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말풍선수다

앞으로의 정치, 블로그 그리고.. 버려야 할 것들.

Shain 2007. 12. 2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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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는 일기답게, 길고 긴 생각을 적어나가는 것 -


첫번째

최근 몇년간 개인적으로 피로하고 지칠 일이 많아서, 정치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적을 일이 없었다. 투표같은 것도 없었지만 포스트 하나 쓸 일이 없더라 이 말이다. 이 블로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와 애니 이야기를 보면 알겠지만 되도록 스트레스 받을 일 없는 주제의 포스팅이 더 많다. 누구나 동의하듯 정치계가 그렇게 신경써서 행복해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지쳤던 결과인지 아니면 오래 동안 삐걱거린 역사의 바퀴 탓인지 가장 우려하던 결과가 나타나고 말았다. 똑바로 서있던 기둥을 부러뜨려 새로운 기둥을 세우고 그 기둥은 거기에 있어야 정상이니 이건 나의 업적이라 우길, 그런 인물이 당선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조금 장황한 비유지만 '의료보험제도' 수정 문제라던지 '국가보안법'에 대한 인식이 그정도라는 것은 확실히 기가 막힌 가치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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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국가의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하고 싶어할까? 왜 촛불을 들까?


원래 휴일을 그리 즐기지 않지만 이번에 유난스레 스킨까지 바꾸며 크리스마스에 사람을 불러모은 건 이번 대선이라는 악몽을 피하고 싶었던 이유도 조금 차지하고 있다. 개인주의, 이젠 다국적 시대이고 국가가 나에게 이익을 주는 곳이라면 어느 국가든 이주할 수 있고 태어난 국가에 더이상 얽매일 필요가 없는 시대이다.

내가 이렇게 이 나라의 정치를 걱정할 이유의 '당위성'이 떨어지는 시대가 곧 올지도 모르겠다. 국제 결혼도 활발한 이 시대에 내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국가 따위에 대해서 진지하게 걱정할 까닭도 없고, 위정자들 역시 그걸 바라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최대한 '내가 태어난 국가' 내지는 '내 민족이 살고 있는 나라'라는 개념은 멀리하고 난 다음에 이야기를 써나가고 싶다. 그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내 민족이 살기 때문이란 정서적인 이유 말고, 왜 작금의 상황을 염려해야 하는지 합리적인 대답이 나오겠지.


두번째,
무정부주의자라 할 지라도 거의 반강제적으로 국적은 가지기 마련이다. 국적은 본인이 원하면 바꿀 수도 있지만, 특정 국가와 계약을 맺었음이 증명되지 않으면 세계 여행이든 이주든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신분이 불확실한 사람의 출입을 마음대로 허가하는 국가는 드물다.

알게 모르게 국가에 속한 우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한 나라의 국민이고 그 국가의 사람이란 이유로 세금을 내거나 근로에 종사하여 국가 이익에 보탬이 된다. 굳이 따져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한 국가의 구성원과 단순히 가족을 이루어 사는 것만으로도 그 국가의 발전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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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주는 혜택은 거저 주어지는 은혜같은 게 아니다.


딱히 세금 이외에는 그렇게 '뭔가 달라고 하는 것'은 없을 지 모르지만 '국민'이 없는 국가란 쓸모가 없다. 캠페인을 통해 출산율이 낮아서 장래에 아이가 부족하다고 겁을 주곤 하지만 엄밀히 그게 개인의 이익을 위한 캠페인인지 장래의 '국가'라는 단체의 이익을 위한 행동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발전'하고 영위되지 않으면 더이상 국가가 아닌 까닭에 기본적으로 계약을 맺은 국민에게 국가는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생길 것이다.

