한 관계를 추구한다는 걸 알아야한다.


우리 아들, 딸들은 어디로 - 직계존속은 미투에 적응하지 못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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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의 자녀는 3천명이 넘나봐

새벽반에서 농담처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직계존속이 살아남을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은 'chuck/미친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척' 에 직계존속이 많다는 건, 그만큼 혈혈단신으로 가입한 사람도 많단 뜻일텐데. 직계존속으로 초대한 친구와 혈혈단신으로 가입한 사람 중 누가 더 생존 확률이 높을까?

비율이 안 맞겠지만(보통 십여명 대 몇천명 대 비율을 비교하니까 비교 대상이 되기는 어려울 거다) 대충 같은 인원으로 따져봤을 땐 혈혈단신으로 가입한 쪽이 생존확률이 높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도움말'이라도 혼자 찾아 알아서 살아나가는 타입이 서비스를 오래 이용한단 이야기다. 추천받아 들어온 직계존속들은 자신의 친구에게 기대는 심리 탓인지 자발성이 결여된 탓인지 알아서 살아남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건 어느 커뮤니티나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편이다. 유저의 기대감과도 관련 있다. 친구가 하는 모습을 볼 때는 멋져 보이고, 친구도 잘 도와줄 것 같다가 실제 해보니 기대 만큼 충족이 안되는 경우 서비스 이용에 소홀해진다.

대화하며 물어보니 아들딸들이 살아남는 비율이 상당히 낮다고들 하는데 직계존속이 전멸한 유저도 제법 많았고 한, 두 명 정도 건진 사람들도 많았다. 초대한 숫자가 많을 수록 '아들 딸의 실종률'은 높아지는 거다.
기존 미투인이 친구 신청을 부지런히 해주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기존이용자도 '시선이 집중되는 친구'가 따로 있게 마련이다.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직접 초대한 사람의 책임이라 전담하기도 힘든 부분 아닐까 한다. 결론은 '알아서 살아나갈 수 있도록' 가입 이후, 혼자 알아서 뭔가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할 것 같다. 이거 보는 아들, 딸 좀 돌아오지? -.-a  또는 아들이나 딸이 되시려거든 http://me2day.net/shain/come_on/baby

새벽반엔 야식맨도 있고 몰팅하는 사람도 있다 - 주말엔 쉬어요

초반에 대화방이 생겼을 땐 자주 가지 않았다. 다른 인터넷 대화방은 자주 이용했지만 그렇게 단순한 구조와 기능의 대화방은 좀 불편했다. 부하가 적은 편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시각적으로 눈이 아프기도 했고, 대화명 바꾸기나 인원, 방제 설정도 힘들었다. 나중에 적겠지만 IE에서 완벽하게 구동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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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서야 거의 매일 들리는 셈이지만 항상 방문하거나 모이는 시간은 한밤중이다. 그래서 모이는 이들이 스스로를 '새벽반'이라고 부른다. 국외에 계신 분들도 많다.
미투데이의 발전에 관한 고민도 하고, 진지한 토론도 하고, 번개하는 사람들 부러워도 해보고, 번개하고 오신 분들이 경험 이야기도 듣고, 음악방송하시는 분도 있고, 누가 깡패같다고 징징거리기도 하고, 특이한 매너를 가진 사람도 있고, 조금 좋지 않은 그렇지만 마음 아픈 소문도 듣고, 학교에서 접속하는 모습도 보고, 술을 먹거나 식사를 하는 각자의 생활 풍경을 볼 기회도 갖는다.

고정된 멤버가 있다고 하기는 힘들겠고, 꽤 여러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대화방이다. 그래서 미투 친구 소개라 하긴 뭐하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두 사람을 적자면 '야식맨 몽거님'과 '눈팅 근무하시는 쿨짹님' 이시다.
몽거님은 야식맨이라는 별명에 가끔 OTL을 하시지만, 대화하다 말다 사라지셔서 한밤에 뭔가를 드셨노라라는 말씀을 빠뜨리신 적이 없고(미투에도 자주 적으신다), 레시피로 가끔 한밤에 배고픈 사람들을 약올리신다. 쿨짹님은 근무 중에 대화방을 켜두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두 분의 공통점은 주말에 뵙기 힘들다는 것!  두 분이 궁금하거든 가끔 들러보라.

우리는 한국의 IT Crowd - 아무것도 모르는 포털 유저 길들이기

네이버, 엠파스, 다음, 티스토리, 네이트, 야후, 이글루스까지. 거의 모든 사이트를 IE로 이용하는 인터넷 유저가 아직은 대다수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개발에 관계하던 시절에도 대개의 사이트가 IE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기타 브라우저를 고민할 필요가 별반 없었다. 웹표준이라는 말이 일반화되고 난 이후론 FIrefox와 Safari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IE 유저가 절대 다수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미투데이에 접속하고 나서 제법 '놀라운(이라고 쓰고 낯설은 이라고 읽는다)' 반응을 볼 수 있었다. IE에서 접속한 까닭으로 좀 반응이 느리기에 버그 아닌가 했더니 파이어폭스를 쓰세요라는 대답이 너무 당연하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IE가 웬만한 웹브라우저의 표준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신선한 반응. 물론 MS 제품의 비합리성도 알고, 무거운 프로그램들의 단점도 알고, 다른 브라우저나 웹표준이 얼마나 실용적인 지도 알지만, '대중성'과 '접근성'이라는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것일까? 조금 궁금한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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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화방과는 다르게 몹시 썰렁한 모닥불 대화방 - 실외에서 대충 자리 깔고 하는 야외 캠프 기분이 연상되는 걸까? 간단한 구조이지만 대화할 건 다 하는 공간.


개발하는 팀의 일원으로 일하다 보면, 속칭 IT맨들의 상식과 일반인의 상식이 다르다는 걸 가끔 느낀다. 네이트온이나 MSN 또는 버디버디가 아무리 무거운 메신저라도 사용하고 적응하는 일반인의 마인드를 개발자가 모르는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단 뜻이다. 이미 쓰고 있던 것, 친구들이 사용하는 것을 버릴 수 없는 게 사람이다.
익숙해지면 다행이지만 따라오지 않는다고 유저를 비난할 수는 없단 이야기. 그것도 아니면 파이어폭스, 오픈아이디 그 두가지를 거치고서도 쓰고 싶을 만큼 몹시 매력적인 서비스가 되는 수 밖에.

'옳은 것은 안다 하지만 다 따라오라고 할 수는 없다' 그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개발팀을 보고 싶다. 인간에게는 자신의 취향을 존중받고 싶은 습성이 있다. 이게 좋고, 합리적이니 따라오세요가 모두 통하지 않는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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