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불가살, 가혹한 활의 운명 결국 모든 일은 되돌아온다

Shain 2022. 2. 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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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요) 그동안 운명적으로 핏줄을 만나고 운명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 표현 자체가 참 가혹한 이야기였네요. 모두가 가족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그리 애썼던 것이고 단활(이진욱)은 자신을 묶었던 그 관계의 '속성'을 죽을 때가 돼서야 알아보네요. 그동안 궁금해했던 우리가 왜 서로 죽여야 하는가 혹은 왜 서로를 살려야 하는가에 대한 주제는 어느 장면에서도 끼어들 틈이 없는 서사였습니다. 옥을태(이준)는 그 관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을 못 해준 것이군요. 처음에는 옥을태가 모든 악의 근원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말을 못 해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명적으로 만나서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을 많이들 쓰는데 그들의 운명은 가까운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그런 가혹함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불가에서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고 하는지 알겠어요.

 

모든 일은 업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가족처럼 만나서 가족같이 이어졌지만 불가살의 마을에서 태어난 모두는 처음부터 하나의 업이었습니다. 그 인연을 이어서 모두 가족처럼 살았고 운명에 순응하고 살았지만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그들의 소망은 맺어질 수가 없는 것인가 봅니다. 모든 업보의 시작은 단활의 가족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단활을 죽인다고 생각했지만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을 본 권호열(정진영)은 단활을 자신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가족을 죽인 원수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불가살은 죽어야 한다며 단호하게 말한 것이죠. 그렇게 그들은 전생을 반복하며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모든 가족이 죽는 것을 본 민시호(공승연), 남도윤(김우석), 권호열 모두가 그들의 가족이었습니다.

 

나머지 가족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단활은 다친 눈을 살펴봅니다. 그냥 두고 갈 수 없어서 함께 있기로 했다는 민상운(권나라)의 말처럼 그들은 운명처럼 또 같이 살게 됩니다. 왜 민상운은 같이 살겠다고 결정했던 것일까요. 옥을태와 같이 죽겠다는 단활의 소원은 그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일까요. 말리는 민상운 때문에 그의 뜻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더 두고 보기로 한 것이죠. 무엇보다 시호와 도윤을 보면서 가족이라 불렀던 활의 본심이 무엇이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가족 때문에 죽고 싶다는 단활의 말은 이해가 가면서도 왜 말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면도 있죠. 그 후 다시 마을로 간 활은 시장을 가며 사진을 뽑겠다고 합니다. 함께 행복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였죠.

 

그들은 모두 가족으로 단단히 묶인 관계였다.

 

우연히 만난 마을 사람에게 단활은 여기서 얼마나 살았냐는 질문을 합니다. 그 사람이 600년 전 어린 시절 알고 지낸 예전 사람과 똑같았기 때문이죠. 그들끼리는 그 마을 사람을 마치 오늘 본 사람처럼 반가워합니다. 600년 전 활은 그들이 활을 원망하고 원수처럼 대하던 그 시절을 떠올리죠. 아부지 죽은 건 너 때문이라며 울부짖던 그 아이 불가살을 불러들인 건 그 아이라며 원망하던 그 사람들이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줄은 몰랐으니까요. 한번 인연으로 얽힌 사람들은 계속 이어진다는 그의 말이 마치 예언처럼 생각납니다. 맞습니다. 그들의 인연이 이렇게 지독할 줄은 몰랐어요.

 

애초에 그들 운명에서 함께 행복했다는 말은 적절치 않은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운명은 다시 한번 얽히게 되고 이번에는 그 원인이 양세출(최재웅)에게 총을 준 권호열이었습니다. 양세출은 술 한잔을 마시며 어렵게 대답을 합니다. 그는 어떻게 총을 얻었냐고 질문하는 양세출은 시장이 며칠째 실종 상태라며 권호열에게 총을 건네줍니다. 자신은 같이 못 가니까 총이라도 들고 왔다는 양세출 - 물론 그 말은 활을 끌어내기 위한 옥을태의 미끼였습니다. 그 사이 민상운은 원래 죽어야 하는 것은 자신이었다며 원래대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죠. 그리고 단검을 꺼내 자신의 목에 갖다 댑니다. 그들이 이렇게 죽음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사이 활이 결론을 내리죠.

 

함께 살아남겠다고 결심한 순간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서로 죽겠다고 난리 치는 가운데 활의 진심은 사실 다시 살고 싶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이 같이 살고 싶었던 그 진심을 몰라주고 자신과 인연이 얽힌 다른 사람들이 죽어버렸으니까요.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그 사이 다른 사람들이 죽어버려서 그 때문에 다시 살고 싶어 한 게 아닐까요. '평생을 너만 생각했다'는 그 말은 활의 진심이었을 것입니다.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말을 믿었는데 다시 함께 살고 싶어서 그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고 방황한 것일 거예요. 같이 살고 싶었던 혜석을 제외한 모두가 죽어버려서 그 업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돌아왔을 것입니다. '죽어야 할 이유도 없게 되었다'는 그 말이 그동안 활의 진심이었던 것이죠.

 

다음 환생이 있기 전까진 그들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지 못합니다. 모두가 무사히 살아남아야 업을 완수할 수 있을 텐데 예전처럼 다정한 가족처럼 지내자는 소원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을까요. 극 중에서 구해주지 않은 활에게 원망을 품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동생과 인연이 있는 활과 떨어져 살고 싶었을 뿐이지만 그는 어린 권호열은 그 문제를 원망합니다. 동생을 구해주지 않은 걸 안 이상 그냥 둘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관계에서 업을 쌓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는 그냥 어린 동생일 뿐이었고 활이 어린애라서 살려준 것뿐인데 그 과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아비의 피를 먹고 자란 악귀가 검은 구멍에서 솟아오른다

 

자신은 호열은 죽일 수도 살일 수도 없다며 사람 피를 먹게 합니다. 불가살이 진정 눈을 뜨는 순간이죠. 활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옥을태와 인연이 있었고 전생에 그 인연을 알고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원래부터 그들은 모두 아는 사이였던 거예요. 그 복잡한 인연이 어떻게 풀리든 그들의 업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인연이 어떻게 엮이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기 때문에 예전의 단솔이 과거의 단극과 어떤 인연이었는지가 제일 궁금했습니다. 이대로라면 두 사람이 업을 풀 가망이 없거든요. 어떻게든 단활과 같이 살고 싶었다는 민상운의 소원이 잘 해결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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