인간의 관계는 유기체와 같아서 편리한 쪽으로 가족의 형태나 구조 또는 구성을 바꾼다고 할 지라도 불필요한 '인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 자체의 존엄성 때문 만이 아니라 얄팍하게 사회의 어떤 구성원은 보다 경제적으로 국가에 유리한 인물이고 누군가는 꼭 필요하다던지 하는 식으로 구분하는 건 마치 동식물은 사라지고 '인간 만으로 가득 채워진 지구'를 보는 것처럼 끔찍한 일이다.

자유주의 논리 만으로 국가를 완전히 채우고 싶어도 채울 수 없는 까닭은 사실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본다. 약자가 없이는 강자도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함께 살기로 한 이상 돕고 도움을 받는 관계로 있는 것이 낫다.  모든 국민을 위한 사회 기본 안전망이 최소한 갖춰져 있어야 하는 까닭을 모른다면 국가의 존재도 의미 없단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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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특정 나라의 상황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세번째
국가의 운영에 있어서 경제논리를 들이대지 말아야할 부분이라고 믿는 영역이 있다. 위의 두번째에서 밝힌 인간사회의 구성을 깨트리는 부분도 그렇지만, 국가가 국민에게 꼭 해줘야할 사회간접 자본의 영역도 그러하다.

국내 어디에 살든 교통이나 교육, 언론, 우편, 통신 등의 혜택에서 소외되어서는 안된다. 문화적인 부분까지는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나라 안에 산다면 의사소통이나 이동을 위한 기본적인 망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독도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그곳에도 어떤 방법으로든 우편물이 도착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통의 문제는 사회의 전반적인 다른 문제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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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특정 나라의 상황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네번째
인간과 인간 사이엔 항상 다툼이 있다. 집단과 집단 사이엔 항상 이익이 충돌한다. 가치관과 의견이 충돌하고 이익이 충돌하는 자체는 사실 별개 아니다. 문제는 개인들 사이에서도 다툼이 있을 때 지켜져야 할 원칙이 지켜지지 않듯, 정치권에서 의견이 충돌될 경우 의사소통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력이란 우스운 것이라서 정치권에서 집단적으로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이거나 날치기를 해서 법안을 통과시킨 일은 20년도 지나지 않은 가까운 과거의 일이다. 농성과 반대 의견은 그냥 소리없는 아우성 정도로 처리된다.

물론, 원래 인간이란 자신의 이익과 승리를 위해서라면 비겁하게 뭉쳐서 다툴 수 있는 종족인 까닭인지 다투는 두 사람이 있으면 각자 자기 편을 챙기게 마련이고 미처 자기편을 챙기지 못한 사람은 그 권력의 시장에서 외톨이가 되버리는 권력의 속성을 보여준다. 이건 아주 작은 집단에서도 몹시 유용한 상황이라 권력자, 추종자, 추종자의 권력을 따르는 자, 그 아래의 다른 사람이라는 구도를 어김없이 따르게 되어 있다. 그 권력자가 어떤 나쁜짓을 했건 나쁜 말을 했던 그 부분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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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쨰
개인들 정치 의견이 이제는 전해질 곳이 없으리란 예감이 확실히 슬프다. 다수의 의견이나 다수의 생각이 다르다고 한들 자신의 가치관을 실천하기에는 충분히 과감한 인간들이 모였으니 문제없이 기존의 제도를 부수어 놓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점점 더 일개 개인이 국가의 방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따위는 없어질 것이다.

잃어버린 10년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영원히 잃어버린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벌써부터 의혹과 특검법을 없던 일로 하자고 할 정도면 공포스러운 선전포고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각오하란 뜻이라고나 할까.

오늘 적은 건은 근심섞인 일기에 불과하다. 국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져야하는 건지 한번쯤 떠올랐던 이유는 물론 비겁한 사람들을 자주 보는 까닭이다. 어디서부터 뿌리가 어긋난 것일까? 왜 우리들은 명백한 잘못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그냥 참는 쪽에 속해야 하나 아니면 새기고 새기 듯 적어나가는 쪽에 속해야 하나.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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