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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나와라 뚝딱, 날이 갈수록 밉상이 되어가는 엄마 윤심덕

Shain 2013. 7. 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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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서 방송중인 '결혼의 여신'에는 재벌집안 남자 친구에게 프로포즈받고 우울해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괜찮은 남자인줄은 알았는데 혼수로 10억씩이나 필요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남자인줄 몰랐던 여주인공은 예비 시댁을 방문했다가 갑갑해 합니다. 결혼하기도 전에 그렇게 깐깐하고 사람 피말리는 곳인 줄 생각도 못했던 겁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남은 인생을 그렇게 숨막히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금나와라 뚝딱'의 정몽현(백진희)은 박현태(박서준)에게 미나(한보름)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답답한 집안으로 시집갑니다.


엄마 윤심덕(최명길)이 얼마나 고생해서 자신을 음대에 보냈고 음대에서 부자집 친구들이 어떻게 돈을 쓰는지 보았던 몽현은 대학을 그만두고 노점상을 하는 언니 몽희(한지혜)를 때문에라도 돈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있었습니다. 몽현은 현태네가 콩가루집안임을 이미 알고 있었고 장덕희(이혜숙)과 민영애(금보라)라는 엄청난 두 시어머니를 보면서도 생각 보다 쉽게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결혼이란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지만 가족들의 형편이 더욱 중요했던 것입니다.

몽희 앞에서 내 아들 '그런 여자애'랑 온종일 붙어서 장사하는 꼴 못본다는 윤심덕.


그렇게 결혼한 몽현은 결국 쫓겨날 위기에 처합니다. 현태가 사귀던 미나는 엄청난 재벌의 혼외자였습니다. 미나의 어머니는 빅토리아 호텔 회장이었고 장덕희는 현태가 미나와 결혼하면 눈엣가시같던 몽현과 민영애를 동시에 몰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사천리로 미나와 현태의 결혼을 추진합니다. 현태가 미나와 결혼하면 자신의 아들인 현준(이태성)의 지위도 안정적이 되고 장덕희도 남편 박순상(한진희)과 혼인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장덕희가 신경쓸 것은 장남 박현수(연정훈)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몽현에게 20억을 건내주며 현태와 이혼하라는 장덕희. 가족들에게 떠밀려 험난한 결혼을 선택한 순간 몽현이 이런 일을 당할 것은 예정되어 있던 것입니다. 속물스런 두 시어머니와 우유부단해서 옛날 여자를 떼어내지 못하는 남편 현태와 회사 밖에 모르는 시아버지가 이럴 때 힘이 되어줄 리가 없습니다. 친정을 찾아온 몽현은 20억 받고 이혼해도 되냐는 말로 윤심덕과 정병후(길용우)의 속을 뒤집어놓고 두 할머니 김필녀(반효정)와 최광순(김지영)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윤심덕은 돈많은 집에 시집가라며 몽현에게 명품옷을 사주고 선을 보게 했으면서도 이런 꼴 당하는 딸때문에 속이 터질 거 같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런 여자애'란 딸 몽희처럼 대학은 안나왔지만 생활력강하고 싹싹하고 성실한 여자애.


윤심덕의 행동 하나하나는 일일이 따져보면 흔히 주변에서 많이 보던 모습입니다. 자식의 재능을 살린다면서 음대, 미대에 보내 뒷바라지하고 백수 아들이 기죽을까봐 대학원에 진학시키고 이왕이면 돈있는집이 돈없는 집 보다 낫지 않겠냐며 골라골라 선을 보게 하고 한국대까지 나온 아들이 노점상하는 꼴을 못본다면서 노점을 반대하는 행동 말입니다. 부자집에 시집가는 딸 기죽는 꼴은 못본다고 빚내서 혼수해주는 모습도 어디선가 한번쯤 본 풍경이죠. 덕분에 부부가 같이 돈을 벌다 못해 딸까지 노점을 하는데도 경제적 형편은 말이 아닙니다.

