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말풍선수다

찾는 사람없는 티스토리를 방문하다 - 블로그 풍경 속에 담긴 꿈

Shain 2007. 9. 29.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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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블로그' 기능을 N모 사이트의 기능과 비슷한 것 쯤으로 여겼었다. 랜덤을 누르면 순간순간 여러 주제의 다양한 블로그들을 방문할 수 있었고, 쉽게 다른 블로그의 디자인이나 주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지 또 어떤 내용을 올리는 지 몹시 궁금하던 시절에 남들의 블로그를 그렇게 눌러보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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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주제의 블로거를 찾으면 이웃신청을 하는 용도로 이용하기도 했다(정치적인 것도 많았지만, 레시피나 소품만들기도 좋아했던 거 같다). 얼굴도 모르는 신인 만화가들이나 예술가, 이야기꾼들과 이웃이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지도 보지도 못한 엉뚱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도 있었고. 사회적인 주제의 포스팅을 하다가 안티 빨갱이나 안티 페미니스트들의 기분 나쁜 글들도 본 적이 있다. 욕 한마디 안하고도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건 확실히 알겠더라. 그들도 분명 랜덤 타고 왔겠지.

나중에 보니 이 "랜덤 타고  찾아왔습니다"가 또 다른 용도로 이용되고 있더라. 스패머들이나 방문객을 늘리고 싶어하는 유저들이 랜덤봇으로 댓글이나 방명록에 광고를 작성하는 용도로. 똑같은 글이 꽤 많은 블로그에 달려 있는 진풍경을 구경하기도 했다(그런 이유로 랜덤 누르기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하던데 정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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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블로그로 찾은 빈 블로그

슷한 상상을 하고 눌러본 티스토리의 랜덤블로그는 이웃을 만들기 위한 도구같은 건 아니었다. '링크' 기능으로 자주 가는 블로그를 엮어 연결할 수 있었지만 자동으로 RSS 피더에 등록할 수는 있을 지언정 '랜덤 블로그' 버튼 자체에 이웃을 만들 기능같은 건 없었다.

그러니까 같은 티스토리 유저라고 해서 동질감 같은 걸 느낄 여지는 별로 없었단 말이다(동질감 자체가 촌스러운 발상이라고 여기진 말아줘).

오히려 각자의 계정과 독립 도메인을 가진 태터툴즈 유저나 텍스트큐브 유저 역시 이 랜덤에 엮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땐 놀랍기까지 했다. 오.. 이용하는 계정이 달라도 섞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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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블로그 속의 빈 블로그

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결론은 티스토리의 랜덤블로그 버튼을 눌러 발견한 모습은 .... '폐허'에 가깝게 느껴진 경우가 더 많다고 할 밖에. 블로그 관리가 전무한 곳도 의외로 많았다.

이올린, 올블로그, 블로그 코리아, 그리고 티스토리의 메인들이 집중 조명하고 있는, 인기 블로거, 인기 댓글, 파워 블로그 그들의 모습은 활발해보였지만, 제법 많은 수의 랜덤 블로그들은 빈집이었고 관리하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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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글 하나가 전부인 블로그

법 많은 수의 포스트 제목이 '테스트' 내지는 '첫' 이다.

가끔은 온통 외국어로 씌여 있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블로그도 있었다. 중국어 또는 일본어 블로그가 많다는 것도 재미있는 풍경.

물론, 매우 아름답고 개인적인 그들의 일상을 차근차근, 일기쓰듯 채운 블로거도 있었고, 자신의 생각을 누가 읽든 말든 차분히 정리한 블로거도 있었다. 사진, 음악, 야구, 반려동물, 종교, 육아일기 등의 주제 블로그들. 좋은 블로그는 찾지 못해서 눈에 띄지 않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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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로 보호된 블로그.

시 그 블로그들은 '숨어있기 좋은 방'같은 거였을까..

흔적이 없는 조용한 블로그들은 나의 랜덤 블로그 방문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킨 하나로 달랑 뒤덮힌 블로그를 처음 만들 때 어떤 꿈을 꿨을까? 그것이 궁금하지만 우연하고 무례한 방문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을 지 모른다.

짧은 댓글 한줄을 달아주기도 민망한, 오픈되지 않은 블로그 속에서 그 블로거가 잠시 꾸었을 상상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알 길이 없는. 어쩌면 쓸데없는 상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비밀글이나 비밀번호로 운영되는 블로그도 가끔 있는데 사적으로 아는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정보롤 주고 받고 있다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이기도 했다. 대체 어떤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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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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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데이에서 만난 블로거


스토리는 초대장으로 운영되는 블로그이다.
다른 사이트의 블로그처럼 계정을 만들면 저절로 얻어지는 공간이 아니라 스팸블로거들이 아닌 이상은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얻는 블로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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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됐던 사이트 중 하나

스팸블로거들은 정말 활약하는 형태가 다양하다. 랜덤에서도 가끔 걸리지만 신고하기 까다로운 경우도 많다.

이 랜덤 블로그 기능이 위험한 이유 중 하나는 가끔은 쥐도 새도 모르게 엉뚱한 링크로 나를 끌고가기도 한다는 점인데 그 스크립트가 교묘해서 원래의 티스토리 계정을 알기 힘들 때도 있다.

물론 끌고 가서 억지로 나에게 보여주는 새로운 사이트는 광고 사이트이다. 보험이나 그딴 걸 광고하는 경우도 많더라. 아마도.. 이 사람은 판매 대박을 꿈꾸며 초대장을 얻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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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민감한 주제의 블로그

블로그, 이올린, 블로그 코리아, 블로거뉴스에 올라오는 글들은 아무리 다양한 주제의 글이라도 해도 논란의 중심에 들어가면 엉뚱한 성격의 글로 변질되기 일수이다.

또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저가 적은 이올린이나 올블로그 쪽은 특정 주제에 유저가 몰린 현상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IT 분야나 정치 분야의 글을 올리면 읽는 사람이 많은 반면 애니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블로그 영역은 개발자 중심의 사회라는 선입견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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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다운로드사이트 광고 블로그

람들은 인기있는 블로그 또는 안면이 넓은 블로거의 글은 추천하지 않아도 읽어준다.

그러나 랜덤 기능을 통해 찾아낸 많은 블로그들은 알찬 블로깅을 하고 있음에도 그 관심 영역 밖에 있고, 블로그를 만들 때 꾸었던, 갖가지 작은 꿈을 멈춘 채 시간이 가지 않고 있다.

아직 티스토리는 다양한 주제의 이웃들이 더 많이 필요한 상태인데 너무 많은 블로거의 꿈들이 잠자고 있다. 블로그 도시의 폐허라고 부르기엔, 약간의 과장이 섞인 느낌이지만.. 지나치게 조용한 느낌에 블로거들을 훔쳐보는 재미가...반감하고 있다고 할까.

가끔 랜덤 블로그를 눌러보자.
어떤 블로거가 어떤 블로깅을 하려다 멈추었는지 구경도 하고 혹시 아무도 댓글을 달아주지 않았거든 한마디쯤 말을 건내보면 어떨까. 나는 오늘이라도 같은 주제에 관심이 많은 이웃을 하나쯤 더 늘였으면 좋겠다. 꼭 이웃이 아니라도 링크를 걸고 싶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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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목적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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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만 남은 블로그


TIP. 랜덤 블로그 기능은 방문한 사이트가 독립 도메인을 사용할 경우 쓸 수 없다. 'Back' 기능으로 앞의 사이트로 돌아가서 다시 눌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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