윤심덕 가족의 경제적 형편은 노점상하는 정몽희인데 그들이 바라는 삶의 기준은 청담동이라 오죽하면 빚을 감당하지 못해 시어머니 김필녀에게 얹혀살려면 돈내놓으라고 강요했고 정병후는 한푼 더 벌겠다며 대리운전을 하다 다쳤습니다. 친정어머니랑 사느냐고 시어머니를 모시지 못했는데 이제는 돈까지 받았으니 시어머니를 나가라고 재촉할 수도 없습니다. 비싼 보석을 파는 매장에서 삼십년 넘게 일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다이아 반지 하나 없는 형편이란 사실이 윤심덕을 현실과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는 바보로 만들었습니다.

20억 줄테니 이혼하라는 몽현의 시댁. 이런 꼴을 보자고 부자 사돈을 선택했을까.


자신은 가난하게 고생해도 자식은 잘해주고 싶은 그 심정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젊은 세대의 부모님들은 모두 자식을 잘 살게 하겠다는 신념으로 희생했고 덕분에 한국의 대학진학율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입니다. 문제는 현실과 꿈이 맞지 않아 돈을 충분히 벌고 있음에도 늘 경제적으로 쪼들려야하며 아등바등 돈버느냐 희생하는 또다른 가족이 있다는 점입니다. 윤심덕은 몽현에게는 돈걱정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몽희에게는 자연스럽게 일억을 어디서 빌리느냐며 돈타령을 합니다. 대학 졸업도 못하고 노점상하는 딸에게 어디서 돈을 마련해오라는건지 얄밉기만 하죠.

아무리 유나(한지혜)와 몽희가 입양된 쌍둥이 자매라도 몽현에게 폐가 된다며 보석디자이너로 일하지 말라는 윤심덕의 행동은 특히 밉상이었죠. 먼지가 폴폴 날리는 길에서 퉁퉁 불어터진 라면을 먹는 몽희를 봤으면서도 보석디자이너가 되지 말라는 윤심덕은 아들에게는 노점상 못시킨다며 화를 냅니다. 그리고 몽희가 듣는 앞에서 아들 몽규(김형준)와 함께 장사하는 민정(김예원)을 얕잡아 봅니다. 대학도 못나오고 노점상을 한다 이거죠. 생활력 강하고 활달한 민정이 바로 눈앞에서 자기 말을 듣고 있는 딸이고 과거 보석상에서 고생하던 자기 모습인데 윤심덕은 대놓고 싫다고 합니다.

몽희의 보석디자이너 일을 만류하는 윤심덕. 이미 설득력을 잃은 그녀의 행동은 밉상이다.


노점상하는 민정을 비하하는 윤심덕은 입양한 딸 몽희에게 큰소리칠 자격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똑같이 키웠다고 하면서도 둘째딸과 아들을 위해 몽희를 희생시켰고 몽희가 자신을 위한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반대했습니다. 이제 와서는 박현수와 얽히지 말라 유나의 대역을 하지 말라는 말 조차 궁색한 변명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아들은 노점상을 죽어도 못시킨다며 몽희와 대립한 어제 장면으로 윤심덕의 이중적인 욕심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착하고 순종적인 딸이라도 눈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함부로 말하는 엄마에겐 섭섭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는 사람 중에 윤심덕과 비슷한 선택을 한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그 세대의 중산층들이 왜 이런 무리한 선택을 했고 경제적으로 붕괴되어갔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결과만 두고 보자면 씁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실하게 직장다니는 타인을 '공돌이'라 낮춰 부르던 그 '아는 사람'의 자녀는 S대를 위해 대학을 세번 다시 갔습니다. 극중 몽규처럼 한동안 주눅들어 지내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이런 허세가 똑같은 처지의 성실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의욕을 꺾게 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가 싫죠. 현실적이라서 더욱 윤심덕의 캐릭터가 밉게 보이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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